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의 시대가 오니 음성이 주인공으로 뜨네
[디지털&휴먼-68]
-글에서 음성으로 기기 제어 방법이 바뀔 확률이 높다.
- 아마존 에코의 성공은 음성인터페이스로 나아가는 중임을 보여준다.
- 음성인식을 통해 목소리 주인공의 성격, 의도 등도 파악이 가능하다.
- 음성인터페이스에도 상상을 초월하는 진화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그런데 몇 년 사이 흐름을 짚어 보면 글에서 그 다음 수단으로 넘어갈 수 있다는 생각이 든다. 바로 음성이다. 컴퓨터에서 스마트폰으로 환경이 바뀌어도 건재했던 글을 밀어내고, 과연 음성이 그 자리를 대신할 수 있을까? 과거의 사례에 비추어 보면 답이 간단히 나온다.
처음 아이폰이 등장했을 때 (주로) 얼리어댑터들이 열광했다. 너무 편하다는 이유였다. 기존에 사용하던 컴퓨터는 켜고 부팅하는 데 시간이 많이 걸리고, 들고 이동하는데 불편했다. 아이폰은 전혀 그런 걸림돌이 없었다. 주머니에서 꺼내서 잠금 해제하고 앱을 누르기만 하면 되었다. 따로 켜고 기다리는 시간이 필요 없다. 해외에서 아이폰을 구입해 온 후에 "이메일을 작성하는 과정을 컴퓨터와 아이폰을 놓고 비교해 보면 금방 그 차이점을 알 수 있다"고 필자에게 힘주어 말했던 한 벤처캐피털리스트의 말이 옳았다.
그런데 음성은 현재 우리가 사용하고 있는 스마트폰의 편리함을 한순간에 불편함으로 만들어 버린다. 음성을 인식하여 작동하는 기기는 주머니에서 꺼낼 필요도, 잠금 해제를 할 이유도, 앱을 클릭하는 동작도 없다. 말만 하면 작동이 된다. 기술이나 서비스의 발전이 빠르고 편리하게 만들어가는 쪽으로 향했다면, 말이 글보다 우월한 것은 말할 필요도 없다. 이런 예측은 가트너 보고서에도 나온다. 이들은 2018년까지 우리들의 기술과의 상호 작용(의사소통) 30%가 스마트 기기를 통한 대화를 통해서 이루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또한 각 기업 기술 및 서비스 책임자들은 아직까지는 상당히 제한적인 음성 인터페이스를 발전시키는데 투자를 아끼지 말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음성으로 사람의 기분, 상태를 파악하는 것은 꽤나 오래 된 역사를 갖고 있다. 한의학 이상곤 박사에 따르면 선조 때 이황, 이이, 기대승 등 유학의 거장들이 선조의 경연강사로 나섰다고 한다. 이들 성리학자는 국민의 삶 등 실질적 문제보다 도덕적 이슈에 집중하는 경향이 있었다. 특히 성욕 절제 등이 의학적으로 중요한 과제였다. 선조 6년 1월 3일 목소리가 끊어지고 이어지면서 책 읽는 소리가 이상하다는 이야기에 대해 조심스럽게 논의가 시작된다. 이후 여러 차례에 걸쳐 왕의 목소리에 대해 근심스러운 논의가 이어진다. 그런데 이때 성격이 거침없이 직설적이었던 이이가 선조에게 포문을 연다. "오랜만에 임금의 목소리를 들으니 영 이상합니다. 여자를 가까이 하지 말라는 말씀을 받아들이시지 않기 때문인 듯싶습니다." 선조의 목소리를 듣고 임금의 성생활까지 언급한 것이다. 선조는 기분이 언짢아져서 "사람마다 목소리가 다른 법이다"라고 답을 한다. (책 <낮은 한의학>, 이상곤 저) 임금의 목소리를 듣고 신하들이 임금의 생활을 파악할 정도로 음성의 쓸모는 비교적 다양했다. 이러한 음성의 용도는 예나 지금이나 다를 바 없다. 지금도 진실된 의사소통은 글보다는 목소리로 이루어진다고 믿곤 한다.
현재도 은행이나 카드사, 전화회사 등에 전화를 하면 안내 방송을 음성 또는 버튼 서비스 중 하나로 이용하라고 권한다. 전화기를 통해 음성으로 원하는 바를 이야기하는 게 어색했지만 곧 익숙해졌다. 이제 시작이다. 앞으로 음성인터페이스가 각광을 받게 되면 우리 생활의 많은 부분이 바뀌게 된다. 물론 다른 사람이 듣게 되는 문제는 있다. 내가 말하는 내용이 다른 이에게 들리지 않고 혼잣말처럼 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별도의 수단이 등장할지 모르겠다. 또한 마치 그래픽 유저인터페이스가 진화를 거듭했듯이 편리하게 말을 주고 받을 수 있는 순서가 정리될 것이다. 음성인터페이스의 강자가 새로운 시대를 열어갈 확률이 높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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