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中 양강 시대 '제3기 국제화' 적극 추진해야

박영렬 연세대 경영대 교수 2017. 1. 18. 0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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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은 한국 기업에 중요한 해다. 2013년부터 시작됐던 ‘글로벌 리더십의 춘추전국시대’가  끝나는 해이기 때문이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2012년까지 글로벌 리더십의 새로운 질서가 만들어지는 ‘글로벌 리더십의 변화시대’에서 한국 기업은 해외 다국적기업을 제치고 글로벌 리더로 자리매김하기 시작했다.

그러나 2013년 접어들면서 구조조정을 마친 해외 다국적기업이 다시 경쟁력을 회복하기 시작했고 신흥시장을 토대로 중국과 인도 기업이 새로운 글로벌 주자로 등장했다. 결국 지난 4년 동안 미국·유럽·일본·중국·인도 기업이 한국 기업과 글로벌 시장을 놓고 새로운 경쟁구도를 만들고 있다. 이런 경쟁구도는 미국 트럼프 정부가 시작되는 올해 완성된다. 즉 2018년부터 미국과 중국 중심의 글로벌 경쟁구도가 만들어지는 ‘글로벌 G2 시대’가 열리게 되기 때문에 한국 기업은 이에 대비한 마지막 준비를 해야 한다.

그러나 2017년은 최순실 게이트에서 비롯된 국가 리더십의 부재 속에 새로운 리더를 선출해야 하는 불확실성이 높은 한 해가 될 것이다. 한국 정부는 내수 시장 진작을 위해 각고의 노력을 하고 있지만 이미 한국 시장은 포화 상태다. 따라서 이제부터라도 새로운 시장 개척을 위한 국제화에 도전해야 한다. 한국 기업은 미국과 같은 북미·유럽시장 그리고 일본·중국·인도를 포함한 아시아시장을 해외 시장이라고 생각해선 안 된다. 국제화를 통해 새로운 내수 시장을 창출한다는 사고의 전환을 해야 한다.

한국 기업의 제1기 국제화는 1990년 중반 한국 대기업을 중심으로 진행됐다. 글로벌 시장에서 후발 주자로 무서운 경쟁력을 보였던 한국 기업의 국제화는 1997년 아시아 외환위기로 주저앉고 말았다. 제1기 국제화는 최고경영자 중심의 양적인 국제화였지만 국제화에 대한 경험과 학습을 할 수 있었다.

한국의 제2기 국제화는 아시아 외환위기 이후 구조조정을 마치고 2000년 중반부터 시작됐다. 현대자동차·포스코·CJ·아모레퍼시픽 등과 같은 전문기업들의 질적인 국제화가 중국을 비롯한 아시아 시장 중심으로 시작됐으나 역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로 주춤했다. 다행히 중국을 비롯한 인도 등 신흥시장은 글로벌 금융위기로 인한 파장을 제한적으로 받았기 때문에 현대차·CJ·아모레퍼시픽의 지역 중심 국제화는 계속될 수 있었다. 이를 통해 한국 기업은 질적 국제화를 통한 성장 가능성을 확인했고, 현지화를 통한 국제화에 대한 노하우를 습득했다.

정치·경제적 이유로 미국·중국을 비롯한 세계 각국은 자국 중심의 고립주의를 선언하고 있다. 이와 같은 고립주의를 극복하기 위해서 한국 기업은 제3기 국제화를 적극적으로 추진해야 한다. 제1기, 제2기 국제화와 제3기 국제화의 차이점은 무엇보다도 해외 직접투자를 통해 현지 생산 및 판매 거점을 구축하는 것이다. 해외 직접투자를 통해 현지 시장을 선점할 수 있고 더 나아가 지역사회에 다양한 공헌을 할 수 있는 기회를 창출할 수 있다.

해외시장에서 좋은 기업시민으로 거듭나야

따라서 제3기 국제화는 한국 기업이 해외 시장에서 좋은 기업시민(good corporate citi-zen)으로 거듭난다는 생각을 해야 한다. 지역사회와 협력해서 선(善)을 이루는 한국 기업의 투자가 일어나야 한다. 진정한 국제화가 이뤄지려면 김우중 회장이 개발도상국 시장에서 시행한 50 대 50 법칙, 즉 반은 지역사회를 위해 그리고 나머지 반은 기업을 위해서 이익을 가져간다는 생각을 가져야 한다. 그리고 제3기 국제화는 글로벌 G2의 위상이 자리 잡기 전에 빠르게 추진돼야 하기 때문에 해외 인수합병을 적극 시도해야 한다. 해외 인수합병을 통해 새로운 기술을 습득함은 물론 현지 판매망 및 인력을 확보해야 한다.

2017년은 한국 기업에는 국내 불확실성으로 위기가 될 수 있지만, 한편으로는 글로벌 성장을 추진할 수 있는 마지막 기회이기도 하다. 따라서 한국 기업은 국내 정치적 상황에 얽매이지 말고 해외로 눈을 돌려 강력한 국제화를 추진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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