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에 망해가던 음악산업, 이젠 인터넷 덕에 부활가

2017. 1. 18. 09: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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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일공유 냅스터에 입지 좁아졌다가 스트리밍 타고 성장
스트리밍 유료회원 1억명..무료 유튜브는 음악산업에 '골치'
헤드폰을 쓴 가수 홀시[AP=연합뉴스 자료사진]

(서울=연합뉴스) 김윤구 기자 = 인터넷 때문에 다 죽어가던 음악산업이 인터넷 덕분에 다시 살아나고 있다.

16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에 따르면 미국 음악산업은 2년 연속 성장세를 기록할 태세다. 이는 음악파일 공유 사이트 냅스터가 출범한 1999년 이후 처음 있는 일이다.

이는 스포티파이와 애플뮤직을 필두로 한 음악 스트리밍이 전 세계에서 유료 회원 1억명의 이정표를 세우며 급성장한 덕택이다.

일부 애널리스트와 음악 업계 중역들은 새로운 황금시대를 예상하기 시작했다.

스트리밍 시장이 이렇게 빠르게 커질 것으로 본 사람은 몇 년 전만 해도 드물었다.

캐나다 래퍼인 드레이크의 음악은 지난해 스포티파이에서만 47억 차례 재생됐다. 그의 노래는 매시간 이 서비스에서 50만 차례 넘게 스트리밍 된다.

드레이크의 음악을 배급하는 레코드 레이블인 유니버설뮤직은 누군가가 스포티파이에서 그의 노래를 들을 때마다 로열티를 받는다. 유니버설이 지난해 첫 9개월간 올린 스트리밍 매출은 11억 달러로 디지털 다운로드와 CD 판매의 감소분을 상쇄하기에 충분하다.

라이벌인 워너뮤직은 8년 만에 가장 많은 매출을 올렸다. 역시 50% 넘게 늘어난 스트리밍 매출 덕분이다.

미국인들이 지난해 스트리밍으로 소비한 음악은 4천310억 곡에 이른다.

음반회사의 계약을 뿌리치고 스트리밍으로 성공한 슈퍼스타도 나왔다. 챈스 더 래퍼의 '컬러링 북'은 인터넷에서만 들을 수 있는 '스트리밍 온리' 앨범으로는 처음으로 그래미상 7개 부문에 후보로 올랐다.

월스트리트의 음악산업 전망도 장밋빛으로 바뀌었다. 골드만삭스는 스트리밍 덕분에 음악 매출이 2030년에 2배로 늘어난 1천40억 달러가 될 것으로 예상했다.

스트리밍은 가수들의 반발에 부딪히기도 했다. 테일러 스위프트가 2014년 11월 스포티파이에서 자신의 노래를 갑자기 뺀 것이 유명하다.

하지만 스트리밍 매출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자 반대 목소리도 잦아들었다고 미디아 리서치의 마크 멀리건은 말했다.

스트리밍은 마진이 높은 산업이다. 음반회사들은 더는 월마트로 CD를 나르는 비용을 낼 필요가 없다.

놀라운 신장세에도 대형 레코드 회사들과 스트리밍 업체 사이에는 긴장이 있다.

주도권은 음악 업계가 쥐고 있다. 유니버설과 워너뮤직, 소니는 전체 레코딩 음악의 80%를 점유한 덕분에 협상력이 있다.

이는 콘텐츠에 대한 영향력을 잃고 있는 방송사들과 비교된다. 넷플릭스 같은 동영상 스트리밍 서비스는 자체 시리즈물로 TV를 위협한다.

한 음반회사 임원은 "TV와 영화 스튜디오들은 지금 넷플릭스와 공존해야 한다. 우리는 그런 실수를 저지르지 않았다"고 말했다.

애널리스트들에 따르면 스포티파이는 매출의 70%를 콘텐츠 소유자에게 지급한다. 애플은 이보다 더 높은 비율로 낸다.

스트리밍 업계의 한 임원은 "그들(음반사)은 마음만 먹으면 우리 사업을 순식간에 망하게 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아직 샴페인을 터뜨릴 때는 아니라는 견해도 있다.

음악산업에 큰 골칫거리는 스포티파이와 애플뮤직을 합친 것보다 많은 정기 이용자를 끌어들이는 유튜브다. 유튜브에서 소비되는 음악은 대부분 무료로 광고가 딸려 있다. 유튜브에서 뮤직비디오를 보는 사람들의 수는 대폭 늘었지만 아티스트들에게 돌아가는 로열티는 이를 따라가지 못한다.

스트리밍 서비스로 가장 인기 있는 것은 선구자 격인 스포티파이다. 1억명이 이 서비스를 쓰는데 이 가운데 4천만명이 매달 10달러씩 낸다.

스포티파이는 올해 기업공개를 앞두고 있다. 막대한 로열티 부담 때문에 스포티파이는 흑자를 낸 적이 없다. 스포티파이의 2015년 매출은 19억5천만 유로로 80% 증가했지만, 로열티가 늘어난 탓에 1억7천300만 유로의 손실을 냈다. 일부 애널리스트들은 스포티파이의 사업 모델이 지속 가능하지 않다고 말한다.

스포티파이는 또 막대한 자금력을 갖춘 거대 라이벌과 치열하게 경쟁하고 있다. 뮤직비디오 사이트 비보의 에릭 허거스 최고경영자는 애플뮤직을 월마트에 비유한다. 1990년대에 CD를 싼값에 팔아 사람들의 발길을 매장으로 끌어들였듯이 애플도 음악을 비슷한 수단으로 활용한다는 것이다.

스포티파이와 애플, 구글, 아마존, 타이달, 디저 등 스트리밍 서비스 업체는 갈수록 늘고 있다. 소규모 업체 간의 합병은 필연적일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아직 10년밖에 되지 않은 스트리밍 서비스는 앞으로 지금과는 전혀 다른 방식으로 바뀔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슬래커 라디오의 던컨 오렐-존스 CEO는 이제 노래를 많이 확보하는 것만으로는 경쟁력이 충분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그는 "5년 뒤에는 전혀 다를 것"이라면서 "사람들이 전혀 예상하지 못한 모습일 것"이라고 말했다.

kimy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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