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 정조준한 文, "4대강·자원외교·방산비리 조사하고 법적책임 물어야"

오수현 2017. 1. 17. 16: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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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계 향해 "정말 나쁜 사람들..참여정부 인사 무자비한 탄압"
문재인 전 민주당 대표가 이명박정부 당시 주요 정책사업인 4대강사업, 자원외교, 방산비리에 대한 진상조사와 책임자 처벌을 주장하고 나섰다. 이명박 전 대통령(MB)계 주요 인사들이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을 돕고 있는 상황에서 문 전 대표가 이명박 정권을 정조준하면서 이번 대선이 참여정부와 MB정부 세력 간 대결 구도로 전개될 수 있다는 전망이 제기된다.

문 전 대표는 17일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저서 '대한민국이 묻는다' 출판기념회에서 "MB정부 들어 참여정부는 물론 외곽 위원회라도 참여했거나, 공공기관·공기업에서 임원이라도 한 사람들에게 무자비한 탄압을 가했다"며 "정말 나쁜 사람들"이라고 말했다. 이어 "정치적 견해가 다른 쪽을 짓밟아 정권을 유지해 가려는 사악한 편가르기를 이명박·박근혜 정권이 해왔다"고 했다.

문 전 대표는 이번 저서에서도 상당 부분을 이명박정부 비판에 할애했다. 특히 4대강 사업에 대해선 "처음부터 말도 안되는 계획이었다"며 "그걸 주도했던 관료들 뿐만 아니라 교수 등 전문가집단까지 부화뇌동했다"고 비판했다. 이어 "정책적인 오류가 단순한 판단오류가 아니라 고의가 개입된 오류라면 정책을 결정한 당국자들은 말할 것도 없고 동조한 전문가와 지식인에게도 책임을 물어야 한다"며 "22조원이라는 국고가 투입된 4대강 사업에 대한 진상조사를 지금이라도 실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문 전 대표는 더 나아가 "4대강 사업은 물론 자원외교까지 법적책임을 물어 진상을 역사적으로 기록해야 한다"며 집권할 경우 이명박정부 당시 추진된 각종 국책사업에 대해 진상조사에 나설 것임을 내비쳤다.

그는 MB계 인사들에 대한 근원적 불신도 드러냈다. 우선 이명박 전 대통령을 향해선 "4대강 사업, 자원외교, 방산비리로 얼룩진 양상군자(梁上君子)"라고 했다. 양상군자는 '대들보 위의 군자'라는 의미로 도둑을 가리키는 비유적 표현이다. MB 사람들에 대해서도 "의무는 지키지 않고 반칙을 통해 특권만 누린 사람들", "(MB정부 때) 안보관계 장관회의 참석자 중 군필자는 국방부장관 한사람뿐" 등 강한 어조로 비판했다.

정치권에선 문 전 대표의 이같은 발언을 놓고 반 전 총장을 돕고 있는 MB계 인사들에 대한 경고이자, "반 전 총장이 부패한 집단의 지지를 받고 있다"는 메시지를 전하기 위한 의도로 해석하고 있다. 신율 명지대 교수는 "이명박정부 때 노무현 전 대통령이 세상을 떴는데 이에 대한 감정이 없을 수 없다"며 "동시에 MB계에 대한 비판으로 지지층을 결집시키려는 의도도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문 전 대표는 이날 간담회에서 '사드 입장 선회' 논란에 대해서도 적극 해명했다. 그는 "저는 사드 강행하겠다, 취소하겠다는 특별한 입장을 갖고 차기 정부로 미루라고 요구하는 게 아니다"라며 "박근혜정부가 원래 했어야 하는 공론화, 주변국 설득 과정을 다음정부에서 한 다음 가부를 결정하겠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문 전 대표는 교육관련 대선공약으로 '국공립대학 공동입학·공동학위제'를 제시했다. 서울대를 비롯한 지방 국공립대가 하나의 대학처럼 강의를 교류하고, 같은 학위를 부여하는 방안이다. 문 전 대표는 "서울대를 폐지하자는 게 아니라 지방 국공립대를 서울대 수준으로 끌어올리자는 취지"라고 말했다.

군 복무기간 단축 의지도 시사했다. 그는 "참여정부 때 국방계획은 18개월까지 단축하는 것이었고, 점차 단축돼 오다가 이명박 정부 이후 21∼24개월 선에서 멈췄다"며 "18개월까지는 물론 1년 정도까지도 가능하다고 본다"고 언급했다.

[오수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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