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년 장사했는데 올 같은 불황 처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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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 명절 특수요? 한번 둘러보세요, 사람이 있나." 18일 오후 2시 경기 용인시 김량장동 일원 용인중앙시장에서 만난 상인 A 씨는 장사 형편을 묻는 질문에 한숨부터 내쉬었다.
A 씨의 말처럼 시장은 설 대목이란 말이 무색하게 한산한 모습이었다.
가게 주인 이모(55) 씨는 "10년 전부터 값을 한 번도 올리지 않고 황태포 한 마리에 5000원씩 받고 있는데 비싸다고 그냥 가는 사람도 많다"며 혀를 내둘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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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 앞둔 용인 중앙시장·수원 파장시장 가보니…
“선물용도 제수용도 안팔려
청탁금지법 탓 더 어려워
올들어 선물주문 한 건 없어”
주부들은 지갑만 만지작
“설 명절 특수요? 한번 둘러보세요, 사람이 있나.” 18일 오후 2시 경기 용인시 김량장동 일원 용인중앙시장에서 만난 상인 A 씨는 장사 형편을 묻는 질문에 한숨부터 내쉬었다. 30여 년간 이곳에서 과일을 팔고 있는 그는 “명절을 앞두고도 요즘처럼 장사가 안 될 때가 있었나 싶다”며 혀를 내둘렀다. 그는 점포 한편에 쌓인 선물세트와 과일 상자들을 가리키며 “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청탁금지법·일명 김영란법) 때문인지 선물 주문도 뚝 끊겼다”고 말했다. A 씨의 말처럼 시장은 설 대목이란 말이 무색하게 한산한 모습이었다. 옷가게와 화장품 매장이 들어선 시장 입구 거리는 젊은이들로 북적였지만 정작 시장 안은 텅 비었다. 정육점을 운영하는 유모(58) 씨는 “지금쯤 음식 장만이나 선물용으로 택배 주문이 물밀듯 들어와야 하는데 올 들어 한 건의 주문도 없다”고 말했다.
한 식료품 가게에서는 가래떡이나 만두 등 설 음식 재료를 고르다가도 가격표와 지갑 속을 번갈아 들여다 보며 구매를 망설이는 주부들의 모습도 눈에 띄었다. 주부 정모(53) 씨는 “고기며 채소며 안 오른 게 없어 가계부에 주름살이 진다”며 “달걀 한 판에 1만 원도 넘으니 제사 음식도 좀 바꿔야할 것 같다”고 털어놨다. 젊은 주부층 사이에선 계란옷 안 입힌 ‘누드전’ 부치는 법, 떡국 지단을 버섯과 유부로 대체하는 법 등 알뜰정보가 인터넷상에서 교환되고 있다.
수원시 장안구의 파장시장도 사정은 비슷했다. 한 채소가게는 설 명절을 맞아 황태포와 청주, 한과 등 제수용 식품을 함께 진열해 놓았지만 관심을 보이는 행인은 없었다. 3개 3000원씩 하는 오이를 사는 데도 가격을 흥정하며 승강이가 오갔다. 가게 주인 이모(55) 씨는 “10년 전부터 값을 한 번도 올리지 않고 황태포 한 마리에 5000원씩 받고 있는데 비싸다고 그냥 가는 사람도 많다”며 혀를 내둘렀다.
설 연휴가 아흐레 앞으로 다가왔지만 전통시장은 식재료 물가 앙등과 소비 패턴 변화로 명절 특수를 누리지 못하고 있다. 상인들은 대형마트보다 저렴한 가격을 내세워 호객에 나서지만 장을 보는 주부들의 지갑은 선뜻 열리지 않는다. 지방자치단체들도 전통시장 지원책 마련에 분주하지만 이광진 파장시장 상인회장은 “캠페인 말고 김영란법 개정, 시장환경 개선 등 대책이 더 절실하다”고 말했다.
수원 = 글·사진 박성훈 기자 pshoon@munhwa.com, 전국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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