뚫린다던 철도는 언제나.. 2기 신도시의 한숨

2017. 1. 17. 03: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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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
경기 성남시 위례신도시의 새 아파트에 지난해 12월 입주한 최모 씨(51·여)는 최근 휴대전화로 ‘위례신사선(위례∼신사 경전철)’을 검색하는 게 습관이 됐다. 아파트를 분양받을 때만 해도 분양사는 ‘위례신사선이 개통되면 위례에서 서울 신사동까지 20∼30분 만에 갈 수 있다’고 대대적으로 홍보했다. 그는 이 경우 서울의 웬만한 지역 못지않게 교통이 편리해질 것 같다는 생각에 아파트를 분양받았다. 하지만 위례신사선의 주관사였던 삼성물산이 지난해 11월 사업에서 손을 떼면서 초조해지기 시작했다. 주관사는 GS건설로 바뀌었지만 아직 구체적인 진척이 없는 상황이다. 서울시는 “현재로서는 개통 일정을 확답할 수 없다”는 입장. 최 씨는 “위례신사선 개통이 계속 미뤄지면 어쩌나 하는 생각에 잠이 안 온다”고 말했다.

 2기 신도시의 교통 인프라 사업이 잇달아 차질을 빚고 있다. 이들 신도시와 서울을 연결하는 철도사업이 난관에 부딪히면서 신도시로 이사한 주민들의 한숨도 깊어지고 있다.

 경기 화성 동탄신도시 주민들도 2020년으로 예정된 동탄∼삼성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 사업 진행이 더뎌지면서 불안해하고 있다. 동탄∼삼성 GTX 3공구와 5공구는 지난해 초부터 시공사 선정 입찰이 무산되고 있다. 마땅한 사업자가 나타나지 않은 데에 따른 것. 개통 시기는 2016년에서 2020년으로 한 차례 미뤄졌지만 여기서 2, 3년 더 늦춰질 것이라는 ‘우울한 전망’도 나온다. 한국철도시설공단 측은 “더 이상의 사업 지연을 막기 위해 입찰 방식을 변경해 올해 중반 다시 입찰 공고를 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경기 남양주의 다산신도시 역시 상황은 별반 다르지 않다. 다산신도시 주민들은 서울 지하철 4호선을 남양주시 진접지구까지 연장하는 진접선 때문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현재 진접선은 공사비 분담 문제를 두고 경기도와 남양주시가 갈등을 빚고 있다. 경기도 측은 도와 남양주시가 공사비를 절반씩 내야 한다는 입장이다. 이에 대해 남양주시는 경기도가 70%를 부담해야 된다며 맞서고 있다. 실제 남양주시는 2015년부터 2016년 사이 도가 요구한 공사비 분담금 306억 원 중 183억 원만 낸 상태다. 경기도 관계자는 “준공 시점이 다가오면 결국 공사비가 부족해 개통이 지연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공사비 분담 비율을 제대로 결정하기도 전에 무리하게 사업을 진행했기 때문에 벌어진 일”이라고 꼬집었다.

 올해 9월 결혼을 앞둔 윤모 씨(29·여)는 경기 파주 운정신도시에 신혼집을 알아보다가 크게 낙담했다. 그는 아파트 분양 광고에서 ‘GTX 파주 연장 확정’이라는 문구를 보고 가격 조건도 괜찮아서 파주로 입주를 결정했다. 하지만 나중에 찾아보니 이제 막 사업 논의가 나오고 있는 상황인 것을 알게 되어 다른 곳을 알아봐야 했다. 실제 16일 현재 파주 운정신도시 아파트 광고를 검색해보면 ‘GTX 연장 확정’이라는 문구를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철도공단 관계자는 “기획재정부가 사업 타당성 검토를 하고 있는 초기 단계”라며 “구체적으로 결정된 바는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심교언 건국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인프라 사업은 사업 특성상 기간이 길고 변수가 상대적으로 많은데도 불구하고 지자체와 정부가 성급하게 사업 계획을 발표하다 보니 사업 지체 등이 벌어질 수 있다”며 “입주자는 사업 진행 단계 등을 꼼꼼하게 따져봐야 한다”고 말했다.

강성휘 기자 yol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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