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우외환' 롯데, 적극적인 해외투자로 활로 찾는다(종합)

베트남 진출 가속도…하노이 복합쇼핑몰 상반기 착공
상하이 타이푸광장 위탁경영·홍콩국제공항 면세점 입찰 참여
"특검, 사드 문제 등과 관계 없는 사업엔 흔들림 없이 투자"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지난해 12월5일 서울 잠실 롯데호텔월드에서 열린 '2016 롯데 마케팅 포럼'에 참석한 뒤 지하 1층 사파이어볼룸에서 진행된 '패키지 디자인 전시회' 상품들을 둘러보고 있다.

[아시아경제 오종탁 기자] 좁혀오는 특별검사 수사망, 중국의 고고도 미사일방어체계(THAADㆍ사드) 보복 등 대내외 악재를 겪고 있는 롯데가 잇단 해외 사업으로 활로를 찾고 있다. 내수 부진과 성장 동력 상실 등 어려운 경제 상황 속에 '변화만이 생존을 위한 유일한 답'이라고 강조했던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해외 시장에서 해결책을 찾아 성장 토대를 마련하겠다는 의지로 해석된다.

롯데는 18일 "올해 상반기 중 베트남 하노이에서 복합쇼핑몰 '롯데몰 하노이' 착공에 들어간다"고 밝혔다. 최근 롯데는 롯데몰 하노이 개발 사업을 위해 현지 법인 설립과 토지 사용에 관한 양수도 계약을 마쳤다. 롯데몰 하노이의 총 사업비는 3300억원이며 올 상반기 착공해 2020년 완공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쇼핑몰, 백화점, 마트, 영화관 등을 갖춘 롯데몰 하노이는 베트남 하노이 서호 인근 7만3000여㎡(약 2만2000평) 부지에 연면적 20만여㎡(약 6만3000평) 규모로 들어설 예정이다. 하노이에서 가장 큰 호수인 서호는 외국인들이 즐겨 찾는 관광지다. 인근 지역에는 자연 환경이 쾌적한 데다 교통 인프라 등 기반 시설이 완비돼 있어 고급 빌라촌, 외국인 주거 지역이 자리 잡았다.

롯데몰 하노이 개발과 운영은 모두 롯데 계열사가 맡는다. 개발 사업을 총괄하는 롯데자산개발의 김창권 대표이사는 "롯데몰 하노이는 '롯데센터 하노이'에 이어 롯데의 복합단지 개발 사업 경쟁력을 보여주는 기회가 될 것"이라며 "롯데의 선진 유통 서비스를 접목해 한류 몰링(malling) 문화를 알리는 데 앞장서겠다"고 말했다.

앞서 롯데는 지난 2014년 9월 하노이에 그룹의 해외 첫 초고층 복합빌딩인 롯데센터 하노이를 선보였다. 롯데센터 하노이의 경우 부지 면적 1만4000여㎡(약 4200평)에 지하 5층 지상 65층, 연면적은 25만3000여㎡(약 7만6000평)에 이른다. 여기에는 롯데백화점, 롯데마트, 롯데호텔 등이 입점해 있다. 아울러 롯데자산개발이 인텔리전트 오피스, 서비스드 레지던스를 직접 임대ㆍ운영하고 있다.

롯데는 베트남 호치민에도 총 사업비 2조원을 투입해 부지 규모 10만여㎡(약 3만평)의 '에코스마트시티'를 개발하고 있다. 에코스마트시티엔 백화점, 쇼핑몰, 시네마 등 상업 시설과 호텔, 서비스드 레지던스, 오피스 등 업무시설, 아파트 등 주거시설이 들어선다.

롯데의 해외 사업 드라이브는 베트남에서 그치지 않는다. 롯데백화점은 지난해 10월 중국 중신그룹과 합작 리테일(소매유통) 운영회사를 세우고, 이 합작 회사를 통해 현재 중신그룹이 운영 중인 상하이 '타이푸광장' 쇼핑몰을 오는 3월부터 대신 경영한다. 롯데면세점은 홍콩국제공항 면세점 운영 신규사업자 선정 입찰에 참여할 계획이다.

롯데는 이런 공격적인 해외 투자를 통해 국내에서 처한 각종 악재를 상쇄해 나갈 방침이다. 박영수 특검팀이 지난 16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구속영장을 청구하면서 조만간 롯데 등 다른 대기업으로 박근혜 대통령-기업 간 뇌물 의혹 수사가 확대될 가능성이 높다. 롯데엔 특검 리스크와 함께 사드 부지 제공에 반발해 경제 보복을 가하는 중국 당국도 골칫거리다. 중국은 지난해 11월29일부터 현지에 진출한 롯데 계열사 모든 사업장에 대해 세무조사와 소방 및 위생점검, 안전점검 등을 진행한 바 있다.

롯데 관계자는 "국내 상황, 사드 문제 등이 얽히지 않은 투자처 대상으로는 흔들림 없이 예정된 사업을 밀고 나갈 계획"이라며 "특히 베트남 등 동남아시아 시장은 사업 환경이 좋고 성장성도 뛰어나 꾸준히 투자를 늘리려 한다"고 전했다.

오종탁 기자 tak@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