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기문, 박근혜 대통령에 "용기 갖고 대처해라" 덕담

정민규 2017. 1. 16. 19: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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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부산 찾은 반기문 "내가 문재인보다 더 오래 살아".. '문재인 대담집'에 불쾌감

[오마이뉴스정민규 기자]

 16일 부산을 찾은 반기문 전 유엔사무총장이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 정민규
대권 행보를 본격화하고 있는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이 퇴임 이후 처음으로 부산을 찾았다.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정치적 고향을 찾은 자리인 만큼 평소보다 강경한 표현을 써가며 대립각을 세우는 모습도 보였다.

특히 반 전 총장은 문 전 대표가 곧 출간할 대담집에서 '마른자리만 딛고 다닌 사람'이라며 '국민의 슬픔과 고통이 무엇인지 느낄 수도 이해할 수도 없다'고 자신을 표현했다는 소식을 접한 뒤 불쾌하다는 반응을 보였다.

그는 취재진에 "늘 호강해가면서 남의 아픈 점을 몰랐다는 것은 일방적인 생각"이라고 말했다. 그로는 부족했는지 반 전 총장은 가려던 길을 되돌아서선 "문재인 대표보다 더 오래 살았으니 한국의 변혁을 더 많이 겪었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반 전 총장은 이날 부산을 찾은 자리에서도 안보를 강조하는 모습을 보였다. 그의 첫 부산 일정은 한국전쟁 참전 유엔군의 묘지가 있는 남구 대연동 재한유엔평화공원이었다. 반 전 총장은 기념탑을 참배하고 자원봉사자들과도 만났다.

반 전 총장은 방명록에 "대한민국의 평화와 안전을 위해 고귀한 희생을 하신 유엔군 장병들께 깊은 경의를 표한다"면서 "전직 유엔 사무총장으로서 한반도의 평화를 위해 미력이나마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반 전 총장은 자원봉사자들에게는 자신이 외교부 재직 시절 유엔평화공원 예산을 확보해 시설 개선에 나섰던 일과 사무총장 시절 기후협약과 양성평등 등에 힘썼다는 점을 강조했다.

"위안부 합의, 소녀상 철거 관련 있다면 잘못된 일"

 16일 부산을 찾은 반기문 전 유엔사무총장이 대연동 재한유엔기념공원에 묻힌 참전 군인의 묘역에 헌화하고 있다.
ⓒ 정민규
지역 대학생들과 간담회를 하기 전에는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와 관련한 기자들의 질문을 받고 "사드는 공격용 무기가 아니고 순수한 방어용 무기"라면서 "한국 정부가 동맹관계 차원에서 필요한 조치를 취했다"고 말했다.

한·일 정부 간 외교적 갈등으로 비화한 부산 일본총영사관 앞 위안부 평화의 소녀상을 두고는 조심스러운 입장을 드러냈다. 그는 사무총장 재직 시절 한일 정부의 위안부 합의를 지지한다고 밝혔지만 이날은 "구체적으로 어떻게 합의가 되었는지는 사무총장이 관여할 일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대신 그는 "내용은 위안부 할머니들의 한을 풀어드릴 수 있는 내용이어야 한다"면서 "소녀상 철거와 관련되어있는지 안 되어 있는지 내용을 모르기 때문에 만약 (철거가 포함된 내용이고) 그렇다면 잘못된 일"이라 말했다. 

"사드 갈등 외교로 풀 수 있다... 전시작전권은 불가피"

 16일 부산을 찾은 반기문 전 유엔사무총장이 대연동 재한유엔기념공원에서 참배를 위해 이동하고 있다.
ⓒ 정민규
직무 정지 상태에 있는 박근혜 대통령과 이날 전화한 일을 두고는 "직접 찾아뵈어야겠지만 찾아뵙지 못하고 전화를 드린 데는 안타깝게 생각한다"면서 "용기를 갖고 대처하시라고 덕담을 했다"고 전했다.

대학생들과의 만남에서는 사드 배치로 인한 중국과의 갈등과 전시작전통제권에 대한 생각을 묻는 말이 나왔다. 반 전 총장은 거듭 사드를 "순수 방어용"이라 강조하며 "(갈등은) 외교적으로 얼마든지 풀어나갈 수 있다"고 주장했다.

미국이 가진 전시작전통제권을 두고는 "원칙적으로 어떤 나라도 작전지휘권을 외국에 주는 걸 원하지 않을 것"이라면서도 "정부 당국자와 지도자들이 우리의 안위를 확보하기 위해서 할 수 없이 불가피한 조치를 취하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반 전 총장은 저녁 시간에는 부산의 대표적 시장인 부평깡통시장과 국제시장, 자갈치시장을 잇따라 방문하며 시민들을 만나는 행보를 펼쳤다. 반 전 총장은 시민들, 상인들과 손을 마주 잡고 함께 사진을 찍는 듯 대선 유세를 방불케 하는 모습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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