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성 논란' kt 장성우, 재기까지 갈 길 멀다

이준목 입력 2017. 1. 17. 15:05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사법적 처벌과 KBO 징계는 모두 끝나, 싸늘한 여론이 걸림돌

[오마이뉴스이준목 기자]

프로야구 kt 위즈 포수 장성우는 지난 1년여간 논란의 중심에 있다. 한때 촉망받은 차세대 포수였던 장성우는 2015년 당시 전 여자친구와 나눈 SNS 대화내용이 공개되어 큰 파문을 일으켰다.

폭로된 내용에 따르면 장성우는 야구계 동료들과 감독, 심지어 치어리더에 이르기까지 무차별적인 비방과 폭언을 일삼은 사실이 여과없이 드러났다. 비록 본인이 공개할 의도가 있었던 것은 아니라고 하지만, 팬들의 사랑을 먹고사는 유명 프로선수가 야구장 밖에서 드러낸 어두운 실체는 야구팬들에게도 큰 충격과 배신감을 안긴 바 있다.

장성우는 결국 명예훼손으로 고소를 당했고 법원에서 유죄가 인정되어 약 700만원에 해당하는 벌금형을 선고받았다.구단과 KBO로부터도 벌금과 출전정지, 사회 봉사활동 등의 징계를 피하지 못했다.

하지만 그보다 더 싸늘했던 것은 팬들의 여론이었다. 장성우 사건은 어떤 재능을 지닌 선수라고 할지라도 올바른 사회적 인성과 소양을 갖추지 못하면 안된다는 것을 보여주는 반면교사로 남았다. 장성우는 2016년 결국 팀 전력에서 완전히 배제되어 한 경기도 나서지 못했다.

장성우에게 다시 한 번 기회를 주겠다는 kt

kt는 올해 김진욱 신임 감독이 부임하며 새로운 출발을 앞두고 있다. 그런데 김 감독은 최근 2월 스프링캠프에 장성우를 합류시키겠다는 방침을 발표하여 팬들의 반응이 엇갈리고 있다.

물론 kt 구단과 신임 감독으로서는 한 번쯤 장성우의 거취에 대한 입장을 어떻게든 정리하고 넘어가야 할 시점이기도 했다. 김진욱 감독은 장성우 파문이 벌어졌을 당시 외부인이었기 때문에 책임져야 할 일이 없다.

김 감독은 장성우에게 최소한 스프링캠프에서 경쟁할 수 있는 기회를 주겠다는 입장이다. 일단 법적 처벌과 야구계 징계까지 모두 완료한 만큼 장성우의 복귀에 대하여 더 이상의 제약은 없는 상황이다. 구단으로서도 2015년 트레이드 당시 큰 기대를 걸고 영입했던 장성우를 더 이상 방치할 수만은 없는 입장이다.

하지만 장성우를 향한 여론이 여전히 곱지않다는 게 걸림돌이다. 차라리 법적 처벌은 정해진 수위와 기한이라도 있지만, 여론의 재판에는 공소기한이 없다. 많은 팬들이 사건이 처음 벌어졌을 당시 장성우의 야구계 퇴출을 요구할 만큼 분위기가 험악했다. 지난해는 그저 장성우가 팬들의 시야에서 멀어지며 잠잠해진 듯 보일 뿐 그가 다시 그라운드로 복귀한다면 논란이 재점화될 것은 불을 보듯 뻔하다.

팬들의 외면을 받은 선수가 결코 오래 갈 수 없다는 것은 2011년 전 두산 소속이던 임태훈의 사례가 대표적이다. 당시 임태훈은 두산의 주축 불펜이자 국가대표에도 승선하며 촉망받던 20대 유망주였다. 하지만 불미스러운 스캔들에 연루되며 이미지가 망가졌고 급격히 몰락의 길을 걸었다. 임태훈이 직접 어떤 법적 책임을 져야 하는 상황은 아니었지만, 적절하지 못했던 처신으로 야구팬들 사이에서 임태훈에 대한 이미지는 돌아올 수 없는 강을 건넌 뒤였다.

이후 임태훈은 끝내 예전의 기량을 회복하며 재기하지 못했다. 굳이 스캔들 사건 때문만은 아니고 허리 부상 후유증이 겹친 탓도 크지만, 이후로 내리막길은 걸은 것은 분명한 사실이다. 직업상 항상 주목받는 것을 피할 수 없는 유명 야구선수로서 계속되는 야구팬들의 따가운 시선에 대한 부담감도 상당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장성우가 복귀를 시도한다면 제 2의 임태훈이 될 가능성도 높다. 장성우가 그라운드에 나설 때마다 많은 팬들은 자연히 SNS 사건을 떠올릴 수밖에 없다. 물론 그것도 감수해야 할 본인의 업보지만 극복하기가 말처럼 쉬운 것은 아니다.

야구를 잘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은 바로 얼어붙은 팬들의 마음을 되돌릴 수 있느냐다. 장성우가 저질렀던 잘못은 단지 야구만으로 속죄할 수 있는 차원을 넘어선지 오래다. 장성우가 진정으로 재기하기 위해서는 아직 갈길이 멀어보인다.

저작권자(c) 오마이뉴스(시민기자),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Copyright© 오마이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