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치스크린]초심이 아쉬운 버 디 액션 코미디

2017. 1. 18. 1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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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JK필름
제목공조 (共助/ Confidential Assignment)

제작연도2017년

제작국한국

러닝타임125분

장르액션, 코미디

감독김성훈

출연현빈, 유해진, 김주혁, 장영남, 임윤아

개봉2017년 1월 18일

등급15세 이상 관람가

북한의 특수 정예부대 출신 형사 림철령(현빈 분)은 오랫동안 뒤쫓고 있던 위조지폐 제조현장을 급습한다. 그러나 위폐를 만드는 동판을 탈취하려는 상관 차기성(김주혁 분)의 배신과 공격으로 눈앞에서 사랑하는 아내와 동료들이 죽어가는 모습을 지켜볼 수밖에 없는 처지가 되고 만다. 얼마 뒤 북한 수뇌부는 차기성이 중국을 거쳐 서울로 도피한 사실을 파악하고 고심 끝에 남한에 공조수사를 요청하기에 이른다. 이로써 역사상 최초의 남북 공조수사가 성사되고 북은 철령을 적임자로 판단해 남으로 파견한다.

한편, 북한의 속내를 의심하는 남한은 매사 실수를 연발하다 결국 정직 처분을 받은 헐렁한 형사 강진태(유해진 분)를 의도적으로 철령의 파트너로 붙여 그를 감시할 것을 지시한다. 겉으로는 공조수사지만 각자 다른 목적을 가진 두 사람의 2박3일이 평탄할 리 없다.

연출을 맡은 김성훈 감독의 이력은 단출하다. 미국에서 영화연출을 공부했다는 사실과 단편영화 한 편, 그리고 2013년 이맘때 개봉한 장편 데뷔작 <마이 리틀 히어로>의 기록이 공식적인 정보의 전부다. 하지만 이 한 편만으로도 그에 대한 평가는 충분히 긍정적일 만하다. 오직 출세만을 꿈꾸며 허세와 위선으로 똘똘 뭉친 삶을 살던 3류 음악감독 유일한(김래원 분)이 한국인 아버지를 찾고 싶어하는 다문화가정 소년 영광(지대한)을 만나 변화되어가는 과정을 섬세하게 그려낸 <마이 리틀 히어로>는 아직까지도 수작으로 회자된다. 다문화가정과 한국사회의 편견이라는 가볍지 않은 문제를 정면에서 노출시키면서도 당시 절정의 인기를 구가했던 오디션 프로그램과 뮤지컬이란 소재를 더해 능수능란하게 이야기를 풀어간다. 특히 인물의 내적 변화에 집중하면서도 불필요한 전개와 감정적 과잉을 과감하게 드러낸 빠른 전개는 이전까지 한국 상업영화에서는 좀처럼 보기 힘든 세련되고 영특한 기교이자 미덕이었다.

그가 3년 만에 내놓은 신작 <공조>는 근래 선보이고 있는 대다수 대형 한국영화들과 마찬가지로 최신의 흥행 경향을 충실히 따르고 있다. 표면적으로 버디(buddy) 액션 코미디를 표방하고 있는 만큼 이질적 사고와 환경의 마찰로 발생되는 불화는 대부분의 인물들이 타고난 낙천적 기질로 인해 코미디로 승화된다.

여기에 다채로운 앵글과 빠른 편집으로 조립된 액션은 필요한 시점에 필요한 만큼 제공된다. 추세로 볼 때 다소 의외의 측면이라면 악행의 주체가 사회 시스템 안에 존재하는 내부의 적을 벗어난 특정인물로, 독립된 주체적 악인으로 규정되고 있다는 점인데, 이는 차라리 장르적 전통성으로의 회귀라 보는 것도 틀리지는 않을 것이다.

딱히 새롭다고 할 순 없지만 겁없이 몰아치는 몇몇 액션 신도 인상적이다. 특히 몸을 던져 직접 스턴트를 소화해낸 현빈의 노력은 이미지 변신에 적잖은 영향을 미칠 듯하다.

하지만 <공조>는 이런 형태적 구색 채워넣기만으로도 이미 턱까지 숨이 차 보인다. 사건은 황당하고, 전개는 돌발적이며, 관계는 허술함을 느낄 정도로 빈틈이 즐비하다.

새삼 <리틀 마이 히어로>에서 극중 극단주이자 큰형님인 희석(이성민 분)이 주인공 일한에게 절실히 전하고자 했던 삶의 자세 하나가 떠오른다. 부단히 움켜쥐려 해도 어느새 놓쳐버리게 되는 그것, 바로 ‘초심(初心)’이다.

<최원균 무비가이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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