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순실 '모른다 퍼레이드' 허점..하나하나 뜯어보니

윤설영 2017. 1. 16. 21:42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앵커]

오늘(16일) 열린 박근혜 대통령 탄핵심판에는 핵심증인인 최순실씨와 안종범 전 수석이 출석했습니다. 최씨는 역시나 모두 부인으로 일관했는데요. 그러나 주요 진술이 오락가락하거나 앞뒤가 맞지 않았고 유리한 내용만 기억하는 선택적 기억도 계속됐습니다. 최씨의 태도 역시 논란이 됐는데요. "그걸 왜 내게 물어보느냐"라거나 "그건 걔네들이 그렇게 한 것이다"라는 식의 발언을 이어갔습니다.

반면 안종범 전 수석은 국정개입의 결정적 증거 가운데 하나인 업무 수첩을 본인이 쓴 것이 맞다고 말했습니다. 또 대통령이 불러준대로 받아 적었다는 사실도 시인했습니다. 대통령의 재단 설립 개입 혐의를 입증할만한 검찰 조사 내용을 상당 부분 인정한 것입니다. 두 사람의 오늘 진술은 탄핵 심판 결과에 큰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이는데요. 먼저 취재기자와 함께 최순실씨의 앞뒤 안맞는 진술 내용을 하나하나 뜯어보겠습니다. 윤설영 기자가 나와있습니다.

윤 기자, 최씨는 본인한테 불리한 건 모두 부인하거나 기억이 나지 않는다고 했는데요. 먼저 인사개입 의혹부터 볼까요?

[기자]

네, 최순실씨는 오늘 재판정에서 "남재준 국정원장 등이 포함된 초대 행정부 고위직 인선안을 받았는가"를 묻는 질문에 "(인사안을) 받은 적이 없다"고 말했습니다. "저는 관여하고 싶지도 않고, 제 주변에는 그럴만한 사람도 없고, 관여하고 싶지도 않다"고 주장했습니다.

[앵커]

최씨가 인사안을 미리 받아봤다는 내용은 검찰 수사 초기 단계에서 이미 확인된 것 아닙니까.

[기자]

네, 검찰이 최순실씨 자택 등을 압수수색해 확보한 47개 기밀문건 가운데, 박근혜 정부 초대 장차관 인선안 등도 포함돼 있습니다.

최씨는 여기서 그치지 않고, 김종덕 전 문체부 장관, 김상률 전 교육문화수석, 송성각 전 콘텐츠 진흥원장에 대해서도 "추천한 적이 없다"고 부인했습니다

[앵커]

그 부분도 역시 지난번 국회 청문회때 확인이 됐던걸로 아는데요.

[기자]

네, 당시에 차은택씨가 최순실씨의 증언과 정반대의 내용을 증언한 바 있습니다. 직접 들어보겠습니다.

[차은택/2016년 12월 7일 청문회 : 2014년 문체부 장관님을 제가 추천을 드린 적이 있습니다. (그렇죠.) 그거를 최순실씨한테 요청을 몇 차례 받았고 그래서 몇 분을 추천 드렸는데 계속 제 요청을 받고… (다 관철이 됐죠?) 마지막에 이제 김종덕 장관께서 된 걸로 알고 있습니다.]

[앵커]

말 속에 다 담겨 있는 것 같고, 최순실씨가 김기춘 실장을 전혀 모른다는 말도 했다면서요.

[기자]

네, "차은택을 김기춘 실장에게 추천했느냐"는 질문에는 아예 "김기춘 실장 자체를 모른다"고 잡아 뗐습니다. 이 역시 차은택씨의 증언과 정면으로 배치 됩니다. 직접 들어보겠습니다.

[차은택/2016년 12월 7일 청문회 : (14년 6월 7월경에 김기춘 비서실장 공관에서 만났죠?) 네 맞습니다. (최순실이 가보라고 했죠?) 김기춘 실장이 전화를 주실 거라 했습니다. 그래서 전화가 와서 약속을 잡고 가서…]

[앵커]

상식적으로 보자면 금방 드러날 거짓 주장을 거의 오늘 재판 내내 한거 같은데요. 그런게 더 많이 있죠?

[기자]

네, 대표적으로 문제가 되는게 최순실씨 딸 정유라 친구 아버지가 하는 회사에 대한 대기업 납품 부분인데요. KD코퍼레이션 대표이사의 부인을 만나긴 했지만 "대기업에 납품해달라는 소리까지는 안했다"고 주장했습니다.

하지만 이 역시 검찰이 최근 재판에서 공개한 증언과는 완전히 다른 얘기입니다. "최씨가 '포스코와 현대차를 거론하면서 어느 회사에 납품하고 싶은지 말하면 넣어주도록 하겠다고 했다"는겁니다.

[앵커]

오늘 최순실씨 발언의 가장 압권은 초지일관 부인하고 있는 태블릿 PC 부분이었던것 같은데요. 버튼만 누를 줄 안다고 했다면서요?

[기자]

이상한 주장을 폈는데요. 태블릿PC와 관련된 질문에 대해서 "저는 누르는 것 외에는 찍거나 응용하는 것을 모른다" 고 했습니다. 그러면서 태블릿 PC는 자기 것이 아니라고 했습니다.

태블릿PC를 사용해본 사람이라면 아는 거지만, 이건 마치 스마트폰을 누르는 거만 알고 전화를 하는 건 모른다는 식의 주장이어서 이해가 잘 가지 않는 부분입니다.

[앵커]

본인 태블릿PC라는 건 저희가 지난주에도 전해드렸고, 그 전에도 전해드렸습니다. 아직까지도 믿고싶지 않아 하는 사람들도 일부 있긴 합니다마는. 검찰의 과학적인 분석을 통해 이미 입증이 끝난 것이지 않습니까?

[기자]

그렇습니다. 태블릿PC의 위치정보기록이라든지 안에 담겨있는 최순실 씨의 여러 사진 등을 통해 검찰이 이미 최순실 씨의 것이 맞다고 입증한 부분이고요.

[앵커]

그래서 그런지 본인은 사진 찍을 줄 모른다고 주장했고요.

[기자]

최씨가 승마장에서 태블릿PC를 여러 대 들고다니면서 사진을 찍는 모습을 여러 번 봤다는 증언들도 있습니다.

태블릿PC에 기록된 최씨의 이동 경로와 위도 경도도 일치했습니다.

[앵커]

대통령의 공약이나 취임사 작성도 부인하는 취지로 말을 했네요?

[기자]

최씨는 대통령 공약 만드는데 "조언한 적이 없다", 취임사 작성 조언은 "기억이 안난다"고 역시 부인했습니다.

이 부분은 최씨가 공약은 물론, 대선 후보 수락연설 그리고 취임사를 작성하는 과정에도 깊숙이 관여해온 사실이 정호성 전 비서관의 휴대전화 녹음파일을 통해 확인된 바 있습니다.

[앵커]

윤설영 기자였습니다.

Copyright © JTBC.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