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민석 전 국방부대변인, "군복무기간 단축, 정치적 표퓰리즘"

입력 2017. 1. 17. 19: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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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석 전 국방부대변인, “군복무기간 단축, 정치적 표퓰리즘”

-군복무기간 단축, 청년층 표심 얻기 위한 정치적 표퓰리즘
-복무기간 1년으로 줄이면 병력 약 14만쯤 줄어, 북한 병력 어떻게 상대하겠나
-참여정부가 잘못 예측해 세운 안보 계획을 지금 적용한다는게 맞겠나
-당장 북한이 도발할 수 있어. 김정은 무슨 판단할지 모르지 않나
-모병제, 돈있는 사람 문제 안되고 돈 없는 사람 군대 가는 꼴, 양극화 부추기는 꼴

[YTN 라디오 ‘곽수종의 뉴스 정면승부’]
■ 방송 : FM 94.5 (18:10~20:00)
■ 방송일 : 2017년 1월 17일 (화요일)
■ 대담 : 김민석 전 국방부 대변인

◇ 앵커 곽수종 박사(이하 곽수종)> 군복무기간을 1년까지 단축 가능하다,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전 대표, 대담집을 통해 이런 내용을 밝혔습니다. 이재명 시장은 10개월로 줄이자, 이런 제안도 내놨는데요. 군 관련 공약들, 선거 때면 어김없이 등장하죠. 이 문제, 어떻게 봐야 하는 것인지, 김민석 전 국방부 대변인 연결해서 의견 들어보겠습니다. 안녕하십니까?

◆ 김민석 전 국방부 대변인(이하 김민석): 네, 안녕하십니까?

◇ 곽수종> 군복무기간 1년으로 줄이자, 10개월로 줄이자, 이런 제안을 야권 대선주자들이 하고 있는데요. 현재 육군의 경우 몇 개월입니까?

◆ 김민석> 21개월입니다.

◇ 곽수종> 해군이 23개월이죠.

◆ 김민석> 네, 조금 깁니다. 공군이 24개월.

◇ 곽수종>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 김민석> 저는 이게 대선 때마다 단골 메뉴로 나오지 않습니까. 아마도 젊은 청년층의 표심을 얻기 위한 정치적 표퓰리즘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대선 주자라면 안보문제만은 좀 더 신중하게 생각했으면 하는 바람이 있습니다.

◇ 곽수종> 병력 감축 문제는 안보상황과 현역 자원 부족 등 검토해야 하는데, 여러 가지 다면적 평가 뒤에 하나의 중요한 결정으로 나와야 하는 것 아니겠습니까.

◆ 김민석> 그렇죠. 사실 병력 수급 문제가 매우 심각합니다. 북한의 안보적 위협은 날로 커지고 있고, 인구절벽으로 인해 병력 자원 부족은 커지고 있습니다. 현재 복무기간이 21개로는 우리가 원하는 병력을 유지하기 어려운 상황입니다. 오히려 늘려야 하는 상황인데 그러면 난리가 나겠죠. 그러나 북한에서 급변 사태와 같은 것이 일어나고 이러한 상황이 발생하면 훨씬 더 많은 병력이 필요한데요. 미국에 있는 한반도 전문가들은, 한국이 그럴 의지가 없는 것 아니냐는 의심을 하고 있기도 합니다.

◇ 곽수종> 마키아벨리는 나라를 지키려고 하는 의지가 없는, 총 한 발 쏘려고 하는 사람 하나 없는 나라를 지켜줘서는 뭐하나, 이런 얘기를 했는데요. 방금 말씀하신 내용은 안보 상황과 관련해서 현역 자원의 근무 기간을 줄인다는 것은 한미일 정보협정, 북핵 관련 내용, 미국 중국 간 항공모함을 둘러싼 경쟁, 이러한 모든 것을 고려한 상황에서 이렇다, 이렇게 나와야 하지 않습니까.

◆ 김민석> 맞습니다.

◇ 곽수종> 1년 줄이자는 주장은 가능하다고 보십니까, 어떻게 보십니까?

◆ 김민석> 지금 문재인 전 민주당 대표가 참여정부 시절 18개월까지 군복무 단축하는 계획을 세운 바 있다는 얘기를 하지 않습니까? 그런데 참여정부 시절 고민했던 것은 지금과는 전혀 다른 안보조건을 전제조건으로 하고 있습니다. 당시 참여정부는 북한 핵 문제가 해결되고 북한의 군사적 위협도 줄어들 것을 가정하고 세운 겁니다. 지금 현실을 보면 북한은 올해 안에 핵무기를 장착한 탄도 미사일을 배치할 거로 보이고, 병력은 오히려 늘어서 128만으로 증가했습니다. 과거 참여정부 시절에는 110만쯤 됐거든요. 참여정부가 결과적으로 당시 안보 여건 추세를 잘못 예측해서 세운 안보 계획을 지금 적용한다는 게 맞겠나 싶습니다.

