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반기문 동생, '미얀마 유엔대표단' 직함 달고 사업"

김태규 2017. 1. 17. 1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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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엔 출입기자 매튜 러셀 리, 라디오 인터뷰서 폭로
"조카 주현씨 근무 회사는 유엔 건물 임대주"
"반 전 총장, 동생·조카 비리 몰랐을 리 없다"

[한겨레]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 한겨레 자료사진

반기문 전 유엔(UN) 사무총장의 둘째 동생 반기호씨가 유엔의 도움을 받아 외국에서 사업을 하고 있다는 등 반 전 총장과 관련한 의혹이 무더기로 제기됐다.

유엔을 대상으로 한 탐사보도 매체를 표방하는 ‘이너 시티 프레스’의 매튜 러셀 리 기자는 17일 tbs ‘김어준의 뉴스공장’ 인터뷰에서 “(유엔과 관련해) 여러 건의 단독보도를 했고 제가 이곳 뉴욕에서 본 것들을 토대로 반기문에 대한 취재도 계속해나갈 예정”이라며 반 전 총장 관련 취재 내용을 소상히 소개했다. 그는 특히 반 전 총장의 둘째 동생인 반기호씨가 ‘미얀마 유엔 대표단’이라는 직함을 달고 유엔이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분쟁지역인 미얀마에서 사업을 하고 있다며 다음과 같이 설명했다.

“반기호가 미얀마에서 두개의 다른 회사를 가지고 있었는데 하나는 KD파워라는 회사였고 다른 하나는 보성파워텍이라는 회사였습니다. 여기서 문제는, 제가 미얀마 정부 홈페이지에서 그가 유엔 미얀마에서 사업을 할 수 있게 된 것과 관련해서 미얀마 유엔 대표단으로 기재되어 있었다는 것입니다. 이것은 명백한 이해관계의 충돌입니다. 유엔 사무총장의 남동생이 유엔 대표단에 속해있다는데 미얀마 정부 측에서는 당연히 과거의 군부 및 현재 역시 로힝야 난민 등의 문제로 인해 유엔으로부터 오랜 기간 동안 비판을 받아온 상황에서 당연히 수주를 허락해주지 않겠습니까?”


리 기자는 “유엔 브리핑룸에서 이것과 관련된 질문을 했던 날, 미얀마에 있는 반기호씨와 관련해서 제가 가지고 있는 모든 정보를 요구하는 연락을 유엔 한국 대표부로부터 받았다. 그래서 제 질문들을 (유엔 한국 대표부에) 보냈다”며 “며칠 후에 (미얀마 산업부) 웹사이트 중 (반기호씨 관련 내용) 일부가 사라졌다”고 말했다. 리 기자는 “다행히도 제가 웹사이트의 캡쳐본을 보관하고 있었지만 유엔의 한국대표부가 반기문과 관련된 사건들을 덮는데 도움을 주려는 것처럼 보였다”고 덧붙였다.

리 기자는 “형인 반기문이 유엔 사무총장인 상황에서 반기호가 미얀마의 유엔대표부의 한 명으로서 그 나라에서 사업을 한다는 것은 명백히 이해관계의 충돌”이라며 “또 반기문의 동생이 미얀마에서 사업을 벌이고 있는 것 외에도 교전 지대인 중국의 시안 지역에서도 광산업 사업을 하고 있다는 것에 대해서도 굉장히 놀랄 수 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리 기자는 “유엔 사무총장의 동생이 사람들이 정부의 손에 죽어가고 있는 교전지대에서 광업을 하고 그것으로부터 이익을 거둬들이고 있는 일은 엄청난 논란이 될 만한 일이며 솔직히 아주 역겨운 일”이라며 “미얀마 정부 웹사이트에서 반기호씨가 유엔대표단의 일원이라고 한 것과 미얀마에서 사업을 한 것은 이해관계의 충돌이기 때문에 유엔 자체적으로 조사를 했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리 기자는 미국 검찰이 기소한 ‘반기상·반주현 사건’ 관련 추가 의혹을 제기하며 반 전 총장이 이 사건을 몰랐다는 건 “전혀 말이 안 된다”고 반박했다. 그는 우선 반 전 총장의 조카가 근무하던 회사가 유엔이 입주해있는 건물의 건물주라는 사실을 공개했다. 리 기자는 “반주현씨가 베트남에 있는 빌딩을 매각하려고 시도한 것 이전에 저는 이것이 전혀 납득이 되지 않았다”며 “데니스 반(반주현)이 유엔으로부터 임대료를 받는 콜리어스 인터내셔널에서 일하는 것이 가능한지에 대해서 유엔에 문의하곤 했다”고 말했다. 리 기자는 “저는 이미 2015년 5월에 반기문의 대변인인 스테판 두자릭에게 반기문의 조카에 대해서 물어봤다. 2015년 5월 15일에 제가 공개적으로 그의 대변인을 상대로 반주현 씨가 왜 반기문 전 총장의 지위를 이용해서 부동산을 사들일 수 있었는지에 대한 의혹을 제기”했다며 “하지만 유엔은 이것과 관련해서 어느 답변도 내놓지 않았다. 반기문 전 총장이 이 사건에 대해서 모른다고 말하는 것은 정말 화가 나는 일”이라고 말했다.

