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의회의 돌출적인 '독도 소녀상'추진..외교적 '자충수' 되나

김민욱.김윤호 2017. 1. 17. 17: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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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의회가 독도에 ‘평화의 소녀상’을 세우기 위해 마련한 모금함. 수원=김민욱 기자
경기도의회가 독도에 ‘평화의 소녀상’을 세우기 위해 모금운동을 추진하겠다고 갑자기 선언하면서 한일 관계에 새로운 돌발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본지 1월17일자 10면> 이번 모금운동은 지난해 12월 13일 경기도의회에서 처음 공론화됐다. 모금운동 주최인 도의회 독도사랑·국토사랑회 회장인 민경선(더민주·고양3) 의원이 도의회 본회의장에서 5분 발언을 하면서다.

앞서 민 의원은 독도 평화의 소녀상 건립과 모금운동을 생각한 후 몇몇 동료의원의 자문을 구해 독도사랑·국토사랑회 모임때 제안했다. 지난해 10월 11일 출범한 독도사랑·국토사랑회는 순수연구단체로 의원 여야의원 34명이 참여 중이다. 출범취지는 '일본이 독도침탈 야욕을 버리지 않는 현실에서 우리의 역사를 알고 지키자'로 했다.

올해를 나라사랑 실천의 해로 정했다. 일본대사관 앞 항의시위, 위안부 할머니 지원시설인 경기 광주 나눔의 집 봉사활동, 소녀상 건립 등이 주요 활동계획이다.

민 의원이 5분 발언을 한 날은 서울 일본 대사관앞 평화의 소녀상이 세워진 지 5주년(12월14일)을 하루 앞둔 날이었다. 그는 이날 5분 발언에서 “일본의 역사왜곡과 우경화 속에 우리 경기도의회가 적극적으로 관심을 가지고 우리 땅 독도와 경기도의회에 소녀상 건립을 추진할 것을 촉구하기 위해 이 자리에 섰다”고 말했다. 이어 “일본이 끊임없이 침탈야욕을 보이고 있는 우리의 땅 독도에도 평화의 소녀상을 건립할 수 있도록 경기도가 적극 나서줄 것을 제안한다”며 “평화의 소녀상은 단순한 위안부 할머니를 추모하는 조각상이 아니다. 한 소녀가 시대의 혼란 속에서 자신의 꿈과 희망을 포기해야 했던 우리의 슬픈 자화상”이라고 강조했다.

도의회는 독도사랑·국토사랑회 주최로 지난 16일부터 모금운동에 돌입했다. 도내 31개 시·군내 도의회 지역상담소와 시민들의 왕래가 많은 시·군청사 로비에 모금함을 설치할 계획이다. 상반기에 도의회 앞에 소녀상을 세우고, 독도에는 하반기에 세울 방침이다. 2011년 12월14일 서울의 주한일본대사관 앞에 처음 소녀상이 세워진 것을 감안해 6주년이 되는 올해 12월14일 독도에 소녀상을 건립하기로 했다. 소녀상 하나를 세우는 비용이 3500만원인 점을 감안해 올해 말까지 7000만원을 모금하기로 목표를 세웠다. 경기도의회는 공식블로그를 통해 모금운동을 홍보 중이다.

하지만 민 의원은 장소 적절성 논란이 제기되자 “독도에 평화의 소녀상을 건립하려는 계획은 부산 일본영사관 앞 소녀상 철거논란이 발생하기 전으로 공론화를 거쳐 진행한 일”이라며 “장소 적절성 논란이 일면 토론 등 충분한 대화를 통해 합리적인 대안을 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독도를 지역구로 둔 경북도의회 의원들은 '독도 소녀상' 추진에 신중론을 편다. 민감한 독도의 현실을 잘 모르는 정치적 행동이라는 비판 의견도 한다. 울릉도(독도 포함)를 지역구로 둔 남진복 경북도의원(58·독도수호특위위원장)은 "독도는 영유권 수호 차원이고, 소녀상은 위안부 문제인데 둘을 섞어 놓으면 각각의 의미가 퇴색될 수 있다. (경기도의회의 움직임은) 자칫 외교문제를 일으킬 수 있어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독도 현실을 잘 모르고 추진하는 정치적 의도가 보인다. 독도는 정주시설 하나 설치하는 것도 힘이 든다. 독도와 소녀상이 짝을 이루는 상징적 의미가 있다고 판단했으면 진작에 우리 경북도의회가 추진했을 일"이라고 지적했다.김응규(62·김천) 경북도의회 의장은 "소녀상을 독도에 경북도의회와 상의 한마디 없이 설치하려는 행위는 적절치 못하다. (정치적인) 인기를 위한 것으로만 보일 뿐이다. 경기도의회가 독도 소녀상 설치를 공식화한다면 경북도의회 차원에서 의원들과 별도의 대응책을 마련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장두욱(64·포항) 경북도의회 부의장도 같은 의견이다. 그는 "영유권 문제 등 민감한 독도에 소녀상을 (경북도의회에 상의한번 없이) 설치하려는 것은 이치에 맞지 않다"고 지적했다.

수원·안동=김민욱·김윤호 기자 youknow@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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