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기문 "설 지나 입당 가닥, 새누리는 아니다"

박유미.송봉근 2017. 1. 17. 02: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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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대 대통령 당 없던 사람 없어
홀로 하려니 금전부터 빡빡하다
이 판에 대선 전 개헌은 어려워"
문재인 고향 PK 찾아 영남 공들여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이 16일 신당 창당이나 무소속 출마보다는 일단 기존 정당 중 한 곳을 선택해 당적을 가질 생각임을 밝혔다. 반 전 총장은 이날 경남 김해에서 기자들과 만나 “지금까지 대통령이 된 사람 중에 당이 없었던 사람이 없었다”며 “설 이후 입당 여부의 가닥이 잡힐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그동안은 고용된 신세였는데 지금은 자동차 2대, 운전수도 2명, 비서도 따로 고용하고 마포 사무실 두 곳도 내 돈으로 직접 얻었다”며 “홀로 하려니 금전적인 것부터 빡빡한데 꼭 돈 때문에 당에 들어가야 하는 것은 아니지만 필요하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신당 창당에 대해선 “어려운 측면이 있다”고 부정적으로 말했다.

하지만 반 전 총장은 어느 정당에 들어갈지는 특정하지 않았지만 “탄핵사태로 당이 쪼개지지 않았다면 새누리당에 들어가 경선도 했을 텐데 지금은 그럴 상황이 전혀 아니다”고 말해 선택지를 사실상 바른정당과 국민의당으로 좁혔다. 김종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나 손학규 전 민주당 대표 등과의 회동 여부에 대해선 “목요일(19일) 지방 일정이 끝나니 돌아가서 구체적으로 생각해 보겠다”고 답했다.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이 16일 오후 부산시 신창동 국제시장을 방문해 시민들을 만났다. [사진 송봉근 기자]
반 전 총장은 개헌과 관련해선 “이 판에 대선 전에는 개헌이 어렵다”며 “헌법개정특별위원회를 구성하거나 대통령이 된 사람이 주도해야 가능하다”고 말했다. 선거제도에 대해서도 “소선거구제는 아무리 똑똑한 사람도 한 표만 적으면 떨어지는데 그러다 보니 네거티브 공세가 강해질 수밖에 없다”며 중대선거구제에 대한 긍정적 입장을 나타냈다. 그는 “설 이후 정책 면으로도 좀 더 구체적으로 나갈 것”이라며 “25일 관훈 토론회에서 구체적인 구상을 밝히겠다”고 했다.

대선 출마를 결심한 계기에 대해선 “처음엔 유엔 사무총장 연임에만 관심이 있었는데 언론에서 계속 언급됐다”며 “최순실 사태와 탄핵 이후 ‘당신이 아니면 안 된다’는 말을 듣고 ‘내가 안 한다고만 해서 될 게 아니구나, 이게 운명이구나 싶었다”고 말했다.

박연차 전 태광실업 회장으로부터 금품을 수수한 의혹이 제기된 것과 관련, 반 전 총장은 “화가 나서 ‘내가 대통령이 되고 나서라도 박연차 의혹이 맞다면 그만두겠다’고 발표하려 했는데 주변에서 별 도움이 안 된다고 말렸다”고 했다.

앞서 부산 유엔기념묘지 참배 후엔 기자들이 “(17일 출간되는) 문재인 전 민주당 대표가 대담집 『대한민국이 묻는다』에서 ‘반 전 총장은 기득권층 특권만 누려 왔던 분으로, 마른 자리만 다닌 사람’이라고 썼다”고 하자 “제가 문 전 대표보다 더 오래 살았고 한국 사회 변혁도 더 많이 겪었다”고 발끈했다.

그는 “제가 아주 가난한 집안에서 태어나 6·25전쟁 때 땅바닥에 앉아 나름대로 공부하고 외교관이 돼서도 열심히 하니 기회가 열렸다. 늘 호강하며 남의 아픈 점을 몰랐다는 것은 너무 일방적 생각”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세계를 다니면서 자기 스스로를 보호할 수 없는 사회적 약자를 보호하는 일을 많이 했는데 (문 전 대표가) 그렇게 말하는 건 그렇다”고 덧붙였다.

이날 반 전 총장은 문 전 대표의 고향인 경남 거제의 대우조선해양과 부산 국제시장을 찾았다. 영남행에 나서기 전인 오전 10시엔 박근혜 대통령에게 위로 전화를 걸어 2분간 통화했다. 반 전 총장은 “상황이 이렇게 돼 안타깝게 생각한다”며 “용기를 갖고 잘 대처하시길 바란다”고 말했다.

거제·부산·김해=박유미 기자 yumip@joongang.co.kr
사진=송봉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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