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성현 타이틀 방어 포기 논란', 어떻게 해결됐나?

조민욱 기자 2017. 1. 20. 05: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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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성현

[골프한국 조민욱 기자] 최근 3년간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입성을 위한 수능 격인 퀄리파잉(Q)스쿨을 거치지 않고 미국 무대에 직행한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선수는 4명이다.

김효주와 백규정이 2014년 에비앙 챔피언십과 KEB하나은행 챔피언십을 각각 제패하며 2015시즌 출전권을 따냈고, 전인지는 2015년 US여자오픈 우승으로 2016시즌 티켓을 손에 쥐었다. 그리고 박성현은 지난해 LPGA 투어에 초청 선수로 출전한 단 7차례 대회에서 뛰어난 성과를 올려 시즌 상금랭킹 성적으로 2017시즌 LPGA 투어 풀시드를 따내는데 성공했다.

그러나 앞선 3명의 선수에 비해 박성현의 KLPGA 투어 마무리는 아쉬움을 남겼다.

전인지와 김효주 등이 고별전을 통해 국내 팬들에게 정식 인사를 하고, 12월 중반 열리는 다음 시즌 개막전(현대차 중국여자오픈)까지 출전하고 전지훈련을 떠났지만, 2017년 LPGA 투어 신인왕이 유력시되는 박성현(24)은 다른 선택을 했다.

2016시즌 KLPGA 투어 상금왕과 다승왕, 평균타수상을 일찌감치 확정했던 박성현은 지난해 10월 하이트진로 챔피언십 출전을 포기한 뒤 남은 국내 대회는 모두 출전하겠다고 했지만 약속을 지키지 못했다. 11월 6일 팬텀 클래식을 마치고 시즌을 접은 박성현은 KLPGA 투어 정규대회가 1개 남았지만 하루빨리 미국에 건너가 준비에 돌입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2016시즌 마지막 대회인 ADT캡스 챔피언십을 불참하면서 최우수선수(MVP)격인 대상도 스스로 포기했다. 이후 현대차 중국여자오픈과 이벤트 대회인 챔피언스트로피와 국가 대항전 더퀸즈 등 일절 대회에 출전하지 않았다.

국내 골프 팬들은 박성현의 선택에 대해 한편으로는 이해하고 응원하면서도, 다른 한편으로는 섭섭함을 느낀 점도 있을 것이다. 그러면서도 타국에서 첫발을 딛는 그가 잘 적응하길 기대한다.

박성현의 선택 중 현대차 중국여자오픈 불참은 국내 골프계에서 일부 문제가 됐다. 출전을 포기한 KLPGA 투어 다른 대회와 달리 이 대회는 2015년 박성현이 우승했고, 지난해 12월에는 디펜딩 챔피언으로서 반드시 참가해야 하는 의무가 있었다.

KLPGA 투어는 디펜딩 챔피언이 타이틀 방어전에 빠지면 상벌위원회에 넘겨 합당한 사유가 없다고 판단되면 우승 상금 전액에 해당하는 벌금을 물린다. '합당한 사유'에는 부상이나 질병, 결혼, 가족 애경사 등이 포함되지만, 선수 본인의 개인 훈련 일정 등은 인정받지 못한다.

디펜딩 챔피언의 타이틀 방어전 의무 출전 규정은 국내 투어에만 있는 게 아니다. 일본여자프로골프(JLPGA) 투어는 정당한 사유 없이 타이틀 방어전에 불참하면 약 1,000만원에 해당하는 벌금을 부과하고, 중국여자프로골프(CLPGA) 투어도 디펜딩 챔피언이 타이틀 방어전에 나오지 않으면 벌금을 매긴다.

이는 대회 타이틀 스폰서가 디펜딩 챔피언의 출전을 강력하게 요구하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디펜딩 챔피언이 타이틀 방어전에 웬만하면 출전하는 게 선수로서 예의라고 여기기 때문이다. 이보미(29)가 지난해 8경기 연속 출전의 빡빡한 일정을 소화한 것도 타이틀 방어전을 빠질 수가 없어서였고, 2015년 김효주(22)가 미국 대회를 치르는 틈틈이 한국을 오간 것도 국내 스폰서와 팬서비스 차원이었다.

최근 상벌위원회를 개최한 KLPGA 투어는 박성현의 현대차 중국여자오픈 불참이 "합당한 사유가 있다"며 벌금을 물리지 않기로 했다고 전해졌다. 박성현은 상벌위원회에 허리를 다쳐 경기에 나설 수 없었다고 소명했고, 허리 부상을 입증하는 진단서도 제출했다.

KLPGA 투어 상벌위원회는 박성현의 소명을 받아들였다. 이런 결정에 대해 일부에서는 '면죄부'를 준 게 아니냐는 의견도 나온다. 연합뉴스에 의하면 이름을 밝히기를 꺼린 일부 상벌위원은 "해외에 진출하는 선수에게 응원을 하지는 못할망정 벌금을 내라고 하는 게 국민 정서에 맞지 않는 것 같다"고 전했다.

한편 KLPGA 투어는 디펜딩 챔피언의 의무 출전 규정을 다소 완화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규정은 존치하되 벌금을 현실화한다는 복안이다. '우승 상금 전액'을 벌금으로 내라는 지금 규정이 너무 가혹하다 보니 오히려 실효성이 없다는 지적이 있어서다./골프한국 www.golfhankook.com  /뉴스팀 news@golfhankook.com 

조민욱 기자 news@golf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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