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자금 조성에..직원 입막음까지..대구시립희망원 전 원장신부 구속
[경향신문] ㆍ5년간 시 지원금 일부 유용
천주교 대구대교구가 운영해온 대구시립희망원 비리 사건을 수사 중인 검찰이 19일 희망원 전 원장 신부를 구속했다.
대구지법 오영두 영장전담판사는 이날 이 시설 배모 전 총괄원장 신부(63)에 대한 영장실질심사에서 “주요 혐의에 관해 범죄 소명이 있고 범죄 중대성에 비춰 도망 우려가 있다”며 영장을 발부했다. 대구지검 강력부는 지방자치단체 지원금으로 비자금을 조성해 다른 용도로 쓴 혐의(횡령) 등으로 배 신부에 대해 18일 사전구속영장을 청구했다. 배 신부는 2011년부터 2015년까지 대구시가 운영비 등으로 준 지원금을 빼돌려 비자금을 조성한 혐의를 받고 있다.
배 신부는 2014년 7월 비자금을 만든 사실을 폭로하려는 전 직원에게 입막음용으로 1억2000만원을 준 것으로 드러났다. 희망원은 식자재 납품업체 2곳과 거래 금액을 과다 계산하는 수법으로 비자금을 조직적으로 빼돌린 것으로 확인됐다. 또 과도한 징벌방 감금과 정신지체 장애인 사망과 관련해 과실치사 등의 혐의도 받고 있다. 검찰은 이 자금 중 일부가 대구대교구 산하 기관으로 흘러간 정황을 포착, 최근 교구 사목공제회 사무실 등을 압수수색하고 관련자들을 소환하는 등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
1958년 문을 연 시립희망원은 1980년까지 대구시가 직영했으나 이후 대구천주교회유지재단이 위탁 운영하다가 비자금 조성 등의 의혹을 받으면서 최근 운영권을 반납했다. 대구시는 인건비·운영비 등 명목으로 연간 100억여원을 희망원에 지원하고 있다.
<박태우 기자 taewo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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