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층 리포트] "노인 일자리, 틈새시장 찾아라!"

유지향 입력 2017. 1. 17. 21: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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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우리나라는 올해 처음으로 일할 수 있는 인구, 이른바 '경제활동 가능인구'가 줄면서 '고령사회'로 들어 가는데요,

노인 일자리 창출이 시급한 과제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최근, 민관이 협력하는 시장형 일자리들이 확산되고 있는데요,

틈새시장을 찾는 다양한 시도들, 그 현장을 유지향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리포트>

경로당에 택배트럭이 들어오자 컨베이어 벨트가 펼쳐지고,

<녹취> "이건 1401동~ 1402동!"

상자들을 아파트 동별로 분류한 뒤 전동차에 싣고 출발합니다.

평균 나이 75세, 5천세대 마지막 배송을 책임지는 실버 택배원들입니다.

<녹취> "택배 왔어요!"

반나절 일하며 배달량에 따라 한달 50~80만 원까지 버는데 벌이도 쏠쏠합니다.

<인터뷰> 이은호(78세/실버택배협동조합원) : "내 용돈 생기거든. 용돈 생기면 용돈도 쓰고... 우리 저녁에 끝나면 막걸리 파티하고 그래요. 그렇게 즐겁게 살아요, 지금."

바쁜 택배기사들은 아파트 오르 내리는 시간을 줄여 서로에게 도움이 됩니다.

<인터뷰> 반병길(CJ대한통운 서울 노원지점장) : "지역별로 거점을 만들어서 노인들에게 일자리를 제공함과 동시에 저희는 늘어나는 물량을 처리함으로써 서로 윈윈할 수 있는..."

3년 만에 이렇게 전국 130여 곳에서 일하는 실버택배원은 천 명으로 늘었습니다.

포털 사이트를 모니터링하며 욕설 댓글 등 유해 정보를 찾아 차단하는 직원들, 이 IT기업은 55세 이상만 뽑는게 원칙입니다.

잡지사 직원, 선생님 등 다들 IT직종과 상관없는 일을 했지만 입사 후 재교육을 받고 업무는 척척입니다.

<인터뷰> 고현진(58세/에버영코리아 콘텐츠 모니터링팀장) : "저희 시니어들이 의외로 인터넷과 스마트폰 사용으로 IT 문화와 익숙합니다. 입사 후에 철저하게 전문적인 교육을 받기 때문에 일하는데 아무런 어려움이 없습니다."

노인들은 생산성이 낮다는 편견을 깨고, 창사 3년 만에 직원 420명, 매출액 70억 규모로 성장했습니다.

틈새시장을 발굴한 게 비결입니다.

커피 향 가득한 카페에서 능슥하게 커피를 내리는 이들, 6~70대 이른바 할배 할매 바리스타들입니다.

<녹취> 석옥지(65세/인천 실버카페 바리스타) : "카페 라떼 따뜻한거요? (네, 맛있게 해주세요.) 알겠습니다."

전문성있는 자격증 취득으로 자립 가능한 길을 열었습니다.

사람들과 어울리며 젊음을 되찾는 건 덤입니다.

<인터뷰> 홍신표(70세/인천 실버카페 바리스타) : "사무실에 앉아 옴쌀달싹 못하는 것보다 활동을 하는게 오히려 이게 즐거워요. 굉장히 행복합니다."

우리나라는 올해 65세 이상 인구가 14%를 넘는 '고령사회'에 처음 들어서고, 15세~ 64세 사이 일할 수 있는 인구가 줄어드는 '인구절벽'까지 겹칠 전망.

노인 인력의 활용은 이제 절실한 문제입니다.

<인터뷰> 조영무(LG 경제연구원 연구위원) : "생산 가능 인구의 감소세에 대응을 하고, 잠재성장력을 유지해 나가기 위해서도 양질의 일자리를 노인층에 적극적으로 제공을 하고..."

더구나 노인 절반이 가난해 OECD 국가 중 최악의 상황이라 복지 차원에서도 정부 주도의 저임금 공공형 일자리를 넘어 새로운 일자리 창출은 필수입니다.

다만 청년세대와 일자리 갈등이 없도록 노인층에 특화된 새 직업군 개발을 위해 지혜를 모으는 게 필요합니다.

KBS 뉴스 유지향입니다.

유지향기자 (nausika@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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