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기문, 봉하마을 거쳐 팽목항으로 '영호남 통합행보'

김해=김민우, 구경민 우경희 박소연 기자 2017. 1. 17. 16: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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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300](상보)노무현 묘역 참배 "정치교체 하겠다"..팽목항 찾아 추모·전남서 1박

[머니투데이 김해=김민우, 구경민 우경희 박소연 기자] [[the300](상보)노무현 묘역 참배 "정치교체 하겠다"…팽목항 찾아 추모·전남서 1박]

반기문 전 유엔사무총장과 유순택 여사가 17일 오전 경남 김해 봉하마을 고 노무현 전 대통령 묘역을 참배하고 있다. 2017.1.17/뉴스1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연일 안보행보를 달려온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이 영호남을 넘나들며 다시 대통합 행보에 나섰다. 반 전 총장은 17일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의 묘역이 있는 경상남도 김해 봉하마을을 찾았다. 권양숙 여사를 예방한 후 세월호 참사가 있었던 전남 진도 팽목항을 찾아 추모했다. 이같은 광폭행보는 진보 진영을 공략함으로써 유력대권주자인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추격하겠다는 의미로 읽힌다. 공식 대선 출마전 국민의 소리를 경청하는 행보로도 보인다.

◇"대권도전 어림없다" 봉하마을서 '냉대'받은 반기문

반 전 총장은 노무현정부 시절 노 전 대통령으로부터 외교통상부 장관과 유엔 사무총장 후보로 발탁된 각별한 인연이 있다. 하지만 보수 성향의 대권주자로 인식된 탓에 '친노(친노무현)의 성지'로 불리는 봉하마을에서 친노지지자들의 거센 항의를 받았다. 반 전 총장으로서는 귀국 후 처음 받아보는 냉대였다.

손피켓 등에는 '배신자', '기름장어', '할머니들의 피눈물 상처에 소금을 뿌렸다' 등 원색적인 비난이 난무했다. 참여정부 당시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의 전폭적인 지원 속에 유엔 사무총장이 당선되고도 노 전 대통령 서거 당시 장례식에 참석하지 않은 '원죄'에 대한 앙금이 그대로 남아있었다.

오전 9시 40분께 반 전 총장이 모습을 보이자 현장에는 "반기문은 한국을 떠나라!"는 외침이 이어졌다. 일부 노 전 대통령 지지자들은 반 총장을 따라가며 피켓을 들고 항의를 이어갔다. 반 전 총장 내외가 노 전 대통령 묘역인 너럭바위 참배와 방명록 작성을 마치자 시위대가 다시 규탄 구호를 외쳤다.

참배를 마친 반 전 총장 내외는 곧바로 권 여사를 만났다. 예방 후 기자들과 만나 "노 전 대통령이 정치교체를 해야 한다고 말한 것이 가슴에 깊이 남는다"며 "이제는 국민이 주인되는 정치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노 전 대통령 시절 청와대 비서관을 지낸 김경수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두 사람이 화기애애한 분위기에서 청와대에서 같이 지낼 당시의 얘기 등을 나눴다고 전했다.

◇팽목항 찾아 추모·전남서 1박…'민생행보'

반 전 총장은 권 여사를 예방한 이후 팽목항으로 자리를 옮겨 세월호 희생자들을 추모했다. 반 전 총장은 명량대첩탑 및 해전사 기념 전시관을 방문하고 전남 영암군의 영암읍 마을회관에서 주민들과 만나 이곳에서 하루를 묵는다. 이튿날 광주 5·18 민주묘지를 참배하고 조선대학교 강연에 이어 최근 화재 피해를 본 전남 여수 수산시장을 방문하는 등 전날 경남 거제와 부산에서 시작한 '영호남 통합 행보'를 이어간다.

이날 반 전 총장은 광주·전남을 거쳐 곧바로 보수 진영의 '심장부'로 불리는 대구로 이동할 예정이다. 대구에선 역시 큰 화재로 피해를 본 서문시장과 대구 청년회의소를 방문한다. 지역 구도에 얽매이지 않고 '민생'을 돌보는 이미지를 심어주고 청년·대학생들과 두루 접촉하면서 지지 기반을 넓히려는 것으로 보인다.

◇반기문, 턱받이 이어 퇴주잔 논란에도 "친구돼달라" 페이스북 개설

반 전 총장이 조문 때 받은 퇴주잔을 마셔버리는 행동으로 또 구설수에 올랐다. 최근 온라인커뮤니티를 중심으로 반 전 총장이 지난 14일 선친 묘소에 성묘하는 과정에서 버려야 할 퇴주잔을 마셨다는 논란이 제기됐다. 그러자 반 전 총장 측은 이날 보도자료를 통해 "제례 등은 정해진 규칙이 있는 것이 아니라, 각 지역마다 각 마을마다 관습이 다르다"며 "반기문 총장은 집안 관례대로 제례를 올렸다"고 밝혔다. 이를 놓고 반 전 총장이 한국문화를 잊었다는 지적과 퇴주가 아닌 음복할 차례에 마신 것이 악의적으로 편집된 것이라는 등의 옹호론도 동시에 제기됐다.

앞서 반 전 총장은 지난 14일 충북 음성 사회복지시설 꽃동네를 방문해 수발봉사 활동을 하며 환자가 아닌 자신이 턱받이를 두르고 누워있는 환자에게 죽을 떠먹이는 장면이 포착돼 누리꾼들의 비난을 샀다.

이런 가운데 반 전 총장은 이날 페이스북에 개정을 마련하고 SNS '민심 소통'을 시작했다. 반 전 총장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남긴 첫 글을 통해 "저는 오늘부터 SNS 열린공간을 통해 여러분과 함께 따뜻한 대화를 나누고 싶다"며 "여러분들 국민 한 분 한 분의 목소리를 제가 귀담아 크게 듣겠다. 속삭이는 목소리도, 저를 나무라는 목소리도 달게 듣겠다"고 썼다.

이어 "여러분들이 주시는 말씀은 저에게 큰 힘이 될 것"이라며 "자! 이제부터 반기문의 친구가 돼주세요. 감사합니다. 사랑합니다"라고 글을 마무리했다.

김해=김민우, 구경민 우경희 박소연 기자 kmkoo@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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