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시호, 김종 차관을 'Mr. 팬더'로 지칭..최순실은 '대빵' 표기

강진아 2017. 1. 17. 13:54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검찰 "문체부 기밀문건 등 장시호 금고서 발견"
"강릉 빙상장 평창올림픽 후 존치, 장씨 미리 알아"

【서울=뉴시스】사진공동취재단 = 장시호, 김종, 최서원(최순실) 제1회 공판이 17일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가운데 최서원(최순실), 김종, 장시호가 피고인석에 앉아 있다. 2017.01.17.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강진아 나운채 기자 = 김종(56) 전 문화체육관광부 2차관이 최순실(61·구속기소)씨에게 건넨 문체부 내부 기밀문건을 조카 장시호(38)씨도 갖고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해당 문서에서 장씨는 김 전 차관을 'Mr. 팬더'라고 표시했고, 다른 문건에선 이모인 최씨를 '대빵'이라고 적었다.

검찰은 17일 한국동계스포츠영재센터 내 장씨의 금고에서 발견한 압수문건들을 증거로 제시하며 세 사람간의 공모관계를 입증하는 데 주력했다.

이날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부장판사 김세윤) 심리로 열린 최씨와 장씨, 김 전 차관의 1차 공판에서 검찰은 "장씨의 금고에서 당시 문체부 내부 기밀 문건이 발견됐다"며 "5개 광역거점의 체육인재 육성사업과 관련해 최씨가 운영하는 K스포츠재단에서 작성한 문건이며 장씨의 메모가 적혀 있다"고 밝혔다.

검찰은 "김 전 차관은 이 사업에 관한 문체부 기밀문건을 최씨에게 전달해 공무상비밀누설 혐의를 받고 있다"며 "장씨도 이를 보관하고 있던 것"이라고 강조했다.

검찰은 "문건에 '거점별 지원종목' 등이 적혀 있는데 강릉 빙상장에 빙상종목을 후원한다는 내용이 있다"며 "스케이트 선수 김동성씨 진술에 따르면 당시 빙상인들조차 강릉 빙상장이 평창 올림픽 이후 존치될 것을 알 수 없었다고 진술했는데 장씨는 이를 버젓이 알고 있었다"고 지적했다.

또 지난해 3월 작성된 춘천 빙상장을 활용한 5대 거점 체육인재 육성사업 관련 문건을 제시했다. 검찰은 "놀라운 사실은 춘천 빙상장의 경영지원 및 관리를 영재센터가 맡기로 했다고 써 있는 것"이라며 "최씨와 김 전 차관, 장씨 간에 상당히 긴밀한 관계가 형성돼 있다는 것"이라고 규정했다.

검찰은 장씨의 금고에서 발견된 서류 뭉치에 적힌 'Mr. 팬더'는 김종 당시 문체부 차관을 가리킨다고 설명했다.

검찰은 "금고에서 장씨의 서류로 추정되는 파일철에 'Mr. 팬더 서류'라고 장씨 필체로 적혀있다"면서 "영재센터 관계자들은 장씨가 김 전 차관을 '미스터 팬더' 또는 '미스터' 라고 불렀다고 진술했다"고 전했다.

이어 "문건들은 장씨가 김 전 차관으로부터 받았거나 그에게 줄 문건으로 보인다"며 "둘 사이의 관계를 미뤄 짐작할 수 있다"고 역설했다.

【서울=뉴시스】사진공동취재단 = 국정농단 사태의 주범인 ‘비선실세’ 최순실씨가 17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1차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이에 앞서 최시 조카 장시호씨(오른쪽)와 김종(가운데) 전 문화체육관광부 차관이 입장했다. 2017.01.17. photo@newsis.com

또 영재센터에서 압수한 문건들을 통해 "장씨는 KT의 동계올림픽 스포츠단 창단제안서를 보관하고 있었고 꼼꼼히 메모한 흔적도 있다"면서 "춘천 송암스포츠 타운에 종합레포츠사업이 추진된다는 문건도 있으며 김 전 차관으로부터 받았을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최씨 지시로 장씨와 직원들이 함께 작성한 문건들이 발견됐다"며 "비닐 파일에 최씨를 지칭하는 것으로 보이는 '대빵 드림'이라고 장씨 자필로 써 있다"고 덧붙였다.

검찰은 이어 안종범(58)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의 수첩을 제시하며 박 대통령이 영재센터에 대한 후원의 구체적 내용을 알고 있었다고 주장했다.

검찰은 "안 전 수석 수첩에는 '동계영재센터 박재혁 회장, 이규혁 전무. 24~26 춘천 피규어 꿈나무 캠프. 계약서 송부. 9.7억'이라고 적혀 있다"며 "박 대통령이 한 말을 적은 것으로 박 대통령은 영재센터 임원과 캠프 일정을 알고 있었고 (삼성이 지원한) 2차 후원금이 부과세를 제외하고 9억7000만원이라는 것도 정확히 알고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최씨는 김 전 차관, 장씨와 함께 2015년 10월부터 지난해 3월까지 삼성그룹 프로스포츠단을 총괄하는 김재열 제일기획 스포츠총괄사장에게 압력을 행사해 장씨가 운영하는 센터에 16억2800만원을 후원하게 한 혐의로 구속기소됐다.

또 이들은 함께 공모해 문체부 산하 공기업 GKL이 해당 센터에 2억원을 후원하는 과정에 개입한 혐의도 받았다.

김 전 차관은 지난해 3월 K스포츠재단과 더블루케이가 대한체육회를 대신해 광역스포츠클럽 운영권 등을 독점할 수 있도록 문체부 비공개 문건을 최씨에게 전달한 혐의 등도 받고 있다.

akang@newsis.com
naun@newsis.com

<저작권자ⓒ 공감언론 뉴시스통신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Copyright © 뉴시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