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인양 '정부·업체 판단 착오' 6개월 허비
[경향신문]ㆍ인양용 구조물 ‘리프팅빔’ 설치 4개월 지연 등 추가 작업
ㆍ유족 “사전 조사 부실” 업체 등 “날씨 등 불확실성 많아”
ㆍ정부 “4월 인양 시작”…참사 3주기까지 끝날지 불투명
세월호 인양작업이 정부와 인양업체의 판단 착오 때문에 6개월가량 허비된 것으로 밝혀졌다. 정부 목표대로 오는 4월 본격적인 인양작업에 들어가더라도 참사 3주기인 같은 달 16일까지는 인양이 불투명한 상황이다.
더불어민주당 세월호특별위원회가 16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연 ‘세월호 인양 대국민 설명회’에는 해양수산부와 인양업체 중국 상하이샐비지 관계자들이 나와 그간의 작업 경과를 설명했다. 이날 설명회에서는 인양작업 지연 문제가 가장 큰 쟁점이 됐다. 인양작업이 계속 연기되면서 세월호 참사 유족들 사이에서는 ‘고의적 지연’이란 의혹까지 제기돼 왔다.
인양작업이 지연된 가장 큰 이유는 기상 문제가 아닌 판단 착오 때문이었다. 상하이샐비지 측은 작업 전 예상과 실제 현장이 달라 지연된 기간만 6개월에 달했다고 밝혔다. 당초 정부는 세월호 선미 아래 토사를 파낸 다음 인양용 구조물인 ‘리프팅빔’을 설치하려 했다. 그러나 예상과 달리 지반이 단단해 작업이 4개월 연장됐다. 또 세월호 내부 탱크에 공기를 주입해 무게를 낮춘 뒤 뱃머리를 들어올리려 했으나, 실제로는 공기를 불어넣을 탱크 수가 적어 추가 작업에 또 1개월이 소요됐다. 남은 유류를 제거할 때도 연료탱크에 있을 것이란 예측과 달리 이미 화물칸 등으로 퍼져나간 상태여서 작업이 1개월 더 걸렸다.
유족들은 “사전 조사를 부실하게 한 것 아니냐”며 비판했다. 정부와 인양업체, 감리업체 등은 “인양작업은 불확실성이 많아 정확하게 예상하기 힘들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유족들은 정부의 사전 조사 기간만 4개월 이상이었다는 점에서 “제대로 된 정보도 확인하지 못한 정부가 유족들에게 사과조차 하지 않는다”고 질타했다.
김현태 해수부 세월호인양추진단 부단장은 “현재 목표로 잡은 시일(4~6월) 안에는 인양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해수부 측은 이르면 4월부터 세월호 선체를 본격적으로 끌어올리는 작업을 시작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작업은 ‘소조기’(조수간만 차가 가장 작은 때) 중 유속이 느린 시점에 진행해야 하기 때문에 더 늦어질 가능성도 있다. 예년 기준으로 4~6월 소조기는 6차례(차례당 약 2~3일씩) 오고, 이 중 작업이 가능한 때는 3~4차례에 불과하다. 이때 선체 인양에 실패하면 유족들 한숨은 또다시 깊어질 수밖에 없다. 손혜원 민주당 의원은 “지난해 7월에 인양한다고 했다가 9월로 미뤄지고 구체적인 설명 없이 해가 넘어갔다”며 “올해 3~4월에 인양한다고 하지만 그것도 믿을 수 없다”고 주장했다.
<박용하 기자 yong14h@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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