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쏭달쏭 아이심리] 자꾸 "무섭다"고 말하는 아이, 어떻게 할까?

이유주 기자 입력 2017. 1. 18. 11:09 수정 2017. 1. 19. 1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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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실과 상상의 경계를 세워주세요"

【베이비뉴스 이유주 기자】

아이가 이유 없이 짜증을 내거나 신경질을 부리는 등 이해하지 못하는 행동을 할 때 부모는 당황하기 마련이다. 부모라고 해서 우리 아이의 행동이 무엇을 뜻하는지, 어떤 심리상태를 나타내는 지 정확히 알기 어렵다. 아이들이 다양한 상황에서 나타낼 수 있는 행동, 그 뒤에 숨은 의미는 무엇이고 어떻게 대처해야 좋을까?

엄마들이 가장 궁금해하는 아이 심리에 관한 질문들을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 하나하나 쉽게 풀어본다. 김은숙 허그맘·허그인심리상담센터 광명센터 원장이 엄마의 마음으로 준비한 명쾌한 해설을 들어보자.

48개월 미만의 아동의 경우에는 아직 현실과 가상을 구분하지 못하는 경우가 흔해 자신의 꿈이나 상상에서 경험한 것을 마치 자신이 실제 경험했던 것처럼 여겨 두려움을 느끼게 된다. ⓒ베이비뉴스

◇ 손을 빨고 엄마 신체 부위에 집착하는 아이

# 16개월 우리 아기는 구강기가 시작되면서부터 손가락을 빨기 시작했어요. 너무 빨고 깨물어서 상처도 많이 났고, 항상 같은 손가락만 빠네요. 또 돌 즈음부터 제 팔을 부비고 잘 때도 제 팔을 손으로 부비며 자더니 이제는 제 귀도 계속 만져요. 한 손가락은 빨고 한 손은 엄마 귀를 잡고…. 제 귀에 너무 집착해서 아프기도 하고 가끔 피곤할 때는 짜증이 날 정도네요. 어떻게 해야 아기가 제 귀에 집착을 안 할까요? 손 빠는 것도 고민인데 귀까지 집착하니 걱정입니다. (아이디: 올리비아핫해)

A. 엄마 뱃속에 있는 태아도 임신 18주가 지나면서부터 손가락을 빤다. 갓 태어난 신생아와 돌 전 아동의 70~80%도 손가락을 빨 정도로 손가락 빨기는 24개월 미만 영아들에게 나타나는 흔한 행동이다.

영아는 배가 고프거나 심심할 때, 졸릴 때, 두려움을 느낄 때 등의 상황에서 심리적 안정감을 구하기 위해 흔히 손가락을 빤다. 또 양육자의 가슴이나 귀, 머리카락 등과 같은 특정 신체부위를 만지거나 양육자의 신체에 자신의 몸을 밀착하는 방식으로 심리적 안정감을 구하게 된다.

하지만 이러한 행동들은 아동의 발달단계 상 주도성과 독립성이 강해지는 36개월 이후 거의 사라지게 된다.

따라서 현재 생후 16개월 정도의 영아라면 이러한 행동에 대해 너무 큰 걱정을 할 필요가 없다. 이러한 행동은 자연스럽게 감소할 것이라고 마음을 다독이고 자녀에게 지지와 수용이 바탕이 되는 긍정적인 상호작용 경험을 제공하는 것이 장기적으로 자녀의 심리적 안정감을 형성하는데 더욱 이롭다.

만일 36개월이 넘어가도 계속 손가락을 빤다거나 엄마의 특정 신체부위에 계속 집착한다거나 일정기간 중단됐다가 다시 이러한 행동이 시작될 경우에는 아동의 특성과 양육환경에 대한 전문가의 객관적인 평가를 받아보시는 것도 좋다.

◇ 한 번에 많이 먹는 아이

# 41개월 된 우리 아이는 가끔 자기 전에 엄청 먹어요. 엄마로서는 배고파하는 아이에게 먹을거리를 안 줄 수가 없고. 심하다 싶을 정도로 냉장고 문을 열어 '먹방'을 찍는 것처럼 먹는 아기, 원인이 무엇인지 또 해결책은 있는지 알고 싶어요. (아이디: 내일은 승리)

A. 식욕은 인간의 가장 기본적인 욕구로 인간행동의 동기가 된다. 즉, 먹는 욕구가 충족되지 않을 경우 인간은 심리적인 평정심이 깨지고 불쾌감을 느끼게 돼 '먹기'라는 행동을 통해 심리적인 불편을 해결하는 것이다.

따라서 보편적으로 사람들은 배고픔을 느낄 경우에 '먹기'를 하게 되는데, 만일 이러한 패턴을 벗어나 지나치게 '자주', '한 번에 많이', '지나치게 빨리' 먹는다면 그 원인이 단순히 배고픔을 해결하기 위한 행동으로는 볼 수 없기에 그 원인을 찾아보는 노력이 필요하다.

