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당, 반기문 입당 두고 밀고 당기기?

박지원 “반기문에 대해 거의 문 닫았다”

국민의당이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의 정체성에 대한 문제를 제기하면서 입당 여부를 두고 밀고 당기기를 하고 있다. 반 전 총장이 지난 16일 정당 조직의 필요성을 언급하며 “설 이후 입당 여부의 가닥이 잡힐 것”이라고 밝힌 후, 정치권에선 바른정당이나 국민의당 입당을 염두에 둔 것이란 관측이 제기되고 있기 때문이다.

박지원 대표는 18일 국회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반 전 총장에 대해 “귀국한 뒤 대통령후보를 생각한다면 우선 대국민 메시지가 정확히 있어야 하는데 그런 메시지는 없었다”며 “실패한 정권의 사람들이 주위에 함께 하는 건 굉장히 실망스러웠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일련의 언행이 마치 박근혜 정권을 이어받는 듯한 모습으로 일관되게 나가니까 우리로서는 정치적 이념과 정체성에 대해 확실한 판단을 할 수 없다”며 “본인이 국민의당을 노크했지만 만약 현재와 같은 일이 반복되고 변화 있는 언행이 없다면 문을 닫을 수밖에 없지 않느냐”고 했다. 영입 가능성을 완전히 닫지 않았지만, 전당대회 이전 반 전 총장에 대한 러브콜을 보낼 때와는 사뭇 달라진 반응이다.

박 대표는 ‘반 전 총장 옆에 친박근혜계ㆍ친이명박계가 있는 한 입당도 안 되느냐’는 질문에 “아직 입당 여부도 결정되지 않았는데, 우리 당이 플랫폼 정당을 표방하면서 입당이 안 된다고 하는 건 좀 지나치다”며 여지를 두었다. 반 전 총장이 전날 노무현 전 대통령 고향인 봉하마을과 진도 팽목항을 방문한 것에 대해선 긍정 평가했다. 국민의당 관계자는 “노련한 박 대표가 반 전 총장의 조속한 결단을 촉구하고 영입의 주도권을 잡기 위해 비판적 메시지를 던진 것”이라고 말했다.

정지용 기자 cdragon25@hankookilbo.com(mailto:cdragon25@hankook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