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정태의 '박근혜 특검' 생생기록] 36. '신데렐라' 조윤선의 추락.. '왕실장' 파티도 끝나

박정태 선임기자 2017. 1. 17. 17: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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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와 관련해 조윤선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17일 오전 특검팀 사무실에 피의자 신분으로 출석하고 있다. 뉴시스

‘법꾸라지’라는 오명을 얻은 김기춘 전 청와대 비서실장과 박근혜 정부의 ‘신데렐라’로 불린 조윤선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결국 박영수 특별검사팀의 소환을 받고 오늘 특검팀 사무실에 출두했습니다.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와 관련해 직권남용 등 혐의의 피의자 신분으로 추락해 강도 높은 조사를 받았습니다. 두 사람에 대한 구속영장 청구 가능성이 높습니다. 이제 파티는 끝났고 법의 심판만이 남았습니다. 공식 수사 28일째(1월 17일 화요일)의 이야기입니다.

블랙리스트 작성과 관리를 주도한 혐의를 받고 있는 김기춘 전 청와대 비서실장이 17일 오전 피의자 신분으로 출석했다. 뉴시스


# 블랙리스트 의혹의 ‘몸통’=조 장관은 오전 9시15분쯤 특검팀 사무실에 나왔습니다. 그는 블랙리스트 작성·전달에 관여했느냐는 취재진 질문에 “특검 조사에 성실히 임하겠다. 진실이 특검 조사에서 밝혀지기를 기대한다”고 말한 뒤 조사실로 올라갔습니다. 현직 장관이 피의자로 소환된 것은 특검팀 출범 이후 처음입니다. 김 전 실장은 오전 9시45분쯤 출석했습니다. 그는 “최순실을 모른다는 입장에 변함이 없냐” “블랙리스트를 지금도 모르는가”라는 취재진의 물음에 아무런 답변도 하지 않은 채 조사실로 향했습니다.

블랙리스트는 청와대 정무수석실 산하 국민소통비서관실에서 작성해 교육문화수석실을 거쳐 문체부로 내려가 실행된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2013년 8월부터 2015년 2월까지 청와대 비서실장으로 있었던 김 전 실장은 이 리스트의 총지휘자로 지목된 바 있습니다. 조 장관은 2014년 6월부터 2015년 5월까지 청와대 정무수석으로 재직하면서 리스트에 관여한 혐의를 받고 있습니다. 특검팀은 블랙리스트 작성에 박근혜 대통령의 지시가 있었는지도 조사합니다. 특검팀은 두 사람에 대한 조사 후 구속영장 청구 여부를 결정할 예정입니다. 신병 처리가 결정되면 블랙리스트 수사는 마무리 수순으로 접어듭니다.

김 전 실장은 검찰총장과 법무부 장관을 역임한 인물입니다. 박 대통령의 최측근 인사로 비서실장 재직 시 막강한 권한을 휘둘러 ‘왕실장’ ‘기춘대원군’으로 불렸습니다. 변호사 출신인 조 장관의 이력도 화려합니다. 박 대통령의 각별한 신임을 받아 여성가족부 장관, 여성 최초의 정무수석에 이어 문체부 장관에 올랐습니다. 매력적인 외모에 세련된 스타일로 인기를 얻었습니다. 이런 점들로 인해 ‘신데렐라’로 통한 것이죠. 하지만 블랙리스트로 둘 다 ‘영어(囹圄·감옥)’의 몸이 될 처지에 놓이게 됐습니다. 조 장관은 국회 청문회 위증 혐의도 있습니다. 김 전 장관도 위증 혐의가 추가될 겁니다. 국회 국정조사특별위원회가 김 전 실장을 위증 혐의로 특검에 고발조치하겠다고 오늘 밝혔기 때문입니다.

지난 1일 청와대에서 출입기자단과 티타임을 하고 있는 박근혜 대통령. 박영수 특검팀은 박 대통령을 늦어도 2월 초순까지 조사해야 한다고 17일 공개적으로 밝혔다. 청와대 제공


# 박 대통령 2월 초순까지 조사=이규철 특검팀 대변인은 오후 정례브리핑에서 박 대통령 대면조사 시기를 공개적으로 언급했습니다. 늦어도 2월 초순까지는 해야 한다고 합니다. 그러면 그에 앞서 증거자료를 확보하기 위해 청와대 압수수색이 이뤄져야 합니다. 설 연휴기간에 압수수색이 시도될 가능성도 있군요.

Q. 김기춘의 경우 블랙리스트 의혹도 있지만 검찰 수사·인사 개입, 문체부 인사 개입 의혹도 있는데 같이 조사하나.
A. 네. 지금까지 제기된 의혹 중 저희가 자료를 확보한 부분에 대해 조사가 진행될 것으로 생각한다.

