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등 7개국, 17세 고교 졸업 후 18세 투표..스위스·체코 등 11개 나라는 '교복 입고 한표'

허진 입력 2017. 1. 17. 02:22 수정 2017. 1. 17. 06: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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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국 고교 졸업, 투표 연령 살펴보니
OECD 국가 중 한국만 19세 투표권
고등학생이 투표권을 갖는 게 선진국에서 일반적일까. 선거 연령을 현행 만 19세에서 18세로 낮추는 문제에 대해 정치권에서 논쟁이 뜨겁다.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당, 정의당은 당론으로 선거 연령 인하를 찬성하고 있고, 바른정당 또한 찬성하는 의원이 상당수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지난해 8월 “18세에 도달한 청소년도 독자적인 신념과 정치적 판단에 기초해 선거권을 행사할 수 있는 능력과 소양을 갖췄다”며 선거 연령을 낮춰야 한다고 제안했다. 반면 만 18세인 고등학교 3학년 수험생이 투표권을 갖게 될 경우 “교실이 정치화될 수 있다. 교복 입고 투표할 수는 없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이번 논쟁에서 빠진 부분이 각 나라에서 고등학교를 졸업하는 나이는 어떻게 되느냐다. 김동석 한국교총 교권정책본부장은 “선거 연령 문제를 논할 때 고등학생인지 아닌지는 매우 중요한 문제”라고 말했다. 중앙선관위에 따르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5개 회원국 중 선거 연령이 만 19세인 나라는 한국뿐이다. 나머지 33개국은 만 18세가 되면, 오스트리아는 만 16세가 되면 선거를 할 수 있다. 한국은 선거 연령이 높은 국가에 속한 건 사실이다.

그렇지만 고교 졸업 나이를 비교하면 상황이 조금 달라질 수 있다. 각국의 학제는 다르다. OECD 교육지표(2016년)에 따르면 일반계 고교를 졸업하는 나이는 영국이 만 16~17세로 가장 어리다.

한국은 초·중·고등학교 12년 과정이다. 반면 학제가 다른 영국은 초등학교 6년, 중등학교에서 5년을 배운 뒤 만 16세에 중등교육수료시험(GCSE)을 본다. 이 시험을 본 뒤 대학입학시험(A-Level)을 준비하기 위해 2년 더 공부할 수도 있고, 사회로 진출할 수도 있다. 최근 추세는 영국에서도 대학에 들어가기 위해 A-Level을 보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이런 학생들은 한국으로 치면 고교생 신분이라 ‘교복 입고 투표한다’는 논란에선 영국도 자유롭지는 않은 셈이다. 하지만 2년 과정을 거치지 않고 GCSE를 치른 뒤 바로 사회로 진출하는 경우는 고교생 신분이 아닌 채로 2년 뒤인 만 18세에 투표권을 얻는다.

OECD 교육지표에 일본·미국 등 7개국은 평균 만 17세에 고교를 졸업하는 것으로 나온다. 이들 국가의 선거연령은 만 18세이기 때문에 대체로 고교 졸업 후 투표권을 갖는다는 말이 된다. 이 중 일본은 한국과 소학교·중학교·고등학교 12년으로 학제가 같다. 평균 고교 졸업 연령이 한국보다 1년 빠른 건 신학기가 시작되는 매년 4월 1일, 만 6세부터 입학하는 경우가 많아서라고 한다. 하지만 생일이 빠를수록 고등학교 3학년 학생도 투표권을 갖는 경우도 많다. 일본 신문의 한 서울 특파원은 “일본에서는 2015년 선거 연령을 20세에서 18세로 낮췄다”며 “당시 교실에 방해가 된다는 논란 자체가 많지 않았는데, 한국에서 논쟁이 크게 벌어지는 건 대학 입시를 사회적으로 중요하게 여기는 분위기가 작용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35개 회원국 중 총 15개 국가가 한국보다 고교 교육을 마치는 연령이 빠르지만 체코·스위스 등 11개 국가는 만 19~20세에 고교를 마친다. 이들 11개 국가에선 고교 시절인 만 18세에 투표를 해 ‘교복을 입고 투표한다’는 표현이 어울릴 수도 있다.

현재 문재인 전 민주당 대표가 특히 선거 연령 인하에 적극적이다. 문 전 대표는 지난 13일 “(선거 연령) 19세는 아주 부끄러운 것”이라며 “북한도 (선거 연령이) 17세”라고 말했다. 하지만 북한에서는 5년제 소학교를 마치고, 한국의 중·고등학교를 합한 개념인 중학교를 6년간 다닌 뒤 졸업하는 나이는 만 17세 정도다.

허진 기자 bi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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