또 반주현씨의 요청으로 베트남 빌딩을 매각하기 위해 브로커로 나선 말콤 해리스가 “유엔과 함께 진행하는 프로젝트에 대해서 자랑하고 다닌 적이 있다”고 말했다. 호가호위형 단순 사기극이 아니라는 얘기다. 리 기자는 “(말콤 해리스가) ‘Designers For Darfur’라는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고, 당시 안토니오 후테레스가 수장이던 유엔난민기구와도 사업을 진행한다는 이야기를 했다”며 “해리스는 이미 그때 유엔 쪽에 발을 넣고 있는 상태였다”고 말했다.

반주현씨가 경남기업의 베트남 건물을 매각하려 했던 카타르 정부와 반 전 총장과의 유착 의혹도 제기했다. “이 사건이 터지기 이전에도 반기문 전 총장이 카타르 정부가 지원한 비행기를 타고 다닌다는 사실을 들었다”는 것이다. 리 기자는 다음과 같이 말했다.

“가자 지구 내전 기간 중이었는데요. 공식적인 발표는 아니었지만, 유엔 대사 중 한 명이 저에게 반 총장이 분쟁 조정을 하러 가는 자리에 카타르에서 지원한 비행기를 타고 갔다고 불평을 털어 놓았습니다. 저는 여러 차례 누가 반기문 총장의 중동 방문을 재정적으로 지원하는지에 대해서 물어봤습니다. 카타르가 후원한다는 부분을 유엔이 인정하기까지 3일이 걸렸습니다. 그래서 저는 그것이 도덕적으로 옳은지, 또 최소한 이런 사실이 공개되어야 하는 것인지에 대해서 의문을 제기했습니다. 그것도 아니면 반 전 총장이 자비를 들여서 했어야 하는게 아니었는지, 카타르로부터 이 비행을 후원 받고 그 사실을 숨기려고 했는지에 수상쩍다는 생각이 들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러면 안 됨에도 불구하고 반기문 전 총장이 카타르에서 지원하는 전용비행기를 타고 다녔다는 사실을 유엔의 대사들이 알기 때문에 반기문 전 총장의 조카가 삼촌을 이용해서 카타르가 건물을 사들이도록 하겠다고 얘기할 가능성이 충분히 있다고 생각하는 것입니다.”


리 기자는 “카타르 지원의 전용 비행기, 반기문 전 총장 조카의 베트남 빌딩 매각건, 반 전 총장 동생 반기호 씨가 미얀마 유엔대표단에 있으면서도 사업을 한 점에 대해서 조사를 한 적이 없는데 만약에 조사를 진행했다면 그것을 공개해야 한다”고 말했다. 리 기자는 “사람들이 공개적으로는 유엔은 좋은 곳이며 반기문 전 총장에게 축하한다고 말을 하지만 적어도 제가 이야기를 나눠본 외교관들의 경우에는 유엔이 지난 10년 동안 크게 훼손되었다고 한다”며 “그는 유엔의 격을 낮추고 신뢰를 떨어뜨렸으며 그 결과 유엔은 현재 겨우 생명만 유지하고 있는 상태”라고 말했다.

‘반기문 캠프’ 관계자들은 리 기자의 주장을 반박했다. 반 캠프의 한 관계자는 “반기호씨가 유엔 직원 직함을 사용한 적이 전혀 없다. 허위사실 보도나 무차별적 인용 보도에 대해서는 민형사상 조치를 강구하겠다”고 말했다. 보성파워텍 임원도 “반기호 전 부회장이 미얀마 사업에 관여한 것은 맞지만 성과가 거의 없었다”고 했다.

김태규 이정훈 기자 dokbu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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