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포트+] AI 사태 2달..앞으로 3주가 변수다

김도균 기자 2017. 1. 17. 15: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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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대 최악'의 AI가 과연 언제쯤 진화될 수 있을까요?

지난해 11월 16일 처음 발생한 고병원성 조류 인플루엔자(AI) 사태가 두 달째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앞으로 3주가 AI 사태 종식의 중요한 고비가 될 전망입니다.

AI 중앙사고수습본부에 따르면 지난 2달 동안(16일 기준) 790 농가, 3,202만 마리의 가금류가 살처분됐습니다. 살처분 보상금 추정액도 2,562억 원에 이를 전망입니다.

AI는 최근 진정 국면에 접어들었다는 평이 조심스럽게 나오고 있습니다. 최근 2주 간 의심신고 건수가 하루 한 두건 정도에 불과하기 때문입니다. 특히 15일과 16일 이틀 연속으로 의심건수가 단 한 건도 접수되지 않았습니다.

다만 AI 바이러스의 잠복기가 최장 20일인 점을 고려하면 다음 달 초까지는 추가 의심건수가 접수되지 않아야 안심할 수 있는 상황입니다.

바이러스를 확산시킬 수 있는 여러 변수가 여전히 존재해 아직은 안심할 수 없다는 게 전문가들의 평가입니다.

■ 가창오리 35만 마리 북상

무엇보다도 AI의 주범으로 여겨지는 가창오리 수십만 마리가 대규모로 이동하고 있다는 것이 우려되는 지점입니다.

농림축산식품부와 환경부에 따르면 지난 14일부터 전북 고창 동림저수지에서 서식하던 가창오리 35만 마리가 금강호 쪽으로 북상하기 시작했습니다.

오리는 바이러스에 감염돼도 증상이 바로 나타나지 않는 데다가, 배설물을 통해 바이러스를 대량 배출하는 것으로 알려져 주변 농가에서의 AI 재확산 우려를 낳습니다.

가창오리는 전북 금강호를 거쳐 평택과 인접한 충북 삽교호 인근까지 북상합니다. 

이에 방역 당국은 가창오리 이동 시기에 맞춰 금강호 등 철새도래지 주변의 농가 소독을 강화할 방침입니다.

■ 설 연휴 이동 변수

민족 대명절 '설' 연휴도 또 다른 변수로 거론되고 있습니다. 설 연휴 기간에 방역 취약 농가를 중심으로 바이러스가 재발할 수 있다는 우려가 있는 겁니다.

현재 AI 피해를 본 가금류 사육농가와 인근 마을 주민들은 이동제한 조치로 전혀 움직일 수 없는 상황입니다. 대형 양계 농장의 경우에는 직원들이 모두 출입이 전면 통제된 채 안에서만 지내고 있습니다.

물론 설 연휴를 맞아 고향을 찾는 자녀들도 있을 수 있고, 혹시라도 이동 제한 조치를 어기고 고향집으로 가는 사람도 있을 수 있습니다.

이렇게 대규모의 인구 이동이 벌어지는 명절 연휴에는 실질적으로 차단방역이 효과적으로 이뤄지기 어렵다는 점을 당국도 잘 알고 있습니다. 때문에 연휴 전까지 확실한 대책을 마련하겠다는 입장입니다.

■ 새로운 고병원성 바이러스 발견도 변수

올겨울 전국에 확산한 AI 바이러스는 H5N6형 바이러스입니다. 그런데 다른 AI 바이러스가 추가로 발견됐습니다. 바로 H5N8형입니다.

지난달 18일과 이번 달 12일, 두 차례에 걸쳐 경기도 안성에서 발견됐습니다. 그런데 지난달 18일 검출된 H5N8형이 과거 2014~2015년 바이러스와 유형은 같지만 유전자 조합은 일부 달랐습니다.

때문에 농식품부는 이번에 검출된 H5N8형이 올겨울 한반도에 들어온 철새를 통해 새로 유입된 바이러스일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 한파에 AI 방역 효과도 떨어져

게다가 맹추위로 인해 방역 여건도 최악으로 치닫고 있습니다. 날씨가 추워질수록 AI 바이러스의 생존력은 강해지는 반면, 소독 효과는 떨어지기 때문입니다.

AI 바이러스는 공기 중 온도와 습도가 낮을수록 생존력이 오래갑니다. 특히 물에서 더 오래 생존하는 특징이 있어 물의 온도가 영하로 내려가면 생존기간은 최대 7배 이상 늘어납니다.

반면 소독약은 기온이 낮아질수록 효력이 떨어지는데, 특히 대부분 농가에서 사용하고 있는 산성제 성분의 소독약은 온도가 4℃ 아래일 경우 효과가 급속도로 떨어지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또 한파로 인한 소독장비의 동파 가능성도 무시할 수 없는 요인입니다. 이에 따라 방역 당국은 거점 소독 시설이 얼지 않도록 천막, 열풍기, 열선 등 보온설비를 구비하기로 했습니다.

정부는 "과거에도 잠복기에 바이러스가 순환되는 경우가 있었다"며 "이런 때일수록 긴장의 끈을 놓지 않겠다"고 말했습니다.

AI 발생 2달. 역대 최악으로 기록될 이번 피해가 잦아들기 위해서는 일단 끝까지 긴장의 끈을 놓지 않고 방역에 최선을 다해야 합니다.

그리고 그 이후에는 이렇게 피해가 확산한 이유를 명백히 밝혀 다시는 이런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하는 것도 중요합니다.

특히 늑장 대응으로 화를 키웠다는 비판을 받고 있는 정부의 대응에 대해서는 뼈아프게 반성해야 할 것입니다.

(기획, 구성 : 김도균, 정윤교 / 디자인 : 임수연)      

김도균 기자getset@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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