◇ 곽수종> 4차 산업혁명으로 간다, 앞으로 우리 무기가 첨단화될 텐데, 이렇게 일차원적 군 운용 계획으로 갈 수는 없으니까 12개월로 단축 복무하는 것으로 바꾸면서 4차 산업혁명, 현대화하자는 얘기 아니겠습니까?

◆ 김민석> 좋은 말씀인데요. 일단 의무 복무 기간을 21개월에서 12개월로 줄이면, 병력이 약 14만쯤 줄어듭니다. 그런데 지금 63만 명 가까이 되는데요. 이게 2022년쯤 52만으로 줄어듭니다. 그 중에서 현역 자원 14만 명이 줄면 결국 전체 병력이 40만 이하로 됩니다. 문제는 북한 병력이 최근 128만입니다. 40만 이하면 딱 3배가 되거든요. 그렇다면 아무리 우리가 첨단 무기를 갖는다고 하더라도 3배나 되는 병력을 어떻게 상대하겠나 싶습니다.

◇ 곽수종> 재래 전쟁을 할 경우, 저도 육군 병장으로 만기 제대를 했는데요. 예를 들어 이등병에서 일등병 되는데 6개월, 상병 되는데 6개월, 이렇게 하면서 배우는 기술이 있지 않습니까? 그러면 12개월로 하면, 이게 사수와 부사수 간 제대로 된 인수인계가 가능할까요?

◆ 김민석> 맞습니다. 복무기간을 줄이면 말씀하신 것처럼 전투력이 저하됩니다. 지금 현재 유럽의 독일이나 이런 곳은 9개월, 12개월 하고 있거든요. 그런 나라는 목적이 다릅니다. 일단 주변 위협이 없는 상황이며 그런데 필요하니까 9개월씩 하면 많은 사람을 예비역으로 확보할 수 있지 않습니까. 유사시 동원 능력을 확보하는 겁니다. 안보를 생각해서 하는 거죠. 우리와 안보 여건이 다르죠. 당장 북한이 도발할 수 있기 때문에, 김정은이 무슨 판단을 할지 모르지 않습니까.

◇ 곽수종> 보수의 논리로 보면 그러한데, 다른 진영에서 보면 GDP의 10%나 되는 국방비를 쓰고, 최첨단 무기를 가져오는 우리나라 군인데, 아직까지도 재래식 무기에 의존하는 전쟁을 가지고 북한과 비교한다는 건 시대에 동떨어진 것 아니냐, 그래서 모병제로 돌아가야 한다고 말하지 않습니까?

◆ 김민석> 사실 이와 조금 다른 얘기인데요. 우리가 질 좋은 정예군이 아닙니다. 왜냐면 우리가 병력 수로는 세계 6위쯤 됩니다. 그런데 국방비는 10위거든요. 그래서 병력 1인당 국방비를 나누면, 병력 1인당 국방비 기준이 일본은 우리의 5배쯤, 미국은 9배쯤 됩니다. 우리 수준이 중국과 비슷합니다. 세계에서 50위쯤 됩니다. 우리는 사실 40조 6천억 원, 올해 국방 예산이 40조가 넘었는데요. 엄청나게 많은 돈 같지만, 실제로 128만 북한 상대, 중국 견제해야 하고, 일본도 견제해야 하고 보통 일이 아닙니다. 다 하는 게 쉽지 않기 때문에 예산은 많아 보이지만 실제로는 나눠지면 별 게 없다고 보입니다.

◇ 곽수종> 군의 현대화 계획과 군 복무 기간, 상당히 밀접한 관계 속에서 나오는 게 모병제 전환 얘기 아니겠습니까, 어떻게 보십니까. 군 복무 기간 단축과 모병제 전환, 이 공약이 선거 때마다 단골로 나오는데요. 어떻게 접근해야 올바른 방향이라고 보세요?

◆ 김민석> 문제점을 생각할 필요가 있습니다. 복무기간을 줄이면 전투력이 저하되거든요. 6개월씩 하는 이유가 있습니다. 익숙해지는 기간이거든요. 그런 것을 할 수 없는 상태에서 전역해버리면 전투력이 저하되고요. 모병제를 20만 명 정도, 14만 명 정도 하면 월 200만 원씩 줘서는 아마 못 할 겁니다. 지금 14만 명으로 늘리면 4조 2천억 정도 더 들어갈 거라고 생각되고요. 더 준다면 훨씬 더 들겠죠. 그런 문제가 있고요. 두 번째는 모병제를 확대하면 결과적으로 돈이 있는 사람은 문제가 안 되고 돈이 없는 사람은 군대 가는 꼴이 됩니다. 지금과 같이 양극화 문제가 심각한데, 이것을 부추겨서야 되겠나 이런 생각이 듭니다.

◇ 곽수종> 군 문제에 대해서는 정치적으로 민감한 문제라 더 많은 이야기를 하기 위해서는 세밀한 연구와 공부를 한 다음에 이 문제를 접근하는 것도 좋겠습니다. 오늘 말씀 감사합니다.

◆ 김민석> 네, 감사합니다.

◇ 곽수종> 지금까지 김민석 전 국방부 대변인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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