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위 사실 적발한 감사인부터 징계조치하는 MBC

강성원 기자 입력 2017. 1. 16. 19:02 수정 2017. 1. 17. 12: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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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MBC 사장 법인카드 사용 지적한 직원 ‘대기발령’… 백종문 본부장 “청탁금지법 위반, 기사보고 알았다”

[미디어오늘강성원 기자]

지난달 울산MBC에 대한 정기감사를 진행하던 MBC 본사 감사국 인사파동 후 비위 의혹이 드러난 윤길용 울산MBC 사장에 대한 징계는커녕 외려 감사인이 인사위원회에 회부된 것으로 밝혀졌다.

백종문 MBC 미래전략본부장은 16일 MBC 대주주인 방송문화진흥회에서 열린 상반기 업무보고에서 윤길용 울산MBC 사장의 업무추진비 등에 대한 본사 감사와 관련해 “감사를 담당했던 A부장이 지난 13일 대기발령돼 징계 조처에 들어갔다”고 말했다.

지난달 초 MBC 사측은 울산MBC 사장의 업무추진비 내역 등을 살펴보던 본사 감사국에 대해 감사 권한과 업무를 돌연 중지했다. 이는 감사국이 지난 11월14일부터 5일간 현장감사를 실시한 울산MBC 사장의 업무추진비 한도 초과 사용 등의 비위 사실을 확인한 후 벌어진 일이다.

울산MBC에 대한 감사국의 감사가 완료되지 않은 시점에서 감사를 진행하던 직원들이 면보직되거나 다른 부서로 인사이동 된 것에 대해 MBC 내부에서는 정당한 사유 없이 갑자기 단행된 보복성 인사라는 지적이 나왔다.

미디어오늘 취재 결과 윤 사장은 최근 3년간 자신의 인사권자인 안광한 본사 사장을 비롯해 대주주인 방문진 고영주 이사장 등에게 업무추진비가 아닌 회삿돈으로 수차례 선물을 보낸 것으로 밝혀졌다. 윤 사장의 업무추진비 한도 초과 사용 내역 외에도 법인카드를 수시로 부적절하게 사용한 사실이 드러난 것이다. (관련기사 :[단독] 울산 MBC 사장, 회삿돈으로 마련한 명품 넥타이·한우는 어디로)

▲ 왼쪽부터 윤길용 울산MBC 사장,안광한 MBC 사장, 황용구 경남MBC 사장.
이날 방문진 업무보고에서 백종문 본부장은 A부장의 대기발령 이유에 대해 “인사위원회에서 A부장이 감사국에 있을 때 감사를 하면서 여러 갑질 논란 등이 있어 그런 부분의 조사가 필요하다고 보고 감사를 하고 있다”고 답했다.

백 본부장은 윤 사장의 비위 행위 의혹에 대한 감사 진행 상황에 대해서는 “만약 윤 사장이 한 행위에 문제가 있으면 조치할 수 있다”면서도 “잘 모르지만 전체적인 범위에서 큰 문제 없이 (법인카드 사용 등을) 진행한 거로 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유기철 방문진 이사는 “방문진 이사도 연루돼 민감하긴 한데 (윤길용 사장에 대해) 의혹이 제기된 핵심 사실에 대해 먼저 조치하고 감사인의 잘못이 있다면 처벌하는 것이 순서”라며 사측의 감사와 징계 절차에 대한 문제를 제기했다. 백 본부장은 “감사국에서 조치하겠다”고만 말했다.

아울러 최강욱 이사는 백 본부장에게 황용구 경남MBC 사장이 ‘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금지에 관한 법률(청탁금지법)’ 시행 이후 인사권을 가진 본사 사장과 방문진 이사들에게 사과 상자를 선물로 보낸 것을 확인했느냐고 물었다. 이에 백 본부장은 “기사에서 봤다”고 밝혔다. (관련기사 :[단독] 김영란법 시행 후 경남MBC 사장 사과상자 돌렸다)

그러자 최 이사는 “MBC 임원이 잘못하면 불법으로 걸릴 수도 있는 일인데 감사실 업무니 관심이 없던 것이냐”며 “명절 때도 관행적으로 MBC 거래 업체에서 선물을 보낼 가능성이 높은데 혼선이 생기지 않도록 점검해 달라”고 당부했다.

앞서 지역 MBC 사장들이 본사와 방문진 인사권자들에게 부적절한 선물을 제공한 사실이 드러나자 전국언론노동조합 MBC본부(본부장 조능희)는 지난 3일 성명을 내고 “울산MBC 윤길용 사장과 MBC경남 황용구 사장은 부도덕한 행위에 대한 책임을 지고 즉각 MBC를 떠나라”고 촉구했다.

노조는 “이익이 나면 자신들의 성과급부터 챙기고 유력 인사가 참여하는 외부 행사에 나들이하기, CEO라는 이유로 평일에도 수시로 서울을 오가며 윗분들 눈치를 살피고 동정 챙기기, 권역별 사장단 모임을 만들어 평일에도 회삿돈으로 골프놀이 하는 사장들의 모습에 울산MBC와 MBC경남 사장의 사례는 빙산의 일각일지도 모른다”고 비판했다.

노조는 또 “지금껏 지역사 사장들의 각종 선물과 향응을 받아 챙긴 고영주 이사장과 일부 방문진 이사들도 정확한 수수 내역을 밝히고 즉각 물러나라”며 “이런 부도덕한 사장들이 선임될 수 없도록 투명한 지역 MBC 사장 선임 절차도 도입하라”고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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