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이재명의 준조세 논쟁.."준조세금지"vs"대기업 특혜"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기업의 준조세 부담을 없애겠다고 하자 같은 당 대선 경쟁자인 이재명 성남시장이 "대기업 특혜"라며 공약 철회를 요구하고 나섰다.
논쟁은 '준조세'의 개념을 두 사람이 다르게 이해하고 있는 데서 비롯됐다. 준조세는 기업이 내는 각종 부담금과 기부금을 포함하는 개념이다. 신도시 개발로 이익을 얻는 기업이 내는 기반시설 부담금이나 학교용지 부담금, 교통유발부담금,환경개선 부담금, 과밀부담금, 광역교통시설 부담금, 물이용 부담금 등 부담금관리기본법에 따라 특정 공익 사업을 목적으로 부과하는 것들이다. 세금은 아니지만 납부 의무를 지기 때문에 세금의 성격을 띠지만 용도가 정해져 있다.
기부금은 형식적으로는 자발적인 형태를 갖췄지만 실제로는 정부 권력이 개입해 강제성을 띠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이를 통틀어 '비자발적 기부금'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K스포츠재단, 미르재단 출연금이 여기에 해당한다.
한국금융ICT융합학회 조사 결과에 따르면 대기업이 지난해 납부한 준조세는 16조4000억원이었다. 법정부담금을 제외하고 문제가 되는 비자발적 기부금은 1조3032억원이다.
이 시장은 법정 부담금과 비자발적 기부금을 분리해 평가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부담금의 경우 법적으로 기준이 정해져있어서 국가권력의 강요나 개입 가능성이 거의 없기 때문에 이를 묶어서 폐해로 보는 건 부적절하다는 것이다. 이 시장은 "법정 부담금은 경제적 강자가 이익을 얻기 위해 부담할 비용을 법으로 정해 국가에 환원시키는 것"이라며 "문 전 대표님의 '준조세 폐지' 정책은 대기업에 부과되던 공익적 법정부담금을 폐지한다는 것으로 읽힌다"고 지적했다.
다만 준조세를 금지까지는 아니어도 구조조정은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있다. 2015년 기준으로 중앙정부에만 기업이 내는 부담금으로 충당하는 특별회계와 기금이 각각 18개, 기금 63개가 운용되고 있다. 이 부담금을 사용하는 공공기관만 500개가 넘는다. 공공기관의 방만한 경영이 기업의 준조세 부담을 키운다는 지적이다.
오정근 한국금융ICT융합학회 회장은 지난 6일 국회에서 열린 '기업 준조세의 문제점과 개선방안' 토론회에서 "각종 부담금과 기부금을 획기적으로 축소하는 대책을 추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오 회장은 기금과 특별회계를 상시 평가해 통폐합하거나 단순화하고 법률에 부과요건을 명확하게해 자의적 부과를 배제하는 식으로 준조세 비중을 줄여나가는 제도 개선을 제안했다.
유길용 기자 yu.gily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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