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 특수 실종된 백화점 업계..큰 손 中 싼커 '모시기 경쟁'(종합)

김현정 2017. 1. 18. 1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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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 불황·청탁금지법 여파로 국내 설 선물세트 판매는 역신상
작년 춘제 기간 백화점 중국인 매출 신장률 50% 웃돌아
황금알 888개 만들고 리무진 서비스도

서울 시내 한 백화점 화장품 매장에서 중국인 관광객이 쇼핑을 하고 있다.


[아시아경제 김현정 기자] 백화점 업계가 중국 최대 명절 중 하나인 춘제(春節ㆍ음력 설)를 앞두고 중국인 관광객 잡기에 적극 나섰다. 긴 불황과 부정청탁 및 금품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청탁금지법) 영향으로 국내 설 특수가 실종된 가운데 관광객 수요로 눈을 돌려 실적 부진을 만회하려는 모습이다.

18일 한국관광공사에 따르면 이번 춘제(1월27일~2월2일) 기간 방한 중국인 관광객 수는 전년 대비 4.5%가량 증가한 14만명 내외일 것으로 예상된다.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ㆍ사드) 배치 문제로 단체관광객 감소가 우려되는 반면, 개별관광객(散客ㆍ싼커)은 20~30대 젊은층을 중심으로 가파른 증가 움직임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중국 온라인 여행사 씨트립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을 방문한 전체 싼커 10명 중 7명(74%)은 18세~39세인 것으로 조사됐다.

백화점 업계는 싼커 잡기에 안간힘을 쓰고 있다. 롯데백화점은 23일부터 24일까지 젊은 고객을 위해 유명 왕홍(파워블로거)을 초청, 메이크업 쇼 등 뷰티 관련 인터넷 생방송을 진행한다. 초청된 3명의 왕홍이 진행하는 방송의 평균 시청자 수는 150만명을 웃돈다.

20일부터 잠실점에서는 백화점 업계 최초로 씨트립과 연계해 전용 라운지를 운영하고 다과와 음료, 택스리펀드 서비스를 제공한다. 2월 초부터는 롯데백화점에서 구매한 상품을 호텔이나 공항으로 무료 배송해주고, 한국방문위원회와 연계해 이달 31일까지는 본점에 홍보 부스를 통해 한복 대여(2시간), 즉석사진 촬영 서비스를 무료로 선보인다.

백화점 업계는 씀씀이가 큰 VIP들을 겨냥한 혜택에도 공을 들이고 있다. 현대백화점은 VIP 프로그램 적용 대상 점포를 기존 2개점(압구정본점, 무역센터점)에서 신촌점, 판교점, 디큐브시티 등 4개 백화점과 현대시티아울렛 동대문점ㆍ가산점, 현대프리미엄아울렛 김포점ㆍ송도점 등 총 9개점으로 확대했다. 500만원 이상, 40000만원 이상, 1억원 이상 구매하는 중국인 VIP들은 생일 케이크 및 편지, 신년 선물, 발렛 주차 서비스, 리무진 콜택시 서비스, 라운지 이용 등의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이밖에 중국인들이 선호하는 180여개 이상의 브랜드를 선별해 10~30% 이상 할인하고, 중국 최대 신용카드사인 '은련카드'와 업무 제휴를 통해 상시 5% 할인ㆍ5% 마일리지 적립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했다.

신세계백화점에서는 신세계 본점과 강남점에서 1000만원 이상 구매하는 외국인 고객에게 귀국 시 공항까지 리무진 버스를 제공한다. 중국에서 황금알, 숫자 8이 각각 행운과 부(富)를 상징한다는 점에 착안, 황금알 888개를 마련해 뽑기 이벤트도 실시한다.

업계에서는 최근 부진한 설 실적을 관광객 관련 매출을 통해 만회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실제 지난해 춘제 기간 백화점 업체들의 중국인 관련 매출 신장률은 50~60%에 달했다.

반면 불황이 길어지고 청탁금지법의 여파까지 겹치며 올해 백화점 업계의 설 선물세트 판매는 전년 대비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현대백화점의 선물세트 본 판매(1월9~15일) 실적은 전년 동기 대비 10.1%, 신세계백화점은(12~15일) 1.6% 줄었다.

백화점 업계 관계자는 "올해 국내 설 선물세트는 저가형이 대세여서 매출이 개선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면서 "그러나 씀씀이가 큰 싼커들 마케팅이 호응을 얻으면 어느정도는 지난해 수준 이상을 회복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김현정 기자 alpha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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