[트럼프시대 격변의 산업]SK그룹, E&P본사 휴스턴 이전..세아제강, 현지 진출 원가경쟁력↑

성문재 입력 2017. 1. 20. 0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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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후장대 산업 '위기 아닌 기회'
GS칼텍스는 美쉐브론 자회사
자국우선주의 긍정적 작용할듯
철강 '빅3' 통상정책 예의주시
美인프라 확충 수요회복 기대
초대형 유조선 이즈키호가 지난해 11월 20일 GS칼텍스 여수 제2원유부두에서 미국산 원유를 하역하고 있다. GS칼텍스 제공.
[이데일리 성문재 기자] SK이노베이션(096770)이 서울 서린동 사옥에 있던 E&P(석유개발)사업 본사를 이달 미국 휴스턴으로 이전했다. 미국 현지 자원개발 사업을 보다 강화하면서 글로벌 성장을 가속화한다는 차원이다. 김준 SK이노베이션 총괄사장은 올해 석유개발을 포함해 화학과 배터리 사업 분야 등에 최대 3조원의 투자계획을 밝혔다.

에너지 산업을 적극 지원하겠다고 약속한 도널드 트럼프의 미국 대통령 취임을 앞두고 국내 중후장대 산업계가 발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기회와 우려가 상존하고 있는 가운데 적지 않은 변화가 예상된다.

SK그룹은 트럼프의 대선 공약인 전통에너지 산업 활성화와 가스 공급 확대 및 수출정책 등에 적극 호응해 발을 맞출 것으로 보인다.

지난달 승진한 최동수 SK이노베이션 E&P사업 대표를 비롯한 전략기획 담당 핵심 인력들은 미국 본사에서 현지 광구 투자 기회를 모색한다. SK E&S는 이달초 미국산 셰일가스 6만6000t을 들여왔다. 천연가스의 도입처 다변화로 국가 에너지안보에도 긍정적인 효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GS칼텍스는 미국 본토에서 채굴된 원유를 지난해 11월과 12월 각각 100만배럴씩 국내에 들여오면서 미국산 원유 활용 가능성을 확인했다. GS칼텍스는 미국 쉐브론 자회사인 칼텍스(CALTEX)와 GS에너지의 합작사인 만큼 트럼프 대통령의 자국 우선주의 기조가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정유업계는 트럼프가 에탄올 의무사용 규제를 폐지하고 자동차 연비 규제를 완화하면 미국의 휘발유 수요가 하루 100만배럴 이상 늘어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석유화학 업계는 미국이 전통 에너지 산업의 여러 규제를 풀고 화석연료 생산을 늘리면 원가 부담이 줄고 사업을 확대할 수 있는 기회가 많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롯데케미칼(011170)은 미국 액시올과 함께 작년 6월 미국 루이지애나주 레이크찰스에서 에틸렌 생산공장 건설의 첫삽을 떴다. 내년말 준공 이후 정상가동에 들어가면 연간 생산량 100만t 중 절반을 롯데케미칼이 안정적으로 확보할 수 있다. 롯데케미칼은 이 에틸렌을 EG(에틸렌글리콜) 생산에 활용한다는 계획이다. 액시올과의 협력을 바탕으로 향후 미국 내에서 또다른 사업 확대 기회를 찾을 수도 있다.

조선업계는 트럼프의 천연가스 수출정책 등이 호재가 될 것으로 보인다. LNG(액화천연가스) 운송 수요가 늘어날 뿐만 아니라 해상 가스전 개발 프로젝트가 나올 가능성이 있다.

현대중공업(009540)과 대우조선해양(042660), 삼성중공업(010140) 등 조선 빅3는 고부가가치 선종인 LNG선뿐만 아니라 FLNG(부유식 액화천연가스 생산·저장·하역 설비) 분야에서도 세계 최고 수준의 기술력을 갖고 있다. 중형조선소 중 MR탱커를 주력으로 하는 현대미포조선(010620)은 석유제품의 무역 증가를 기대하고 있다.

철강업계는 글로벌 보호무역주의의 최대 피해자 중 하나가 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적지 않다. 그러나 미국이 중점적으로 겨냥하고 있는 것은 중국이며 세계 철강시장 큰손 중국이 미국의 견제를 받으면 오히려 한국 업체들이 더 많은 기회를 잡을 수도 있다.

가장 발빠르게 움직인 것은 세아그룹이다. 세아제강(003030)은 지난해 11월말 미국 휴스턴 지역에 위치한 OCTG(유정용강관) 제조 및 프로세싱 업체의 생산설비를 인수했다. 미국 현지에 생산거점을 마련함으로써 보호무역주의 리스크를 해소할 수 있게 됐고 납기와 원가 측면에서도 경쟁력이 커졌다.

포스코(005490)와 현대제철(004020), 동국제강(001230) 등은 미국 신행정부의 통상정책 향방을 예의주시하고 있는 상황이다. 철강업계 관계자는 “보호무역주의에 대한 우려는 여전하지만 미국의 인프라 확충에 따른 철강 수요 회복 기대감도 적지 않다”고 말했다.

세아제강 포항공장에서 생산된 강관 제품 모습. 세아제강 제공.

성문재 (mjseong@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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