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틀간 초코바 180개..해병대 '먹거리 가혹행위'

홍상지 2017. 1. 17. 0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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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권위 조사.."전통처럼 되풀이돼"
해병대 "가해자 입건..악습 없앨 것"

“해병대 왔으니 이거 한번 당해보는 것도 괜찮지.” 지난해 포항 지역 해병대 병사 A씨(21)에게 선임병 B씨(21)가 말했다. B씨는 A씨의 군복 양쪽 주머니에 초코바를 각각 7개, 9개씩 넣었다. “어느 쪽을 먹을 거냐?” B씨가 묻자 A씨는 한쪽 주머니를 선택했다. 그리고 주머니 속에 있는 초코바를 꺼내 꾸역꾸역 삼켰다.

국가인권위원회가 16일 공개한 해병대 내 ‘취식 강요’ 사례의 한 대목이다. 취식 강요는 선임병이 후임병에게 강제로 음식을 먹이는 행위를 뜻한다.

인권위는 지난해 6월부터 9월까지 이 같은 부대 내 ‘식(食) 고문’ 행위에 대한 진정 3건을 접수해 5개월간 해당 병사들을 조사했다. 그 결과 취식 강요가 폐쇄적인 군대 문화 속에서 전통처럼 되풀이되고 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A씨는 인권위 조사에서 B씨가 수시로 취식을 강요했다고 진술했다. B씨는 이 같은 사실을 인정하면서 “나도 추석 특식으로 초코바가 나왔을 때 선임이 시켜 이틀간 180개를 먹은 적이 있다”고 털어놨다.

제주 지역 부대에서도 비슷한 일이 있었다. 피해자 9명의 진술을 종합하면 이 부대 병사 C씨(22)는 여러 종류의 빵을 햄버거 모양으로 만들어 후임병들에게 10개 이상씩 먹게 만들었다. C씨는 “장난으로 먹인 적은 있지만 악의는 없었다 ”고 해명했다.

인권위 관계자는 “ 국방연구원 등 외부 전문기관이 참여하는 조직 진단 실시를 해병대 사령관에게 권고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해병대 측은 “지난해 4월과 10월 각 사건을 인지한 후 조사를 진행했고 가해자를 형사 입건하는 의법 조치를 했다”며 “ 병영 악습을 근절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홍상지 기자 hongsa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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