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파일] 결혼 앞둔 김승혁, 3년 만에 우승 도전.."AGAIN 2014!"

김영성 기자 입력 2017. 1. 17. 16: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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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KPGA 대상·상금왕 2관왕 등극…'정점' 찍고 내리막

-예비 신부 만난 뒤 안정 찾아 성적 반등…3월 25일 결혼 약속

-이번 주 싱가포르오픈에서 시즌 첫 출격…2014년 영광 재현 다짐

2014년 KPGA 상금왕과 대상을 석권했던 김승혁(31살)은 새 새즌을 앞두고 예감이 좋습니다. 1월 초부터 태국에서 동계 훈련을 통해 예전의 샷 감각이 많이 살아난 느낌을 받았다고 합니다.

김승혁은 이번 주 목요일(19일) 개막하는 SMBC 싱가포르오픈과 다음 주 미얀마 오픈에 2주 연속 출전하는데 지난 2년간 성적의 부침으로 인한 마음 고생이 있었던만큼 새해는 각오가 남다릅니다. 3월 25일 결혼을 약속한 예비 신부의 위로와 응원이 가장 큰 힘이 된다는 김승혁은 지금 '행복한 비상'을 꿈꾸고 있습니다. 잠시 팬들에게서 잊혀졌던 김승혁을 전화로 만났습니다.

오는 3월 25일 결혼식을 올리는 김승혁과 예비신부 최리 씨

Q. SNS 프로필 사진을 보니 결혼이 임박했다는 느낌이 오던데요?

"네. 최근 양가 합의로 날짜 잡았습니다. 고향 부산에서 결혼합니다. 예비 신부는 작년 초 후배 소개로 만나서 1년간 사귀었습니다. 직장 다니는 그래픽 디자이너인데, 저보다 한 살 아래지만 배려심이 많고 마음이 따뜻한 사람입니다."

김승혁은 2014년 5월 한국프로골프 KPGA투어 SK텔레콤오픈에서 생애 첫 우승을 차지한 데 이어 같은 해 내셔널 타이틀 대회인 코오롱 한국오픈 우승컵도 들어올리며 2009년 배상문 이후 5년만에 KPGA 상금왕과 대상 2관왕에 올랐습니다. 또 일본 JGTO투어 톱컵 도카이 클래식마저 석권하며 스타 기근에 시달리던 국내 남자 골프계에 늦깎이 스타로 주목받았습니다.

그런데 시대를 잘 못 타고 태어난 그는 성적만큼 대접받지 못했습니다. 기업들은 여자골프 KLPGA 투어에 비해 인기가 시들한 남자골프 KPGA 투어에는 좀처럼 지갑을 열지 않았습니다. 김승혁은 KPGA 상금왕과 대상을 차지하고도 메인 스폰서를 구하지 못해, 결국 일본과 한국을 오가며 오직 상금으로만 먹고 살아야 하는 이른바 '생계형' 골퍼가 됐습니다.

그런데 이 마저도 쉽지 않았습니다. 곧바로 슬럼프가 찾아온 것입니다. 일본을 주무대로 뛰었던 김승혁은 2015년 JGTO에서 부침을 거듭하다 상금랭킹 70위권으로 시즌을 마감했습니다. 상금 천만엔(약 1억원)은 경비로 다 나갔고, 이따금씩 짬을 내서 출전한 국내 대회 성적도 신통치 않았습니다. 6개 대회에 출전해 세 번이나 컷 탈락하고 고작 3천 7백여만원을 벌어 KPGA 상금랭킹도 56위로 곤두박질 쳤습니다.

