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업 정신' 주문한 구본준

2017. 1. 20. 03: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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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CEO 전략회의 첫 주재

[동아일보]  《 구본준 LG그룹 부회장이 ‘글로벌 CEO 전략회의(GCC)’를 처음으로 주재했다. 매년 초 열리는 GCC는 그룹 계열사 최고경영자(CEO) 및 사업본부장(사장급) 40여 명이 모여 한 해 경영방침과 전략을 논의하는 자리다. 지난해까지는 구본무 LG그룹 회장이 GCC를 직접 주재해왔다. 구 회장이 그룹 총수에 오른 다음 해인 1996년부터 지난해까지 한 해도 거르지 않았을 정도로 애정을 쏟아온 행사다. GCC 주재의 바통을 동생인 구 부회장에게 넘긴 것은 ‘형은 대외활동, 동생은 사업·경영 총괄’로 확실한 역할 분담을 한 데 따른 것이다. 글로벌 대표 기업 중 하나인 LG그룹의 GCC 진행 내용은 국내 다른 기업들도 참고로 하고 있다. 불투명한 경영환경 속에서 하나의 길잡이 역할을 하고 있는 것이다. 》  

○ “대내외 경영환경 그 어느 때보다 어렵다”

LG그룹 구본준 부회장(오른쪽)이 18, 19일 경기 이천시 LG인화원에서 열린 ‘글로벌 CEO 전략회의(GCC)’에 참석해 LG디스플레이 한상범 부회장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LG그룹 제공
 올해 GCC는 18, 19일 이틀간 경기 이천시 LG인화원에서 열렸다.

 구 부회장은 19일 “한 단계 높고, 한층 더 큰 것에 새롭게 도전하는 ‘창업정신’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과거 성공방식에 얽매여 스스로를 혁신하지 못하면 LG그룹의 미래는 어둡다고 구성원들에게 위기의식을 가질 것을 당부한 것이다. 그는 또 “사실상 처음 사업을 시작한다는 마음가짐으로 경영 활동에 임해 달라”고 당부했다.

 회의 주제들은 ‘트럼프 정부 출범에 따른 대내외 불확실성 증가’ ‘중국의 빠른 산업고도화’ ‘한국 제조기업의 경쟁력 강화 방법’ 등이었다.

 LG 경영진들은 글로벌 경제의 저성장 기조가 장기화하는 상황에서 어떤 신성장동력을 찾아야 할지 심도 깊게 논의했다. 보호무역주의와 고립주의 확산 때문에 수출 환경이 어려워지는 데 대한 위기의식도 공유했다. 구 부회장은 “대내외 경영환경이 그 어느 때보다 어렵다”고 강조했다.

 국제경제학, 경영학 관련 석학을 초청해 독일 제조업체 지멘스 등 글로벌 기업의 경쟁력에 대해 토론하는 시간도 가졌다. 지멘스는 캐나다 경제전문지 코퍼레이트나이츠가 스위스 다보스포럼에서 발표한 ‘글로벌 지속가능경영 100대 기업’ 조사에서 1위를 차지한 곳이다. 독일의 정보통신기술(ICT)을 활용한 제조업 혁신 정책 ‘인더스트리 4.0’을 선도하는 기업이기도 하다.

 GCC에서는 또 글로벌 세탁기 시장에서 큰 인기를 끌고 있는 LG전자 트윈워시 연구개발 사례를 다른 계열사와 공유하는 시간을 갖기도 했다.

 LG그룹 관계자는 “제조업을 기반으로 성장한 기업이 사업 경쟁력을 높여나갈 수 있는 근본적인 방안을 찾고자 하는 자리였다”고 말했다.

○ 형제경영 체제 본격화

 구 부회장은 2015년 11월 LG전자 CEO에서 ㈜LG 신성장사업추진단장으로 자리를 옮겼다. 이후 1년간은 자동차부품(VC), 에너지솔루션 등 신성장산업 발굴과 투자에만 집중해 왔다. LG그룹은 지난해 12월 ‘2017년도 인사 및 조직개편’을 통해 구 부회장의 역할을 확대했다. 구 회장과 구 부회장의 ‘형제경영 체제’를 유지하되 구 부회장에게 그룹 운영의 전반을 책임지게 한 것이다.

 올해 GCC는 LG그룹 경영 체제 변화를 반영한 첫 자리였다. 구 회장은 GCC에 참석하지 않고 회의 결과만 따로 보고받기로 했다.

 LG그룹 관계자는 “구 부회장은 앞으로 열리는 전략보고회 등 경영회의체도 주관하며 계열사 사업 및 경영 전반을 총괄하는 역할까지 맡을 것”이라고 말했다.

 LG그룹은 3세 경영에 이르기까지 장자승계 원칙을 지켜왔다. 재계에서는 구 회장의 양자인 구광모 ㈜LG 상무가 경영 수업을 받는 동안 구 부회장이 징검다리 역할을 할 것으로 보고 있다. 구 상무는 현재 ㈜LG 하현회 사장 등에게서 경영 수업을 받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서동일 기자 d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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