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가, 현대차그룹 31억달러 美 투자계획 호평

이혜경기자 2017. 1. 18. 11:14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정치적 제스처라 해도 필요했던 투자..환율 리스크도 완화

<아이뉴스24>

[아이뉴스24 이혜경기자] 미국에 31억달러 규모의 투자계획을 공개한 현대차그룹에 대해 증권사들이 대체로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분위기다.

정진행 현대차 사장은 지난 17일 외신기자 간담회에서 향후 5년간 31억달러 규모의 미국 시장 투자계획을 전했다. 이는 지나 5년간의 투자규모인 21억달러보다 10억달러가 늘어난 것이며 현대차, 기아차, 현대모비스 등 현대차그룹 계열사들의 투자금을 합산한 것이다. 이번 투자금의 30~40%는 친환경차와 자율주행 등 미래 신기술 개발을 위한 연구개발 투자 확대 등에 투입할 방침이다.

이번 현대차그룹의 투자 계획은 도널드 트럼프의 미국 대통령 당선 이후 미국에 대한 투자를 언급하고 있는 경쟁사들의 행보에 현대차그룹이 대처한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미국내 투자를 압박하는 트럼프를 감안해 포드는 멕시코 공장(16억 달러) 설립 계획을 취소하고 미국에 7억달러를 투입해 공장을 신설하고, FCA도 10억달러 공장투자와 함께 2020년까지 2천명 추가고용 계획을 내놓은 바 있다. 도요타도 5년간 100억달러 투자와 신형차량 도입, 생산성 향상을 위한 설비 유지/개보수에 투자하고, GM은 미국 내 10억 달러 공장 투자와 함께 1천명을 추가 고용하며 벤츠는 미국 공장 생산확대에 13억 달러 투자 계획을 공개한 상황이다.

한국투자증권의 김진우 애널리스트는 "이 같은 분위기에서 취임식을 눈앞에 둔 트럼프가 현대기아차를 언급하기 전에, 현대기아차가 선제적으로 대규모 투자계획을 발표함으로써 트럼프 리스크 완화에 나선 것"으로 판단했다.

하지만 이번 투자 계획에 대해서 미국내 신공장 증설로 해석하기에는 투자규모가 충분하지 않다는 게 김 애널리스트의 지적이다. 그는 "현대/기아차에 따르면 과거 5년 간 미국 투자금액은 신공장 증설 없이도 21억달러에 달했다"며 "향후 5년 간 투자금액 31억달러 중 R&D 투자 30~40%를 제외하면 실제 투자금액은 유지보수 및 신모델 출시 수준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 수준"이라고 분석했다.

메리츠종금증권의 김준성 애널리스트도 "현대차에게 있어 10억달러의 증액은 신규 공장을 설립하기에는 다소 부족하고, 현지 R&D 확대로 보기에는 다소 많은 애매한 규모"라며 "이번 투자 계획은 아직은 정치적 제스처 정도의 의미를 지닌 것"으로 평가했다.

그는 특히 "트럼프 당선 후 많은 자동차 업체들이 예상을 웃도는 미국내 투자계획을 발표하고 있는데, 현재까지 발표된 6개사의 투자규모 증액 수준은 150억달러로, 이는 약 300만대의 자동차를 더 생산한다는 의미"라며 "그러나 시장조사기관에 따르면 미국 자동차판매는 지난 2016년 판매 1천755만대를 정점으로 하향정체 국면이 시작될 전망이며, 수요둔화로 인해 이미 현지 재고와 인센티브는 상승 추세"라고 지적했다.

또한 "생산원가 부담이 높아 수출전진기지로 활용 여지가 낮은 미국에서의 공격적 증설은 공급과잉과 경쟁강화로 산업 전반의 수익성 하락요인이 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잇단 투자에 공급과잉 우려? "현대차엔 필요했던 현지화 투자"

반면에 이 같은 우려는 과도하다는 분석도 나온다. SK증권의 권순우 애널리스트는 "수요 둔화를 감안한다면 공급과잉에 대한 우려도 있을 수 있으나 2016년 1월부터 11월까지 누적기준으로 현대/기아차 미국 판매대수와 생산대수 간의 비중은 53.8%로, 경쟁사 대비 낮은 현지화 수준도 감안해야 한다"며 추가 투자가 필요했다고 진단했다.

아울러 "증설이 진행될 경우, 미국 현지화 비중의 상승으로 인해 발생하는 국내공장 수출 감소는 향후 기타시장의 수요 증가분으로 대응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유지웅 이베스트투자증권 애널리스트도 "현지생산 능력 확대에 따른 운송, 재고관련 비용 등 원가절감이 가능해지며 늘어나고 있는 신차 라인업 소화를 위해선 궁극적으로 생산능력 강화가 필요한 상황이었다"고 이 같은 견해에 동조했다.

그는 "현대차와 기아차는 각각 앨라배마와 조지아에 34만대, 35만대의 현지 생산능력을 갖추고 있는데, 이중 기아차의 조지아 공장은 연간 10만대 규모의 싼타페를 현대차로 공급하고 있다"며 "현대차의 신규공장 증설이 이뤄질 경우 현대차는 SUV생산 부족분을 만족시킬 수 있을 뿐 아니라 추가로 다양한 차종을 공급할 수 있게 되고, 기아차 역시 생산여력이 증가한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라고 진단했다.

이 밖에도 현지생산 비중이 확대되면 현대/기아차가 안고있던 완성차 디스카운트 요인인 원/달러 환율에 대한 민감도 역시 줄어들 수 있다고 봤다. 현재 현대차와 기아차는 각각 연간 국내생산 180만대/170만대에서 120만대/110만대가량을 수출중이며, 이중 북미 공급 비중이 가장 높은 상황인 만큼 긍정적이란 의견이다.

한편, 증권사들은 이번 현대차그룹의 미국내 투자 확대로 관련 부품업체들에게 호재로 작용할 것으로 전망했다.

현재 미국에 동반진출한 부품사들은 현대모비스, 성우하이텍, 동원금속, 만도, 에스엘, 세종공업, 서연이화, 한온시스템, 화신, 만도, 화승R&A, 대동, 인팩, 평화정공, 세원정공, 대원강업 등이 있다.

이혜경기자 vixen@inews24.com

▶프리미엄 뉴스서비스 아이뉴스24
▶연예스포츠 조이뉴스24,생생한 라이브캐스트
[ⓒ 아이뉴스24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Copyright © 아이뉴스24.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