Q. 김기춘 집 압수수색 과정에서 자료 은닉 정황이 발견됐다고 하는데 긴급체포 가능성 있나.
A. 압수수색 과정에서 일부 증거인멸 정황이 포착됐다. 그러나 그것과 긴급체포와는 상관없을 것으로 안다.

Q. 김기춘 조윤선 구속영장 청구 가능성은?
A. 수사진행 이후에 사전구속영장 청구 여부를 결정할 것으로 예상한다. 사전구속영장 말씀드리는 것은 긴급체포 가능성이 크지 않다는 것이다.

Q. 김영한(전 청와대 민정수석) 업무수첩은 수사의 증거로 쓰인다고 보면 되나.
A. 네. 비망록 입수했고, 수사의 증거자료로 활용할 예정이다.

Q. 내일 오전 이재용 영장실질심사 때 특검에서는 검사 몇 명, 누가 가나. 심문 끝나고 발부 때까지 이재용 대기하는 장소는 어디인가.
A. 심사에 참석하는 검사의 성함을 밝히기 적절치 않은 것 같다. 3∼4명 예상한다. 실질심사 마치고는 서울구치소에서 대기 가능성 있다.

Q. 대통령 조사 시기는 대략 언제쯤인지? 대통령이 특검 중립성 문제 삼고 있는데 향후 조사 불응에 대한 대처는?
A. 대면조사 시기는 구체적으로 말 못하지만 늦어도 2월 초순까지는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지난번 대통령이 대면조사 응한다고 말해서 응한다고 보고 있지만 응하지 않으면 강제로 대면조사 할 수 있는 방법이 없어서 특별한 대책은 없다.

Q. 현재 특검에 고소고발, 수사의뢰 접수된 게 몇건이나 되나.
A. 정확히 알 수 없지만 특검에 상당한 고발장과 수사의뢰가 접수됐다. 아마 100건은 넘을 것이다.

Q. 김기춘 상대 조사 시 블랙리스트와 문체부 1급 공무원 찍어내기, 이 두 가지만 조사하나. 아니면 또 다른 의혹 조사도 이뤄지나.
A. 두 가지가 주된 조사대상으로 보는데 나머지 부분도 조사가 이뤄질 수 있다고 본다.

Q. 대통령 조사를 위해 대통령 측과 접촉하거나 시기 조율한 게 있나.
A. 대통령 대면조사 관련 사전접촉이나 조율은 하지 않은 것으로 안다.

Q. 블랙리스트 수사 관련해 오늘 이후 추가로 피의자로 소환될 사람 있는지? 또 블랙리스트 작성을 지시한 게 최종적으로 김기춘인지 아니면 대통령 지시를 받은 것으로 보는지?
A. 현재로서는 블랙리스트 관련 추가 소환자는 없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대통령 지시가 있었는지 여부는 그런 정황이나 물증이 있는지 계속 확인할 예정이다.

Q. 이병기 전 실장(2015년 2월부터 2016년 5월까지 청와대 비서실장)도 관련해서 조사했나.
A. 이 전 실장은 참고인으로 최근 조사했다.

Q. 특검이 특정한 블랙리스트 피해사례가 있나.
A. 피해사례는 수사 마무리되는 시점에 말씀드리겠다.

Q. 삼성 관련자 신병처리 문제에 김재열 사장(제일기획 스포츠사업총괄 사장) 얘기가 없다.
A. 삼성과 관련해서는 이재용 부회장만 사전구속영장을 청구했다. 나머지는 불구속 수사 원칙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안다. 세 분을 어제 불구속한 이유는 이 사건 뇌물공여로 인한 수익이 이재용 부회장에 미치고, 나머지 관계자는 조력이나 관여에 불과하고, 여러 언론이 얘기한 바와 같이 삼성의 경영상 공백을 배려한다는 차원에서 불구속 수사 원칙을 특검이 취한 것이다.

Q. 삼성의 부정청탁과 관련해 승계 부분이라고 했는데 국민연금 이외에 부정청탁 있나.
A. 어제 말씀드린 내용으로 추상적으로 말씀드릴 수밖에 없다. 내일 실질심사 앞두고 있어 구체적으로 얘기하기 곤란하다.

비선진료 의혹으로 17일 오전 소환된 김영재 원장. 뉴시스


# ‘비선 진료’ 의혹 수사도 본격화=박 대통령 ‘비선 진료’ 의혹 당사자 중의 한 명인 김영재의원 김영재 원장이 오늘 오전 9시쯤 피의자로 소환돼 조사를 받았습니다. 김 원장은 “진료기록부를 왜 조작했느냐”는 취재진 질문에 “그런 적 없다”고 답했습니다.

김 원장은 최순실씨의 단골 성형외과 의사입니다. 그는 청와대를 무단으로 드나들며 ‘비선 진료’를 했고, 정부와 서울대병원 등으로부터 각종 사업상 특혜를 받았다는 의혹을 받고 있습니다. ‘비선 진료’는 박 대통령의 ‘세월호 7시간’ 의혹과 맞닿아 있습니다. 그래서 세월호 7시간 의혹을 규명하는 데 있어 핵심적인 인물이기도 합니다.

한편 최순실씨 딸 정유라씨에 대한 이화여대 특혜와 관련해 구속영장이 청구된 김경숙 전 신산업융합대학장은 오늘 오전 10시쯤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영장실질심사에 출석했습니다. 그는 취재진이 “정유라에게 특혜를 줬느냐”고 묻자 “없다”고 거듭 오리발을 내밀었습니다. 구속 여부는 오늘 밤늦게 결정될 것으로 보입니다.

박정태 선임기자 jtpark@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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