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호무역장벽, 신시장으로 뚫어라>대한항공, '무인항공기 개발' 영토 확장..아시아나, '업그레이드 회원권' 파격

이근평 기자 2017. 1. 19. 11: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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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항공이 개발하고 있는 수직 이착륙이 가능한 틸트로터 기술의 무인항공기 KUS-VT. 대한항공 제공
아시아나항공의 ‘업그레이드 회원권’으로 이용이 가능한 A380 퍼스트클래스의 와인 서비스. 아시아나항공 제공

- ⑧ 항공업계 차별화 전략 <끝>

대한항공, 해외에 친환경 호텔 건립… 최첨단 시설로 고객 유치

아시아나, 美·英 등 세계 32개 공항에 스타얼라이언스 터미널 건립

항공사가 비행기만 안전하게 띄우면 된다는 생각은 옛말이 됐다. 항공업계가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라는 악재를 뚫고 저유가와 원화 강세로 호황을 맞이한 것도 잠시, 최근 산유국들의 감산 조치로 또다시 한 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처지가 됐다. 업계 내부에서 외부 변수 영향에 이대로 당하고 있을 수만은 없다는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는 배경이다.

여기에 저비용항공사(LCC) 등장으로 업계 간 경쟁까지 치열해져 새로운 먹거리 창출에 나서지 않으면 언제 도태될지 모르는 상황이다. 수십 년간 안정적 경쟁 체제를 유지해 온 국적 대형항공사(FSC)마저 신기재 확보, 맞춤형 고객 서비스는 물론 호텔 사업 등 차별화 전략에 사활을 걸 정도다.

항공업계 사업 다각화 측면에서 단연 눈에 띄는 건 대한항공의 해외 호텔 건립 계획이다. 1974년 호텔업을 시작해 제주KAL호텔과 서귀포KAL호텔, 와이키키리조트호텔 등을 운영하는 대한항공은 2009년 4월 로스앤젤레스(LA) 윌셔 그랜드 호텔을 최첨단 호텔·오피스 건물로 변모시키는 ‘윌셔 그랜드 프로젝트’를 발표했다. 이후 LA시로부터 재개발 심의 허가를 받고 2012년 10월부터 73층짜리 초고층 호텔을 건축하고 있다. 1989년 인수한 해당 건물에 10억 달러를 투입해 환경친화적인 건물을 다시 세운다는 복안이다. 지난해 3월 외부 공사를 마무리하고 상량식을 한 후 올해 완공을 눈앞에 두고 있다.

지역 랜드마크 역할을 표방하는 만큼 이 건물은 규모와 공간 배치에서 숱한 화제를 낳았다. 2014년 2월 진행된 콘크리트 타설 작업이 대표적이다.

구조물 공사 착수 단계에서 이틀간 총 8200만 파운드(약 4만2930t, 레미콘 2120대 분량)의 콘크리트가 투입돼 세계 최대 규모의 연속 콘크리트 타설로 기네스북에 등재됐다. 총 73층 규모 건물에 호텔 로비가 70층에 들어선다는 점도 관심을 모으고 있다.

투숙객들에게 야경을 배경으로 체크인하는 경험을 제공하고 지역 명소로 자리매김하겠다는 의도다.

신성장 동력을 찾기 위해 비행기를 띄우는 것뿐 아니라 만드는 일에 뛰어들기도 한다. 무인기 개발에 나서고 있는 대한항공은 2014년 다목적 전술급 무인항공기 KUS-FT 개발을 완료하고 양산에 들어갔다. 특히 지난해 9월에는 미국 보잉사와 500MD 무인헬기 공동개발을 위한 합의각서(MOA·Memorandum of Agreement)를 체결하고 비행조종, 시험평가 등의 각종 기술자료를 받고 있다.

이 밖에 자동 비행 능력으로 고도화된 고성능 전략급 무인항공기 KUS-FS, 수직 이착륙이 가능한 틸트로터 기술의 무인항공기 KUS-VT, 경찰·해양경비·각 지방 재난안전본부 등 정부 공공기관과 건설·안전점검 분야 등 민수 용도로 활용이 가능한 소형 드론 KUS-VD가 개발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었다.

외풍에 시달리는 항공사 경영 환경에서 충성도 높은 고정고객 확보 역시 중요한 요소로 떠오르고 있다. 2016년 11월 ‘업그레이드 회원권(Asiana First Membership)’ 제도를 도입한 아시아나항공이 대표적이다.

LA, 뉴욕, 프랑크푸르트 노선에서 일정 등급 이상의 예약 클래스로 비즈니스 클래스 좌석을 예약하면 퍼스트클래스 탑승이 가능한 제도다.

특히 연간 회원권이 130만 원, 1회 이용권이 70만 원에 불과해 출장이 잦은 단골 고객들의 호응이 높다. 장거리 노선에서 상위 2개 클래스 평균 판매가 차액이 300만~400만 원인 점을 감안하면 파격 행보라는 것이 항공업계의 평가다.

양대 국적항공사가 일제히 항공 동맹 관계 강화에 나선 점도 눈여겨볼 만하다. 효율적인 방법으로 세를 불리고 전 세계 곳곳에서 잠재고객을 최대한 확보해 불확실한 업황을 극복한다는 전략이다. 델타항공, 에어프랑스, KLM 네덜란드 항공 등과 함께 스카이팀에 속한 대한항공은 지난해 11월 LA, 뉴욕을 통해 캐나다 및 브라질로 향하는 델타항공 8개 노선에 새로 공동운항을 한 데 이어 올해 6월에는 델타항공이 신규 취항하기로 한 인천~애틀랜타 노선 및 애틀랜타를 연결하는 미국 내 77개 노선 등으로 공동운항의 외연을 넓힐 계획이다.

세계 최대 규모의 항공 동맹체인 스타얼라이언스에 속한 아시아나항공의 경우 최근 새로운 프로젝트로 회원사 전용 터미널 확보 카드를 꺼내 주목을 받았다. 런던 히스로공항 제2 터미널을 시작으로 LA국제공항, 인천국제공항 등 전 세계 32개 공항에 스타얼라이언스 전용 터미널을 만드는 등 항공 동맹 프리미엄을 최대한 활용하고 있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보호무역주의 강화, 정치·외교 영향에 취약한 항공업에선 변동성을 줄여 주고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는 장기적인 사업이 절실하다”며 “자신만의 ‘특기’를 찾으려는 국적항공사의 노력은 이 같은 맥락에서 바람직스럽다”고 말했다.

이근평 기자 istandby4u@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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