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역대급' 싱크탱크..교수·전문가 800여명 참여

이세영 이정애 2017. 1. 18. 04: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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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BAR_문재인 캠프 집중해부

[한겨레]

‘대세론’의 주역답다.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대선캠프는 현재 알려진 곳만 두 군데다. 서울 마포구 용강동 광산회관에 있는 싱크탱크 ‘국민성장’ 사무실 외에 국회 앞 여의도 삼보빌딩에도 최근 외곽조직인 ‘더불어포럼’ 사무실을 마련했다.

캠프 규모도 가장 크다. 지난해 10월 출범한 국민성장에는 현재 800여명의 교수·전문가가 모여 있다. 역대 대선주자 가운데 정책 전문가그룹을 이 정도로 규합한 것은 문 전 대표가 유일하다. 참여정부 당시 청와대 경제보좌관을 지낸 조윤제 서강대 교수가 좌장 격으로 정책그룹을 이끌고 있다. 박승 전 한국은행 총재도 이름을 올린 이곳에선 문 전 대표가 강조하는 재벌개혁 등 적폐청산 방안과 양극화·일자리 대책, 성장론 등 대선공약으로 구체화될 각종 정책들을 생산하고 있다.

기획·조직 파트 역시 탄탄하다. 노영민·최재성·전병헌 등 19대 국회까지 활동한 전직 의원 그룹이 핵심으로, 모두 기획력과 추진력이 탁월하다고 평가받는 이들이다. 이 가운데 노영민 전 의원은 최근 문화·예술·체육계 명망가들로 더불어포럼이란 지지그룹을 꾸리는 등 외곽조직 구축에서 발군의 능력을 발휘해 문 전 대표의 두터운 신임을 얻고 있다. ‘친노무현계’ 출신이 아님에도 2012년 대선캠프에 중용된 데 이어 이번 대선에서도 캠프 좌장 격으로 조직 파트를 총괄하고 있다.

전문가 800여명 ‘국민성장’ 참여
외곽조직 ‘더불어포럼’도 결성
노영민·전병헌·최재성 기획 담당
‘박원순맨’ 임종석 삼고초려 영입
2012년 실세 ‘3철’은 2선 후퇴
친문 폐쇄성 논란 차단에 역점

문재인 대표 시절 사무총장을 맡아 인재 영입을 총괄하고 디지털 정당의 기틀을 마련한 최재성 전 의원은 ‘민주종편티비’ 등을 운영하며 온라인 조직과 전략 등을 챙기고 있다. 지역·직능조직은 한병도·백원우 전 의원이 담당한다. 이들은 캠프가 꾸려지기 전부터 별도의 오프라인 조직을 관리해왔다는 후문이다.

정무·메시지·일정을 총괄하는 비서실은 지난 연말 영입된 임종석 전 의원이 이끌고 있다. 박원순 서울시장 밑에서 정무부시장을 지낸 ‘박원순맨’이지만, 문 전 대표가 ‘삼고초려’ 끝에 영입에 성공했다고 한다.

공보 분야는 당 대표 시절 비서실장을 맡았던 방송기자 출신 박광온 의원과, 참여정부 청와대에서 일한 뒤 봉하로 낙향한 노무현 전 대통령을 지근거리에서 보좌했던 김경수 의원이 담당한다. 두 사람 모두 온화하고 합리적인 성품으로 과거 원만하지 못했던 문 전 대표 쪽의 대언론 관계를 매끄럽게 조율하고 있다.

2012년 문재인 대선캠프의 ‘실세’로 꼽혔던 이른바 ‘3철’(이호철·양정철·전해철) 그룹이 2선으로 물러난 것도 눈여겨볼 대목이다. 민주당 최고위원으로 캠프 활동이 자유롭지 못한 전해철 의원은 당이 대선체제로 재편된 뒤 본격적으로 결합할 것으로 보이지만, 2012년 캠프에서 메시지를 총괄했던 양정철 전 청와대 언론비서관은 이번에는 뚜렷한 직함 없이 메시지·홍보 업무를 조율하게 되리라는 게 전반적 관측이다. 2012년 대선 당시 잡음이 일었던 ‘측근 정치’ 논란을 차단하기 위한 고육책이다.

문 전 대표 역시 2012년 이후 줄곧 지적돼온 측근그룹의 ‘폐쇄성’ 논란을 의식해 당내 경선 절차가 마무리되면 캠프를 사실상 당 조직에 편입시켜 본선을 치른다는 방침이 확고하다. 인터뷰 등 기회가 있을 때마다 ‘캠프가 아닌 당 중심의 선거’를 강조하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여기엔 2012년 대선 패배가 당과 캠프 조직을 유기적으로 결합시키지 못했기 때문이란 안팎의 비판도 중요하게 작용했다. 문 전 대표는 최근 방송 인터뷰에서 “정당 책임정치라는 틀 안에서 경쟁했던 주자들과 협력하는 정치를 하겠다. 힘을 모아 정권을 교체해 문재인 정부가 아닌, 민주당 정부가 이어지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캠프의 아킬레스건은 ‘호남’이다. 당의 호남지역 지지율이 국민의당을 압도하고 문 전 대표의 지지율도 수치상으론 회복세가 뚜렷하지만, 여전히 저변의 ‘비토 정서’가 사라졌다고 보기는 어렵기 때문이다. 전남의 이개호 의원을 제외하면 지역의 ‘스피커’ 구실을 하는 현역 의원도 턱없이 부족하다. 문 전 대표 쪽은 전남 출신으로 캠프에 중용된 박광온 의원(해남)과 임종석 전 의원(장흥)의 역할에 기대를 걸고 있지만, 두 사람 모두 근거지를 수도권으로 옮긴 지 오래돼 확실한 지역 연고를 주장하기가 어렵다는 게 고민이다.

이정애 이세영 기자 hongbyu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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