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GA투어 강타한 '무명' 저스틴 토머스, 벌써 시즌 3승..누구길래?

유인근 2017. 1. 17. 0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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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스틴 토머스(가운데)가 72홀 최소타 신기록을 세우며 소니오픈에서 우승한 뒤 우승축하를 받고 있다. 사진 | PGA투어 인스타그램


[스포츠서울 유인근 선임기자]지난 해만하더라도 저스틴 토머스(24)는 이름이 낯선 무명의 젊은 골퍼였다. 어렸을 때부터 함께 골프를 쳤다는 이유로 최고의 주가를 날리는 조던 스피스(미국)의 ‘절친’으로 더 알려졌다. 하지만 1993년생 닭띠인 그가 정유년 새해 무명의 설움을 딛고 미국프로골프(PGA) 투어의 새로운 스타로 부상하고 있다.

토머스의 돌풍이 하와이의 거센 바람을 뚫고 남자골프계를 강타했다. 새해들어 2주 연속 우승컵을 들어올리며 벌써 이번 시즌 3승 고지에 올랐다. 토머스는 16일(한국시간) 미국 하와이주 호놀룰루의 와이알레이 골프장(파70)에서 열린 PGA투어 소니오픈 4라운드에서 5언더파 65타를 때려 최종합계 27언더파 253타로 2위 저스틴 로즈(영국)를 압도하며 7타차 우승을 거뒀다.

그냥 우승이 아니라 놀라운 기록 행진을 벌였다. 첫날에는 11언더파 59타를 쳐 PGA 투어 사상 최연소로 60대 타수의 벽을 넘었다. 50대 타수는 토머스가 달성하기 이전에 PGA 투어 통산 7차례 밖에 나오지 않은 진귀한 기록이다. 골프 황제 타이거 우즈도 아직까지 한 라운드 60타 벽은 넘지 못했다. 둘쨋날에는 2라운드까지 17언더파 123타를 쳐 36홀 최소타 기록을 세웠다. 2015년 BMW 챔피언십에서 제이슨 데이(호주)가 세운 124타를 넘어섰다. 3라운드에서는 중간합계 188타로 54홀 최소타 타이기록을 세우더니 마지막 4라운드에서는 5타를 더 줄여 72홀 최소타 기록을 세웠다. 2003년 토미 아머 3세가 세운 72홀 최소타 기록(254타)을 1타 줄인 신기록이다. 첫날부터 선두를 놓치지 않은 와이어 투 와이어 우승이며 지난 해 10월 CIMB 클래식, 지난 주 SBS 토너먼트오브 챔피언스에 이은 시즌 3승째다.

토머스가 소니오픈 첫날 11언더파 59타를 쳐 PGA 투어 사상 최연소로 60대 타수의 벽을 넘은 뒤 기록지를 보여주고 있다. 사진 | PGA투어 인스타그램


7타 차 선두로 출발한 4라운드 승부는 솔직히 싱거웠다. 우승을 예약한 것이나 다름없었기에 과연 몇 타를 더 줄이냐는 자신과의 싸움만 남아 있었다. 전반 1타를 줄이며 호흡을 가다듬은 토머스는 후반들어서 신기록을 향한 거침없는 샷을 돌렸다. 11번홀(파3) 12번홀(파4) 연속 버디로 분위기를 잡은 뒤 14번홀(파4)에서 티샷을 페어웨이 왼쪽 나무 앞에 떨어뜨렸지만 두번째 샷을 1m 안쪽에 붙여 버디를 추가하면서 72홀 최소타 기록과 어깨를 나란히 했다.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파 행진을 이어가다 마지막 18번홀(파5)에서 결국 버디를 낚아 마침내 대기록 달성을 완성했다. 공동 3위에 그친 ‘절친’ 스피스가 보는 앞에서 거둔 감동의 드라마였다.

이번 대회에서 토머스의 놀라운 경기력에 골프팬들은 입이 딱 벌어졌다. 더구나 그 주인공은 누구나 알만한 유명 스타도 아니었기 때문이다. 토머스는 할아버지와 아버지가 골프선수로 활약했던 골프 집안에서 태어났다. 대학시절에는 스피스 못지 않은 유망주로 주목받았다. 그는 2013년 프로로 전향해 2부투어인 웹닷컴을 전전하다 2015년에야 PGA 투어에 데뷔했다. 그는 친구인 스피스가 메이저 2승 등 통산 8승을 올리는 동안 별다른 존재감을 나타내지 못하다가 2015년 10월 CIMB클래식에서 첫 우승을 하며 이름을 알렸다. 지난해 10월 같은 대회를 2연패하며 스타탄생의 서막을 올렸던 그의 우승 갈증은 정유년 새해에 들어서자마자 봇물처럼 터졌다. 지난 주 첫 대회인 SBS 챔피언스 토너먼트 우승으로 존재감을 확실하게 각인시켰고 다시 일주일만에 엄청난 기록의 사나이로 골프팬들을 사로잡았다. 토머스에 대해 ‘절친’ 스피스는 “이것이 토머스의 시작이다. 그의 잠재된 능력이 드러나는 것 같다. 그는 쇼트게임을 정말 잘하며 쉬운 홀을 잘 이용할 줄 안다”며 박수를 보냈다.

토머스는 장타의 소유자이기도 하다. 키 177.8㎝에 몸무게 66㎏, 골프 선수로는 다소 왜소한 편이지만 드라이버 샷을 평균 300야드 이상 날린다. 지난 시즌 PGA 투어에서 평균 300야드 이상을 친 27명 가운데 체구가 가장 왜소하다. 그래서 붙여진 별명이 ‘마른 장타왕’이다.
ink@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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