일반적으로 많이, 자주, 빨리 먹는 행동은 갑상선질환처럼 신진대사가 빨라서 많은 양의 음식을 필요로 하게 된다거나, 과잉행동으로 에너지가 빨리 소진돼 음식을 자주 많이 먹게 되는 등의 질병이 있을 때 나타날 수 있다. 이 경우에는 흔히 먹는 양에 비해 체중이 증가하지 않거나 오히려 저체중일 경우가 많다.

그 다음으로 고려해보아야 할 것은 심리적인 불쾌감과 불만족감의 해소를 위해 '먹기'라는 행동에 의존하려는 심리적 요인이다. 즉 자신과 관계를 맺고 있는 타인에게 자신이 원하는 수준의 애정과 관심, 지지를 얻지 못하고 있다고 느끼거나 자신의 기대에 비해 성취나 수행이 낮다고 느껴질 때 발생하는 불만족, 불안감을 '먹기'라는 행동을 통해 해소하는 것이다.

따라서 만일 자녀가 최근 들어 자기 전에 지나치게 많은 양의 음식을 빨리 먹으려할 경우에는 우선 자녀의 심리적 안정감을 저해하는 상황이나 사건이 가정은 물론 자녀가 다니고 있는 보육(교육)기관 내에서 발생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살펴보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이러한 행동이 오래전부터 지속돼온 버릇일 경우에는 부모가 과거 자녀가 불쾌감을 호소할 때마다 먹을 것을 제공하는 등 자녀의 좌절된 욕구를 '먹기'라는 방식을 통해서만 해소해 왔던 것은 아닌지를 생각해봐야 한다.

◇ 자꾸 "무섭다"고 말하는 아이

# 41개월 아이인데 28개월 쯤부터 무섭다는 얘기를 많이 해요. 특히 밤에 자려고 누우면 상상 속의 이야기를 합니다. 천장에서 아저씨가 본인을 쳐다보고 있다는 등 처음엔 그냥 장난인 줄 알았는데 자꾸 그런 소리를 하니 무서워요. 습관성 발언인지 심리적 문제가 있는 건지 궁굼해요. (아이디: 진이마미)

A. '불안'과 '공포'는 심리학분야에서 오랜 기간 동안 중요하게 다뤄진 주제다. 공포는 일반적으로 외부세계에 있는 어떤 것을 두려워하는 감정인 한편, 불안은 외적인 두려움은 물론 내적인 두려움을 포함하고 있는 개념이다. 즉 공포는 맹수, 총을 가진 사람, 빨리 달리는 자동차 등에서 느껴지는 두려움이고 불안은 자신이 충동성을 조절할 수 없을지도 모른다거나 자신이 저지른 죄에 대해 처벌을 받을 지도 모른다는 생각으로 인해 생기는 감정이다.

이러한 감정은 인지발달단계와 무관하지 않다. 48개월 미만의 아동의 경우에는 아직 현실과 가상을 구분하지 못하는 경우가 흔해 자신의 꿈이나 상상에서 경험한 것을 마치 자신이 실제 경험했던 것처럼 여겨 두려움을 느끼게 된다. 더불어 대소변훈련을 시작으로 자신의 욕구를 사회적 규범이나 규칙에 맞춰 조절할 것을 지속적으로 요구받게 되면서 점차 내적인 불안을 형성하게 되는 것이다.

따라서 자녀가 가상이나 상상을 마치 실제 있는 것처럼 말하는 경우,  아이의 말에 “어 진짜 아저씨가 있네. 얼른 눈감고 자야겠다”는 식으로 반응하며 맞장구를 치거나 “그런 쓸 때 없는 말하지 말고 어서 자”라고 비난하는 것은 금물이다. 부모는 “아. 00이는 자꾸 천장에서 누가 너를 내려다보는 것 같은 생각이 드는구나”라는 말로 현실과 가상의 경계를 세워주고, 나아가 “그런데 그건 00이의 생각이지 그런 일이 실제 일어나지는 않아”라는 말로 불안감을 다룰 수 있도록 도움을 줘야 한다.

만일 이러한 방법을 계속 사용했을 경우에도 아동의 두려움이 크게 개선되지 않는다면 아동의 특성과 양육환경에 대한 전문가의 객관적인 평가를 받아보는 것도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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