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범주의 친절한 경제] 투자자부터 소문 유포자까지..정치 테마주는 '작전'

손승욱 기자 입력 2017. 1. 17. 13:25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앵커>

친절한 경제 매주 화요일은 SBS 금융팀장 손승욱 기자와 함께 금융 얘기 해보는 날입니다. 손 기자 어서 오십시오. (안녕하십니까.) 올해 어쨌든 이르든 늦든 대선이 있는 해인데, 대선하고 경제 아무래도 관계가 깊을 수밖에 없겠죠. 그렇다는 경제 연구원의 얘기가 나왔다면서요?

<기자>

네, 한 경제 연구소가 2017년 우리 경제 10대 트렌드를 뽑는데, 단연 첫 번째로 '폴리코노미'라는 걸 뽑았습니다. 정치를 뜻하는 폴리틱스와 경제를 뜻하는 이코노미를 합친 말입니다.

정치가 경제를 붙잡고 휘두르는 현상을 말하는데요, 대선을 앞두고 특히, 선심성 공약 같은 그런 인기 공약이 쏟아지면서 경제가 흔들릴 위험이 높다는 그런 얘기가 되겠습니다.

<앵커>

이런 걸 조금 약용한다 그럴까요. 이미 금융 시장, 특히 증권 같은 데서는 이런 소문 같은 걸 내서 뭔가 재미를 보려는 그런 사람들이 꽤 있다면서요?

<기자>

네, 그렇습니다. 이른바 정치테마주라는 이름으로 이미 영향을 미치고 있죠. 잘못 건드렸다가는 큰 손해 본다고 정부에서 수십 차례 얘기를 했는데도 개미 투자자들의 돈이 계속 몰리고 있습니다.

한국거래소가 지난해 9월, 10월, 11월, 석 달 동안 정치테마주를 분석해봤더니 1인당 평균 191만 원 잃었습니다. 99%는 개미투자자였습니다.

정치테마주라는 거 유력 정치인과 관련이 있다는 이유만으로 실적과 관계없이 정치인 상황에 따라 주가가 널을 뛰는 종목을 말합니다. 공식 용어는 아니고요. 시장에서 그냥 부르는 말입니다.

한 회사의 그래프를 살펴볼까요. 이 회사는 올해에만 한 50% 정도 올랐습니다. 한 달 가까이 두 배 정도 올랐는데, 주가가 하루에 30% 오른 날도 있었습니다.

그래서 "회사에 무슨 일 있는지 공시하라." 거래소가 이렇게 요구를 했거든요. 그런데 공식 답변은 "시황변동 관련해서 중요한 공시는 없다." 한마디로 별일 없다는 얘기 거든요.

그럼 왜 올랐느냐, 한 유력대선후보 수혜 주로 분류됐다. 이게 이유였습니다. 그런데 왜 수혜 주냐, 이 회사 세종시에 있거든요.

그래서 행정수도가 이전할 수도 있고 그 관련 후보가 인가를 끌고 있기 때문에 이 회사 주식이 순전히 그 이유만으로 치솟은 거죠.

<앵커>

아니, 세종시에 있는 회사가 꼭 저기만 있는 것도 아닐 텐데, 그러니까 얘기를 듣고 나면 이 대선테마주는 이유를 사실 이해하기가 참 어려운 데들이 많아요. 그런데 이게 또 굉장히 숫자도 많더라고요.

<기자>

네, 그렇습니다. 한 100개에서 200개 정도, 분류하는 사람에 따라서 조금 다릅니다마는, 하루에도 10개씩 새로 생기기도 하고, 누가 "대선 출마 안 하겠다." 이렇게 얘기하면 그 관련된 주식들이 싹 빠지기도 합니다.

연결고리가 약한 회사들이 참 많은데요, 얘를 한 번 들어볼게요. 사장이 야권 대선 후보와 고등학교 동창이라는 이유로 올 들어서 50% 넘게 오른 회서도 있고요.

또 다른 야권 대선후보의 친인척이 이사로 선임됐다고 그러면서 30% 올랐습니다. 솔직히 별 관계도 없어 보이는데 관련 정치인 지지율이 올라가면 주가가 오르고, 내려가면 주가가 따라 내려가고 있 는 그런 현상입니다.

어처구니 없어서 처음에 농담인 줄 알았던 그런 내용이 있습니다. 한 회사 사장이 대선후보와 같은 아파트 골목에 사는데, 아이들끼리 친하다고 합니다. 당연히 어머니들끼리 친하겠죠.

그래서 이 회사야말로 이 후보가 집권하면 최대 이익을 볼 거다. 이래서 실제로 주가가 올랐던 종목이 있습니다.

<앵커>

그런데 이게 결과적으로는 누군가 200개라는 게 전부다 허황된 꿈도 많을 거고, 누군가 재미를 보려고 사실 이런 소문을 낼 거 아니에요. 누가 이런 걸 하는 거라고 봐야 됩니까?

<기자>

정부에서는 '작전세력'이다. 이렇게 보고 있습니다. 작전세력이라 그러면 보통 돈을 대는 전주라고 그러죠. 투자자가 있고, 그걸 굴리는 사람이 있고, 그리고 이런 걸 소문을 내는 그런 사람들도 있습니다.

그런데 금감원이 실제로 지난해 조사를 해봤더니, 이런 사람들이 똘똘 뭉쳐서 정치테마주가 만들어지면, 실제 대선 60일 정도 앞두고 그 정도까지는 주가가 실제로 올라갑니다.

그런데 실제로 올라가는데, 대선을 앞두고 한순간에 제자리로 폭락을 합니다. 문제는 한창 비쌀 때 산 개미들이 큰 손해를 보게 된다는 거죠.

문제는 뭐냐면 개미투자자들이 "이 정치인 잘 나갈 거니까 계속 오를 거다."라고 생각을 하는데, 해당 정치인이 잘 나가고 있는데, 어느 날 갑자기 주가가 확 빠지는 겁니다.

왜 그렇냐면, 작전세력이 돈을 훅 빼는 거거든요. 개미투자자들 입장에서는 "나는 최고점에서 팔 수 있어."라고 생각을 했겠지만, 실제로는 뜻대로 되는 게 없는 거죠.

모든 게 다 작전세력 뜻대로 되는 거거든요. 금감원은 하도 이런 일이 많다 보니까 포상 신고 금을 최고 20억 원까지 걸고 한번 잡아 보자고 작전세력 잡는데 지금 지력을 다하고 있습니다. 

손승욱 기자ssw@sbs.co.kr

Copyright © Copyright ⓒ SBS.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