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영태, 사업자금·돈 도와주지 않자 주변인과 자료를 모아 나에게 덮어씌워"

김상윤 기자 2017. 1. 16. 2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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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순실씨는 16일 헌법재판소에서 열린 박근혜 대통령 탄핵 심판 5차 변론에서 ‘국정농단’ 사건의 본질이 고영태씨의 계획된 음모와 덮어씌우기에 의한 것이었다는 취지의 주장을 반복했다.

최씨는 “고영태가 ‘최순실 게이트를 터뜨리겠다’고 협박하며 도와달라고 해서 도와주다가 결국 관계를 정리했는데, 그 이후 고영태가 주변인과 함께 나를 공격했다”고 주장했다.

이는 고씨가 국회 국정조사 특위 청문회 등을 통해 “최순실이 나에게 막말하고 종 부리듯 대했다”고 밝힌 것과 상반되는 내용이다.

최씨는 이날 “고영태는 더블루K와 K스포츠재단을 이용해서 자신들이 원하는 체육 사업을 하고 싶었던 것 같다”며 “고영태가 내가 대통령 측근인 걸 알고 사업자금 등을 도와달라고 했는데 그것을 안 해주니까 (싸웠다)”고 말했다.

최씨는 “고영태가 신용불량자여서 카드 등을 전혀 사용할 수 없었고, 변호사를 소개해서 도와준 적이 있다”고 했다. 최씨는 고씨가 신용불량 문제로 더블루K 대표이사를 맡지 못했다고도 언급했다.

최씨는 또 “고영태가 자신의 친구들과 자료를 모은 뒤 ‘정권이 끝날 무렵 게이트를 터뜨리겠다’며 협박했다”고 주장했다. 최씨는 ‘자신에게 죄를 뒤집어씌우려고 기획한 인물’이라며 고영태, 류상영 전 더블루K 과장, 노승일 전 K스포츠재단 부장, 박헌영 전 K스포츠재단 과장을 지목했다.

최씨는 박근혜 대통령 측 변호인이 “고영태가 2014년부터 뒷조사를 하고 자료를 모으고, 2016년에 같이 독일에 가서 보니 고영태가 굉장히 위험한 인물이라는 생각이 들어 관계를 정리한 것이냐”는 질문에 “그렇다”고 답하며 “(고영태가) 내게 반감을 갖고 자신의 선후배들과 나를 공격했다”고 했다.

최씨는 2014년 이후 ‘최순실 게이트를 만들겠다고 협박했다고 한 사람이 누구냐’는 질문에 “고영태”라고 했다. 최씨는 또 고영태씨 등이 자신에게 뒤집어씌우려고 기획한 내용에 대해서는 “K스포츠는 원래 사업 계획이 있는 건데 전부 블루케이에서 지시해서 하는 것처럼 계획을 했더라”며 “독일 갔다 온 사이 그런게 아닌가 생각했다”고 말했다.

최씨는 ‘한강둔치에서 고영태와 이성한에게 협박받은 사실이 있느냐’는 질문에도 “맞다”고 답했다.

최씨는 “고영태와 사이가 틀어진 이유가 애완동물 때문인가”라는 질문에는 “전혀 사실이 아니다”라며 “계속 게이트 이야기를 하고, 밖에서 뭔가 꾸미는 것 같아서 더블루K를 더 이상 하면 안 되겠다 싶어서 관계를 끊기 시작하니까 이 일이 터졌다”고 답했다.

그러나 고씨는 지난달 7일 청문회에서 “최씨가 딸 정유라씨의 강아지를 맡아달라고 했는데, 내가 강아지를 잘 돌보지 않아 싸우게 됐다”며 “내가 운동을 해서 그런지 욱해서 뒷일 생각하지 않고 싸웠고 두렵지는 않았다”고 말했다. “최씨가 2년 전부터 모욕적 말로 직원들을 사람 취급하지 않는 행위를 많이 해서 그때부터 멀어졌다”라고도 말했다.

고씨는 “2012년 지인이 ‘가방을 갖고 와서 보여 달라’고 해서 간 자리에 최씨가 있었고 그 뒤 최씨를 알게 됐다”고 했다. 최씨도 5차 변론에서 “가방을 한다고 해서 (알게 됐다)”라고 말했다.

이후 고씨는 최씨의 측근으로서 최씨와 ‘고원기획’이라는 회사를 만들어 운영했고, 더블루K의 이사를 맡는 등 함께 일했다. 고씨는 최씨와 크게 싸운 뒤 제보를 결심하게 된 것으로 알려졌으며, 최씨의 국정 농단 관련 자료를 모아 2014년 말~2015년 TV조선에 제보하는 등 언론에 최순실 게이트를 처음 알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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