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 붙으면 대형화재..밀집된 전통시장 대책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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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전통시장에서 큰불이 날 때마다 안전대책이 쏟아지고 대대적인 점검이 이뤄지지만 화재 발생과 막대한 피해는 반복되고 있다.
16일 소방당국과 전남 여수시 등에 따르면 지난 15일 새벽 화재로 여수 수산시장 전체 125개 점포 중 약 94%인 117개 점포가 불에 타거나 그을렸다.
국민안전처는 이날 행정자치부, 국세청 등 12개 관계기관과 회의를 열어 여수 수산시장 화재 피해의 빠른 수습을 위해 재난특별교부세 10억원을 긴급 지원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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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전통시장에서 큰불이 날 때마다 안전대책이 쏟아지고 대대적인 점검이 이뤄지지만 화재 발생과 막대한 피해는 반복되고 있다. 50년 전통을 자랑하는 전남 여수 수산시장을 비롯한 대다수 시장은 화재에 취약한 구조다. 점포는 밀집돼 있고 천장이 낮다. 소방시설은 노후돼 기능이 떨어지고 각종 전기기기가 어지럽게 널려 있다. 정부의 근본대책은 물론이고 상인들의 의식 개선도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지난 15일 오전 2시21분 발생한 화재로 116개 점포가 불에 탄 전남 여수시 교동 수산시장에서 한 상인이 시커멓게 탄 점포를 바라보며 망연자실하고 있다. 다행히 인명피해는 없었지만 상인들은 설 대목을 앞두고 큰 손해를 입었다. 여수=연합뉴스 |
피해가 큰 것은 다닥다닥 붙어 있는 옆 점포로 불이 순식간에 번졌기 때문이다. 슬래브 재질의 낮은 천장은 불길이 확산하는 매개체 역할을 한 것으로 분석됐다.
여수 수산시장에는 전기장판과 온열기, 수족관 가동장치 등 각종 전기기기가 점포마다 한두 개 전기콘센트에 연결돼 있다. 게다가 수산시장 특성상 물이나 습기에 젖어 있어 전기적인 원인으로 불이 날 위험성이 상존한다.
경찰이 여수 수산시장 화재 원인을 전기 배선 이상으로 본 것은 예상된 결과다. 여수경찰서는 지난 15일 화재 직후 1차 현장감식을 한 결과 불이 시작된 점포와 주변에 설치된 전기 배선에서 끊어진 흔적이 발견됐다고 이날 밝혔다. 경찰은 폐쇄회로(CC)TV 영상에 시장 1층 가운데 횟집 내부에서 불꽃이 튄 점과 전기 단락 흔적 등을 토대로 화재 원인을 전기배선 문제로 본다.
지난해 11월 30일 대형 화재가 발생한 대구 서문시장 4지구에서 소방관들이 진화작업을 벌이고 있다. |
건설업자 신모(58)씨는 “최소한 가게 사이 칸막이를 벽돌이나 콘크리트 구조로 바꿔야 대형 화재로부터 안전할 수 있다“며 “가게 입구마다 방화셔터를 설치해야 하지만 전통시장에는 주로 서민들이 자리 잡아 돈 문제가 걸림돌이 되는 만큼 정부가 나서 해결해야 한다”고 말했다. 소방당국 관계자는 “시장에서 자체 방송 등으로 점포주나 이용객들에게 화재예방 등에 관한 경각심과 의식 개선을 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말했다.
국민안전처는 이날 행정자치부, 국세청 등 12개 관계기관과 회의를 열어 여수 수산시장 화재 피해의 빠른 수습을 위해 재난특별교부세 10억원을 긴급 지원한다고 밝혔다. 피해상인에게는 7000만원 한도 내에서 긴급 경영자금(고정금리 2.0%, 5년 상환)을 지원한다. 시장 현대화 사업, 피해상인 자녀의 수업료·장학금 지원, 세제 지원 등을 추진한다. 다음달 15일까지 국민성금 모금 활동도 벌인다.
이정우 기자, 여수=한승하 기자 hsh62@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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