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보스포럼'서 보호주의 배격 선언 시진핑, 트럼프와 맞붙나

입력 2017. 1. 17. 23:02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中 정상 첫 참석, 개막 연설 통해 트럼프와 분명한 '대립각'
다보스 포럼 개막 연설한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

(베이징=연합뉴스) 심재훈 특파원 =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 주석이 세계경제포럼(WEF·다보스포럼)에서 보호무역주의에 대해 결연한 반대를 천명, 사실상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을 정면 겨냥했다.

이는 이번 주 정식 출범할 트럼프 차기 미 행정부에 중국이 무역 전쟁을 비롯한 다양한 분야에서 기 싸움을 예고하는 대목이다.

시 주석은 공개적으로 보호주의 반대 입장을 표명함으로써 트럼프 당선인의 미국 대통령 취임을 앞두고 불안해하는 세계 여러나라들을 우군으로 끌어들이는 데 나름 성공한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트럼프 당선인의 미국은 세계 최강국이라는 점에서 트럼프 당선인이 취임 후 본격적인 반격에 나서면 중국의 승리를 장담하기 어렵다.

여튼 시진핑 주석은 17일(현지시간)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린 제45차 세계경제포럼에서 개막 연설을 통해 세계 경제의 지속적인 성장 필요성과 보호무역주의에 반대하는 내용을 골자로 중국의 목소리를 전달했다.

시 주석은 누구도 무역 전쟁에서 승자가 될 수 없다"며 중국을 불공정 무역 국가라고 비난하는 트럼프 당선인에게 공개적으로 경고장을 날렸다.

시 주석은 지속 가능한 발전을 언급하면서 앞으로 중국이 미국을 대신해 세계 리더 역할을 하겠다는 자신감도 내비쳤다. 보호주의와 고립주의를 고수하는 트럼프의 미국 대신 중국에 적극적으로 투자해달라며 적극적인 홍보까지 해 미국을 자극했다.

다보스포럼 장 안팎에서는 중국 최고지도자로서 처음 참석한 시 주석이 굵직한 메시지를 전달한 데 주목하고 있다.

시 주석이 이전의 미국이 했던 역할을 대신해 경제는 물론 외교 분야에서도 '리더'로서 강력한 목소리를 낸 걸 눈여겨보는 것이다.

특히 트럼프 차기 미 행정부가 보호무역주의의 기치를 들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세계 각국은 시 주석이 세계 2위 경제 대국 정상으로서 자유무역의 기치를 높이 들고 개방경제의 새로운 수호자 역할을 자처하는 모습을 관심 있게 관찰하고 있다.

그러나 중국은 그동안 자유무역을 주창하면서도 필요에 따라서는 그에 역행하는 보호무역 조치를 서슴지 않아 왔다는 점에서, 중국의 보호무역주의 반대 입장이 지속할 지에 의구심을 보이는 시각도 있다.

그런데도 적어도 최근 몇 개월간 시 주석의 보호무역주의 반대 입장은 지속돼왔다.

그는 지난 16일 도리스 로이타르트 스위스 연방 대통령과 정상회담에서 '보호무역주의 반대'를 합창하며 트럼프 당선인을 우회적으로 겨냥했다.

시 주석은 스위스 유력지 노이에 취리허 차이퉁에 자필로 서명한 기고문에서 "중국이 세계경제성장을 떠받치는 거대 시장의 위치를 지킬 것이며 뜨거운 투자대상국으로, 세계인민의 복지의 공헌자로 남아있을 것"이라고 포부를 밝힌 바 있다.

다보스 포럼 개막 연설한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

이런 시진핑의 적극적인 행보와 달리 트럼프는 물론 그의 핵심 측근들은 다보스 포럼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그나마 트럼프 정권인수팀의 일원인 펀드 매니저 출신의 앤터니 스카라무치가 왔지만 시진핑 일행의 인해 전술에 밀려 다보스 포럼에서 존재감조차 없을 정도다.

베이징 소식통은 "중국 국가 주석이 국제 행사에 참석한다는 것은 특별하게 전달할 메시지가 있을 때만 가능하다"면서 "이번 다보스 포럼의 경우 트럼프의 보호무역주의를 견제하고 세계 2위 경제 대국으로 올라선 중국의 위상을 대내외에 과시하는 면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문제는 시 주석이 다보스 포럼을 통해 자유무역 수호자를 자처하고 나섰지만, 그가 이번 주 취임할 트럼프 차기 미 행정부와의 맞대결을 감내할 수 있느냐다.

기업인 출신인 트럼프 당선인은 이미 차이잉원(蔡英文) 대만 총통과 통화를 하고 '하나의 중국' 원칙을 지속해서 흔들면서 중국을 자극하고 있고, 중국산 제품에 35~45%의 관세를 매기는 것은 물론 중국을 환율 조작국으로 지정하겠다며 시 주석을 겨냥하고 있다. 이는 시 주석에게 큰 부담이 아닐 수 없다.

따라서 시 주석이 다보스포럼에서 보호무역주의 반대를 천명하며 트럼프에 정면으로 반기를 드는 제스처를 취했으나, 시 주석은 향후 트럼프와 정면대결을 하기보다는 트럼프 차기 행정부에 강온 양면 전략을 적절히 구사함으로써 최대 이익을 챙길 것이라는 관측이 많다.

중국 정부는 이미 미중 양국이 정면대결하게 되면 '양패구상'(兩敗俱傷·쌍방이 다 패하고 상처를 입음)의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며 약간 뒤로 물러서는 기색을 보이고 있다..

그러면서도 중국은 보잉 항공기 주문 취소, 미국산 농산물 수입 중단 조치는 물론 최대 달러 보유국으로서 대미 반격 카드도 준비 중이다.

베이징 소식통은 "지난해 당 핵심으로 절대 권력에 올라선 시진핑 주석과 세계 최강국 미국 대통령으로 취임하는 트럼프 당선인 간의 기 싸움은 불가피하다"면서 "당분간 트럼프 당선인이 공격하면 시 주석이 방어하는 식이 되겠지만 민감한 현안이 격돌할 경우 이들 지도자가 어떻게 풀어나가느냐에 세계 경제와 정치의 명운이 달려 있다"고 덧붙였다.

president21@yna.co.kr

☞ 분쇄기행 수컷 병아리 '인간적으로 죽이는' 방법 개발
☞ '시신없는 살인' 남편 "내가 죽여 아궁이에 태웠다" 자백
☞ 189만원짜리 6만원에 사서 환호했는데…다음날 그만
☞ 갈라선 최순실-장시호…법정서 눈도 안 마주쳐
☞ '김태희의 결혼발표 007작전'…매니저도 몰랐다

▶연합뉴스 앱 지금 바로 다운받기~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Copyright © 연합뉴스. 무단전재 -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