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용산참사 현장에 '전시관' 세운다

최민지 기자 2017. 1. 19. 22: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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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ㆍ사진·조각품 등 550㎡에 조성키로
ㆍ8주기 맞아 백서 ‘기억과 성찰’ 발간

용산참사 8주기를 하루 앞둔 19일 한 시민이 서울 중구 세종대로 서울시청 1층 로비에 전시된 기록 사진과 전시작품을 바라보고 있다. 용산참사 백서 및 작품전은 오는 25일까지 열린다. 김창길 기자 cut@kyunghyang.com

“우리 가족의 시간은 아직 2009년 1월20일에 멈춰 있어요.”

유영숙씨(57)는 2009년 1월 용산참사로 남편을 잃었다. 참사 당시 영상이 상영되자 유씨는 고개를 떨궜다. 고개를 들지 못한 채 손수건으로 흐르는 눈물을 닦아냈다. 참사 당시 고등학생이었던 두 아들은 이제 모두 어엿한 직장인이 됐다. 하지만 여전히 아버지의 죽음을 받아들이지 못한다. 유씨는 “아이들은 추모제에도 안 온다. 아빠 모습이 가슴속에서 지워지지 않는다고 한다”며 시간이 참사 당일로 멈췄다고 말했다. 매년 1월이 되면 밤에 잠도 못 이룬다.

유씨는 “국가폭력으로 가정이 파괴되지 않는 세상이 나의 유일한 바람”이라며 ‘국가폭력 없는 세상, 민중의 세상 되길’이라고 적은 종이를 전시회 나무에 걸었다.

오는 2020년 용산참사가 발생했던 용산4구역에 ‘용산참사 전시관’이 들어선다. 서울시는 참사 8주기를 하루 앞둔 19일, 백서 ‘용산참사, 기억과 성찰’ 발표회 및 전시회를 열었다. 서울시는 약 550㎡ 규모로 조성될 용산참사 전시관에 사진과 조각, 그림 등 참사와 관련한 다양한 예술작품을 전시해 시민들이 참사를 기억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이날 서울시가 공개한 ‘용산참사, 기억과 성찰’에는 참사가 발생하게 된 구조적 원인과 수습 과정, 참사 후 변화상 등이 240여쪽에 걸쳐 담겼다. 완성에만 꼬박 2년이 걸렸다. 서울시 관계자는 “백서를 위해 1만여 페이지에 달하는 검찰 수사기록과 판결문은 물론 9000여장의 영상과 사진자료 등을 수집하고 50명이 넘는 관계자를 심층 인터뷰했다”고 설명했다. 발표회에는 박원순 서울시장과 용산참사 유가족, 용산참사 기억과 성찰 위원회 위원, 참여 작가 등 100여명이 참석했다. 전시회는 25일까지 서울시청 1층 로비에서 열린다. 참사 8주기 당일인 20일에는 경기 남양주 마석모란공원에서 추모제가 개최될 예정이다.

<최민지 기자 ming@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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