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랜드· GKL 등 10곳, 공기업 지정되나.. 관계 부처는 반발
[경향신문] 정부가 강원랜드, 그랜드코리아레저(GKL), 한국전력과 가스공사의 자회사, 산업은행, 기업은행 등 10여개 기관에 대해 공기업 지정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공기업으로 지정되면 매년 기획재정부의 공공기관 경영평가를 받아야 한다. 관계 부처는 일제히 반발하고 있다.
기획재정부는 조만간 공공기관운영위원회를 열어 10여개 ‘기타 공공기관’을 공기업으로 지정하는 방안을 확정하기로 한 것으로 17일 알려졌다. 해당기관은 광해관리공단 자회사인 강원랜드, 관광공사 자회사인 GKL, 한전 자회사인 한전기술, 한전 KPS, 한전KDN, 가스공사 자회사인 가스기술공사 등이다. 또 산업은행, 기업은행, 수출입은행 등 3개 금융공공기관도 포함돼 있다. 예탁결제원은 현행 기타 공공기관에서 준정부기관으로 지정하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다. 이들 기관은 지금까지는 ‘기타 공공기관’이어서 기획재정부의 경영평가 대상에서 빠져 있었다. 공공기관운영위원회는 이르면 25일, 늦어도 31일에는 열릴 것으로 보인다.
공공기관에는 3가지 종류가 있다. 기업성이 강하면 ‘공기업’, 기업성은 낮지만 정부지원이 많으면 ‘준정부기관’, 소규모거나 자율성을 인정해줘야 하거나 별도의 감독체계가 있는 경우는 ‘기타 공공기관’이다. 공기업과 준정부기관은 기재부의 경영평가를 받아야 하지만, 기타 공공기관은 공시만 하면 된다.
문제는 321개 공공기관 중 기타 공공기관이 202개에 달한다는 점이다. 기타 공공기관은 주무부처의 경영실적평가를 받지만 상대적으로 후하다는 지적이 많았다. 대우조선해양 사태가 불거졌던 2013년과 2014년 금융위 경영평가에서 산업은행은 연속으로 A를, 수출입은행은 A와 B를 받아 성과급 잔치를 벌였다며 국정감사에서 논란이 됐다.
경영평가 대상의 형평성 문제도 있다. 예컨대 같은 금융기관인데도 주택금융공사, 신용보증기금, 예금보험공사 등은 경영평가를 받고, 수은, 산은, 기은은 안 받았다. 도로공사와 가스공사는 경영평가를 받는데 카지노를 운영하는 강원랜드, GKL은 제외돼 왔다. 경영평가에 제외된 기타 공공기관들의 평균급료가 평균 1억원에 육박하면서 타 공기업을 압도한다는 지적도 국감에서 수시로 나왔다.
기재부 관계자는 “강원랜드, GKL, 수은·산은·기은 등은 규모면에서 볼 때 기타 공공기관으로 두기 어려운 측면이 있다”며 “GKL은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에, 산은과 수은은 대우조선해양 문제에 연루되며 투명성을 높여야 한다는 지적이 많았다”고 말했다.
관련 부처와 기관들은 반발하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 관계자는 “강원랜드는 광해관리공단가 출자한 회사여서 공기업 지정이 불가능한 걸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산은노조는 “공기업 지정은 독과점 기업에 적용하는 잣대로 시장에서 은행업을 하는 산업은행에는 맞지 않는 규제”라고 밝혔다.
<박병률 기자 mypark@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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