Q. 갑자기 슬럼프가 왔을 때 많이 힘들었겠네요?

"2015 시즌이 끝났을 때 몸과 마음은 만신창이가 되었습니다. 의욕도 떨어지고 골프가 점점 힘들어지고 성격도 조금씩 공격적으로 변해가는 것 같았고요. 이 때 저에게 다가온 사람이 지금의 예비 신부입니다. 경기가 잘 안풀려서 답답할 때 제 짜증을 다 받아주더라고요. 스트레스를 어디에 풀겠냐고,자기한테 다 풀라고 하는데 어찌나 미안하고 고맙던지...... 아, 이 사람이구나! 싶더라고요. 제가 먼저 청혼했죠. "

오는 3월 25일 결혼식을 올리는 김승혁과 예비신부 최리 씨

Q. 예비 신부 만나고 성적이 좀 좋아졌나요?

"2015년에 바닥을 찍고 2016년 초에 이 사람을 만나면서 방황이 끝났어요. 마음에 점차 안정을 찾으면서 성적도 올라가기 시작했죠. 후반기엔 JGTO 비자 태평양 마스터스에서 공동 3위에 오르면서 자신감을 찾았어요. 상금 랭킹도 44위(2860만엔)로 뛰어올랐고 경제적으로도 좀 숨통이 트이게 됐죠. 아무튼 이 사람 만난 게 저로서는 큰 행운인 것 같고 제 골프 인생에서도 '터닝 포인트'가 될 것 같습니다."

Q. 올해는 어떤 목표를 세웠나요?

"일단 일본에서 20개 대회 이상 출전할 예정인데, 무조건 1승을 하고 상금 10위 안에 드는 것입니다. 그리고 스케쥴 봐서 한국 대회에도 6~7개 정도 나가려고요. 제가 우승했던 SK텔레콤오픈과 코오롱 한국오픈 중에서 꼭 다시 한 번 우승하고 싶습니다. 2014년의 모습으로 돌아가서 신부에게도 자랑스런 신랑이 되고 싶습니다."

Q. 메인 스폰서 소식은 아직도 없나요?

"2014년 한창 잘 나갈 때도 없었는데 지금이라고 있겠습니까? 제 성적도 안 좋고 국내 경제 형편도 좋지 않으니 이런 상황에서는 제가 더 열심히 해서 우승도 많이 하고 기 업들이 서로 후원하겠다고 탐낼 만한 선수가 되는 방법 밖에는 없을 것 같습니다.

Q. 용품 계약은?

 

"2015년부터 2년간 타이틀리스트를 썼고 올해부터는 다시 2014년 클럽으로 돌아와서 테일러메이드 드라이버와 우드를 쓰기로 했습니다. 아이언은 캘러웨이, 하이브리드 클럽과 웨지, 퍼터는 타이틀리스트로 구성했습니다."  

김승혁은 올해 첫 대회인 SMBC 싱가포르오픈 출전을 위해 16일 싱가포르에 도착해 센토사 골프장 코스 적응에 구슬 땀을 흘리고 있습니다. SMBC 싱가포르오픈은 지난해 송영한이 당시 세계랭킹 1위였던 조던 스피스를 꺾고 우승해 화제가 됐던 대회입니다. 아시안투어와 일본 프로골프협회(JGTO)가 공동 주관하는 대회로 JGTO의 2017시즌 해외 개막전입니다.

김승혁 선수

Q. 이번 대회 목표는?

"일단 첫 대회 목표는 톱텐입니다. 태국에서 동계 훈련하면서 준비 많이 했습니다. 새벽 5시 반에 일어나 밤 10시에 잠자리 들 때까지 식사 시간만 빼고 종일 훈련만 했습니다. 몸도 만들고 샷도 가다듬고요. 작년 이맘 때와 비교하면 몸도 마음도 한결 가벼워졌고 자신감도 많이 생겼어요.  또 결혼에 따르는 책임감도 있으니 한 계단 한 계단 신중하게, 단단하게 올라가야죠."

김승혁은 싱가포르-미얀마 대회를 마치고 다시 태국으로 돌아가 동계 훈련을 이어갈 예정입니다. 그리고 결혼 준비를 위해 잠시 귀국했다가 4월 13일 JGTO의 일본 국내 개막전인 도켄 홈메이트컵 대회 출전으로 본격적인 시즌에 돌입합니다. 한국 팬들에게는 매경오픈에서 새해 첫 인사를 할 계획입니다. 신혼 여행은 미뤘다가 시즌 끝나고 겨울에 간다고 합니다.

'AGAIN 2014, 새로운 도약'을 선언한 예비 신랑 김승혁의 힘찬 날개짓을 지켜보겠습니다.

 

김영성 기자yskim@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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