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버러 스미스 북한 고발 소설로 또 번역상

신준봉 2017. 1. 18. 12: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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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가 한강의 장편소설 『채식주의자』를 번역해 지난해 맨부커인터내셔널상을 공동수상했던 영국인 데버러 스미스(29)가 한국 소설 번역으로 또 한 차례 번역상을 받았다. 이번에는 북한소설이다. 북한 조선작가동맹 중앙위원회 소속 작가인 '반디'(필명)의 소설집 『고발(The Accusation)』 영어 번역으로 영국펜(English PEN)이 1년에 두 차례 선정하는 번역상의 지난해 하반기 수상자로 선정됐다. 노벨문학상 후보로 단골 거론되는 알바니아 작가 이스마일 카다레의 『The Traitor's Niche』 등 9개의 다른 작품들과 함께다.

문학단체인 영국펜이 2012년부터 운영하는 번역상은 외국 문학작품의 영어번역을 지원하는 제도다. 작품의 수준과 강렬함, 혁신성과 영국문학의 다양성에 기여하는 정도 등을 따져 번역비의 75%, 출판사의 1년 매출이 50만 파운드(약 7억원) 이하인 경우는 전액 지원한다.

영국펜은 "외국인 혐오증이 세계적으로 증가하는 시대에 국가간 교류의 다리를 건설하는 일의 중요성은 점점 커진다. 9개 언어에서 영어로 번역된 10개 작품은 독자로 하여금 4개 대륙, 아홉 개 다른 나라로의 여행을 통해 세상과 때때로 외계인처럼 달라 보이는 사람들의 삶에 대한 우리의 이해를 크게 넓혀줄 것"이라고 선정 사유를 밝혔다.

『고발』은 반디라는 필명을 사용하는 북한 작가의 소설집이다. 북한의 김정은 정권을 무너뜨리는 혁명 상황을 가정한 단편 '빨간 버섯' 등 7편의 작품이 실려 있다. 창작의 자유가 존재하지 않는 북한에서는 상상할 수 없는 내용들이기 때문에 반디의 실체는 철저히 베일에 쌓여 있다. 1950년생이고, 북한의 작가 단체에 속한 현역 작가로 당국의 허가를 받은 문학잡지들에서 활동하는 저명 문인이라는 정도만 알려져 있다. 그는 기능 마비 상태의 북한 체제에 좌절해 그 아래서 북한 주민들이 어떤 고통을 당하는지를 비판하고 풍자하는 작품을 써왔지만 가족의 안전을 고려해 북한 탈출을 시도하지는 않고 체제 내부에 남아 체제를 비판하는 작품을 쓰기로 결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소설집 서문에 "내 작품은 재능이 아니라 정당한 분노, 잉크와 펜이 아니라 내 피눈물과 뼈로 쓰였다"고 썼다. 북한 내부에서 체제 비판하는 글을 쓰는 사실상 유일한 작가라는 평가다. 북한을 탈출한 젊은 친척의 도움을 받아 소설 원고를 남한으로 유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목숨 걸고 체제비판적인 소설을 쓴다는 점에서 집단 수용소 굴락의 실태를 고발한 작품으로 1970년 노벨문학상을 받은 러시아의 솔제니친과 비교되기도 한다. 실제로 반디를 노벨문학상 후보로 추천할 목적으로 미국 뉴욕의 탈북자 단체를 중심으로 추진위원회가 결성되기도 했다. 『고발』의 국내판은 2014년 5월 '조갑제닷컴'에서 출간했다. 프랑스어와 일본어로도 번역됐다.

신준봉 기자 infor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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