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최순실 감독, 박근혜 주연의 'SK 팔 비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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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와 계약을 맺은 코어스포츠(비덱스포츠의 전신)는 승마뿐 아니라 펜싱 종목에서도 대기업의 후원을 끌어내려 했다.
<시사in> 이 입수한 코어스포츠 내부 문건에 따르면, 2015년 8월 코어스포츠 후원사로 ‘SK 펜싱’을 명시했다. 시사in>
K스포츠재단의 한 관계자는 "재단이 출범한 1월부터 최순실씨가 기업 지원안을 짜보라면서 ‘SK는 펜싱·배드민턴·테니스’라고 말했다. 그에 따라 내부에서 기획안이 만들어졌고 최순실씨에게 보고됐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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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취재팀(주진우·차형석·천관율·김은지·김동인·전혜원·김연희·신한슬 기자)
삼성전자와 계약을 맺은 코어스포츠(비덱스포츠의 전신)는 승마뿐 아니라 펜싱 종목에서도 대기업의 후원을 끌어내려 했다. <시사IN>이 입수한 코어스포츠 내부 문건에 따르면, 2015년 8월 코어스포츠 후원사로 ‘SK 펜싱’을 명시했다. 해당 문건을 작성한 당시 코어스포츠 부장 노승일씨는 “코어스포츠를 만들 때 최순실씨의 초기 구상이 ‘승마는 삼성, 펜싱은 SK 후원’이었다”라고 말한 바 있다(<시사IN> 제486호 ‘이야기되었으니 SK에 가서 만나보라’ 기사 참조).
<시사IN>이 입수한 안종범 전 수석의 업무수첩을 보면, 이 구상이 최순실씨를 거쳐 박근혜 대통령에게 전달되었다. 안 전 수석은 2016년 2월29일 업무수첩에 박 대통령의 지시를 받아 적었다. ‘2-29-16 VIP’는 2016년 2월29일 박 대통령 지시라는 뜻이다. ‘SK 펜싱, tennis, 탁구→독일 전지훈련’ ‘가이드러너 학교·용역/10억’이라고 안 전 수석은 적었다(아래 왼쪽 사진). 그대로 풀이하면, 박 대통령이 ‘SK가 펜싱·테니스·탁구 독일 전지훈련을 지원하게 하고, 장애인 선수의 스포츠 활동을 보조하는 가이드러너 학교와 연구용역에 10억원을 지원하게 하라’고 지시했다는 의미다.
그런데 검찰·특검·사정 당국 관계자 등의 말을 종합하면 이 구상의 ‘저작권자’는 최순실씨였다. 이에 앞서 2016년 1월 설립된 K스포츠재단이 SK에 요구한 내용과 일치한다. K스포츠재단의 한 관계자는 “재단이 출범한 1월부터 최순실씨가 기업 지원안을 짜보라면서 ‘SK는 펜싱·배드민턴·테니스’라고 말했다. 그에 따라 내부에서 기획안이 만들어졌고 최순실씨에게 보고됐다”라고 말했다.
<시사IN>이 입수한 2016년 3월28일자 K스포츠재단 내부 문건에 따르면, ‘대상 기관:SK/프로젝트명:가이드러너 육성 방안 연구용역, 가이드러너 학교 설립 기획, 체육 인재 해외 전지훈련 예산 지원’이라고 쓰여 있다(왼쪽 사진). 안종범 전 수석의 업무수첩에 적힌, 2016년 2월29일 박 대통령의 지시와 일치한다. 코어스포츠를 만들 때부터 구상한 최순실씨 프로젝트가 박근혜 대통령에게 전달되었고, 박 대통령이 다시 안종범 전 수석에게 지시한 셈이다. 실제로 K스포츠재단은 박 대통령이 지시한 가이드러너 육성의 일환으로 2016년 6월 ‘국제가이드러너 콘퍼런스’ 행사를 열었다. 최순실씨의 조카 장시호씨가 설립한 스포츠 마케팅 회사인 더스포츠엠(SPM)이 이 행사의 진행 용역업체로 선정했다. ‘최순실→박근혜→최순실 일가’로 이어지는 이권 흐름이 여기에서도 확인된 셈이다.
80억 안 보내자 최순실, “그만두라고 해라”
박 대통령이 SK 관련 지시를 하기 10여 일 전인 2016년 2월16일 박 대통령은 최태원 회장과 독대했다. 두 사람의 독대 이후 최순실씨는 정현식 당시 K스포츠재단 사무총장에게 “이야기가 되었으니 SK에 가서 만나보라”는 전화를 했다. 박 대통령이 안 전 수석에게 지시한 바로 그날 정현식 당시 K스포츠재단 사무총장이 박영춘 SK 전무를 만났다. 이 자리에는 최순실씨의 측근 장순호씨도 함께 했다.
이 자리에서 정 사무총장 등은 SK에 해외 전지훈련 예산 지원 명목 등으로 80억원을 요청했다. 다만 지원금을 K스포츠재단이 아닌 최순실씨 회사 비덱스포츠로 보낼 것을 요구했다. 이 만남을 잘 아는 K스포츠재단 관계자는 “SK 쪽에서 재단이 아닌 회사로 돈을 보낼 수 없다며 난색을 표했다. 펜싱 관련해서도 대한펜싱협회 회장사라 중복 지원이 어렵다고 했다”라고 말했다. SK는 대신 K스포츠재단에 30억원을 추가 출연하겠다고 제안했다. 이번에는 최순실씨가 “그만두라고 해라”며 거절했다.
특별취재팀 webmaster@sisai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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