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로연 비용에 전세값까지 뇌물 받은 군

김관용 입력 2017. 1. 17. 14:00 수정 2017. 1. 17. 14: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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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 당국이 로켓탄 폐기처리 사업자를 선정하면서 화약류 폐기 처리 능력도 없는 업체와 계약을 체결하는가 하면 계약 단가를 부풀려 555억원의 예산을 낭비한 것으로 감사원 감사결과 드러났다.

이같은 부실업체 선정으로 로켓탄 폐기 과정에서 3명이 사망하고 8명이 부상을 입었지만 군 당국은 이를 묵인하고 추가 계약까지 체결한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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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0mm 다연장 로켓탄 폐처리 사업자 선정 감사원 감사
국방부·육군·방사청·국과연 총체적 비리 사실 드러나
업체 과실로 11명 사상..軍, 제재없이 추가 계약도

[이데일리 김관용 기자] 군 당국이 로켓탄 폐기처리 사업자를 선정하면서 화약류 폐기 처리 능력도 없는 업체와 계약을 체결하는가 하면 계약 단가를 부풀려 555억원의 예산을 낭비한 것으로 감사원 감사결과 드러났다. 이 과정에서 군 담당자는 이 업체로부터 3억 원을 수수했다. 이같은 부실업체 선정으로 로켓탄 폐기 과정에서 3명이 사망하고 8명이 부상을 입었지만 군 당국은 이를 묵인하고 추가 계약까지 체결한 것으로 나타났다.

◇피로연 비용에 아파트 전세금까지 뇌물로 받은 軍

17일 감사원에 따르면 국방부는 2012년 1월 130mm 다연장 로켓탄 폐기 처리 사업에서 입찰공고와 세부평가기준도 없이 ‘후처리’(잔류물 처리) 기술을 보유하지 않은 A사를 사업자로 선정했다. 이 과정에서 육군은 A사에 로켓탄을 불법 제공하고 불필요한 기술검증 용역을 발주하거나 사실을 왜곡하는 등으로 기술력이 부족한 A 업체가 사업자로 선정되도록 편의를 제공했다.

국방과학연구소(ADD) 역시 기술력이 부족하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A 업체에 유리하게 기술평가를 실시함으로써 A업체가 사업자로 선정되는 빌미를 제공했다. 국방부는 환경 및 안전 관련 인허가 여부의 확인과 입찰공고 등 정당한 절차를 거치지 않고 기술력이 없는 A를 사업자로 선정했다.

육군의 130mm 다연장 로켓포인 ‘구룡’ 사격 모습 [사진=국방과학연구소]
특히 국방부와 육군은 A사와 공모해 1발 당 처리 적정단가(6~9만여 원)보다 높은 21만여 원을 일반원가로 산정하고 방산원가 적용대상이 아닌 폐기처리사업에 방산원가를 적용해 28만여 원을 예정가격으로 결정했다. 또 계약물량도 국방부의 폐기승인을 받지 않아 폐기대상이 아닌 로켓탄까지 포함해 계약물량으로 산정했다.

이처럼 단가와 물량을 과다하게 잡아 로켓탄 폐기처리 계약을 860억여 원에 체결했다. 555억여 원이 과다산정된 것이라는게 감사원 감사 결과다.

이 과정에서 육군 중령 B씨는 A사 대표와 공모해 처리단가를 조작하는 등 편의를 제공하고 그 대가로 3억 원의 뇌물을 수수한 것으로 드러났다. B씨는 A사의 체크카드를 받아 가족 결혼식 피로연 비용으로 400만여 원을 사용하는 등 115회에 걸쳐 1400만여 원을 사용했다. 또 장모 명의의 차명계좌로 1억 원을 받아 9000만 원을 아파트 전세자금으로 사용하기도 했다.

◇사상자 발생에도 제재 안해, 오히려 추가 계약

A사는 계약 이후 후처리 기술이 없어 폭발성 잔류물을 인구가 밀집한 도시지역 등의 임대창고에 쌓아서 보관했다. 그런데도 육군에서 A사에 파견한 감독관은 잔류물 처리 실태를 제대로 확인하지 않았다.

이에 따라 2013년 4월 A사는 잔류물을 무단반출해 로켓탄 포장지인 것처럼 속이고 일반폐기물 처리업체에서 이를 폐기하려 했다. 하지만 차량적재 과정에서 폭발사고가 발생해 3명의 사망자와 8명의 부상자가 발생했다.

폭발사고가 발생했음에도 방위사업청과 국방부는 A사를 고발하거나 부정당업자 제재를 하지 않았다. 오히려 국방부는 A사의 요구에 따라 잔류물을 군 소각시설에서 처리할 수 있도록 규정을 개정하기까지 했다. 육군 역시 A사가 계약을 위반했다는 내부의견에도 2015년 5월 A사와 64억여 원 상당의 추가계약을 체결했다. 폐기처리할 로켓탄이 없자 정비대상 탄약을 폐기물량으로 제공하는 등의 성의까지 보였다.

김관용 (kky1441@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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