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퇴근 후 도장"..경찰교육원 수당 부풀리기 꼼수

차정윤 입력 2017. 1. 17. 05: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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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현직 경찰들이 단체로 초과 근무 수당을 부풀려 온 사실이 YTN 취재결과 드러났습니다.

현직 경찰관의 연수를 담당하는 충남 아산 경찰교육원에서 일어난 일인데, 퇴근한 뒤 다시 돌아와서는 마치 일한 것처럼 출퇴근 지문만 찍고는 수당을 타냈습니다.

차정윤 기자가 단독 보도합니다.

[기자]
대부분의 직원이 퇴근한 늦은 저녁.

충남 아산에 있는 경찰 교육원 정문으로 승용차가 들어옵니다.

직원으로 보이는 남성이 내려 출·퇴근용 지문인식기에 손가락을 찍더니, 곧장 차를 타고 떠납니다.

잠시 뒤 약속이나 한 듯 또 다른 남성도 지문인식기에 다가와 지문을 찍고는 발길을 돌립니다.

초과 근무 수당을 타내기 위해, 퇴근 후 다시 돌아와 늦게 퇴근한 것처럼 지문을 찍는 겁니다.

[경찰교육원 직원 : (퇴근하셨는데 왜 다시 찍으신 거예요?)아…. 네? (어디 다녀오시는 거에요?) 차고지가 따로 있거든요. (차고지요? 지금 차고지에 다녀오신 거 아니죠?)아니요. 저기…]

아예 한 차에서 내려 단체로 손가락 도장을 찍는가 하면, 다른 직원과 마주쳐도 여유 있게 인사할 정도로 '수당 부풀리기'가 자연스럽습니다.

지문 인식기 옆에 버젓이 당직 근무자가 있지만 사실상 한통속입니다.

[당직실 근무자 : 여기서 하는 업무는 초과 근무하는 사람들이 어떤 업무를 했는지 보는 게 아니고 낯선 분이 오시면 챙기는 건데…]

취재진이 찾은 날 초과 근무를 등록한 49명 가운데, 부정이 확인된 사람은 모두 13명.

현직 경찰의 연수와 간부후보생의 교육을 담당하는 경찰 교육원은 직원 대부분이 현직 경찰입니다.

[경찰교육원 직원 : (수당 때문에 그러신 거죠?) 그렇죠. 죄송합니다. 하루에 딱 4시간만 (신청이) 가능하다 보니깐 저 나름대로 내가 일을 많이 했으면 한 달에 30시간 이상 했으니깐 그것만 딱 찍자고 한 거죠.]

경찰 공무원의 경우 6시 정시 퇴근 뒤 초과 수당 마감 시간인 10시 전까지 돌아와 지문만 찍으면, 시간당 만 원가량 한 사람당 최대 4만 원까지 수당을 챙길 수 있습니다.

하루 평균 10명만 이 같은 수당 부풀리기를 했다고 해도 일 년이면 1억 원에 달하는 혈세가 부정한 방법으로 빠져나간 것으로 추정됩니다.

경찰청이 지난해 교육원에 대한 감사를 벌였지만, 수당 허위 청구로 적발된 직원은 단 한 명에 그쳤습니다.

때문에, 사실상 제 식구 봐주기식의 '솜방망이 처벌'이 이런 관행을 키웠다는 지적입니다.

[경찰 관계자 : 감찰 활동이 부족했다는 점을 인정하고 향후 그런 부분도 강화해서 같은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하겠습니다.)]

경찰은 최근 근무 시간을 허위 신고한 세무서 직원 14명을 적발했다며 대대적으로 홍보했습니다.

하지만 정작 경찰 역시 똑같은 행태가 드러나면서 공무원 사회에 만연한 이런 '수당 부풀리기' 관행에 근본적인 대책 마련이 시급합니다.

YTN 차정윤[jycha@ytn.co.k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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