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에 라디오 방송국.."소통으로 힘이 나요"

글·사진 최인진 기자 입력 2017. 1. 19. 22: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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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ㆍ성남 분당 돌고래시장 상인들이 운영…활력소 역할

19일 분당 돌고래시장 ‘고래고래 방송국’에서 일일 DJ로 나선 상인 성기용씨(앞)와 김성문씨가 손으로 하트모양을 만들고 있다. 이들은 이날 ‘2017년 새해 소망’에 대해 이야기를 하고 손님과 상인들이 신청한 노래를 들려줬다.

경기 성남시 분당구 수내2동 돌고래시장에 가면 시장 1층 출입구에 ‘고래고래 방송국’이 있다. 이곳에선 시장 상인들이 돌아가며 DJ로 변하고 출연자로 나서 입담을 자랑한다. 매주 화·목요일에 1시간씩 음악과 사연을 들려주고 시장 소식도 전한다.

“우리동네 모범시장 돌고래시장 라디오 소셜 방송 고래고래입니다. 맛과 친절 정직함으로 함께해온 우리 시장의 진짜 이야기를 들려드립니다.”

19일 오후 1시30분이 되자 시장에는 방송 시작을 알리는 시그널 음악과 함께 살짝 긴장한 듯 떨리는 목소리가 흘러나왔다. 이날 방송 진행을 맡은 DJ는 김성문씨(48·정육점 운영)와 성기용씨(74·안경점 운영)다. 두 사람의 어설픈 진행에 방송을 듣는 상인이나 오가는 고객들 모두 입가에는 미소가 번졌다. 태어나서 DJ 처음 해본다는 성씨는 “말주변이 없어서 막막했는데 막상 해보니 적응도 되고 지나가는 고객들도 한마디씩 거들면서 응원해줘 용기를 얻었다”며 “바쁜 일상 속에서 소통의 기쁨을 맛본 소중한 시간이었다”고 말했다.

돌고래시장은 분당신도시 입주와 함께 1992년 5월 문을 연 아파트단지 숲에 자리잡은 재래시장형 상가다. 생활밀착형 1차 상품부터 가공식품, 소매식품 등을 파는 145개 점포가 지하층부터 2층까지 빼곡히 들어서 하루 평균 2700여명이 찾는다. 반찬, 떡집 등을 중심으로 입소문을 타며 수원이나 서울에서까지 찾아오는 고객이 있다. 시장은 지난해 3월 골목형시장 육성사업에 선정되면서 중소기업청과 성남시 지원으로 지역주민의 공동커뮤니티 공간으로 탈바꿈했다. 그중 하나가 지난 3일 시장 한편에 둥지를 튼 고래고래 방송국이다. 물건만 사고 돌아가는 시장이 아닌 고객과 공감대를 만들고 소통하는 시장을 만들겠다는 의도다. 현장방송 외에 사회관계망서비스(SNS)로도 동시 생방송을 하며 젊은 고객 끌어들이기를 시도하고 있다. 박영신 돌고래시장 상인회장은 “경기침체 여파로 다들 힘들어 하지만 어려움 속에서도 상인들이 중심이 된 고래고래 방송국이 활력소가 돼 서로 돕고 소통하는 시장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성남시에는 돌고래시장뿐만 아니라 자체 방송국을 운영하는 시장이 여러 곳 있다. 2015년 초 단대전통시장 ‘정류장’을 시작으로 남한산성시장 ‘통소리’, 금호행복시장 ‘행복팡팡’ 등이다. 시장마다 특색을 가지고 고객과 소통하기 위해 인디밴드 라이브 공연, 동아리 댄스 공연, 전문가 특강 등도 진행하고 있다.

<글·사진 최인진 기자 ijchoi@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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