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4월 인양 계획, 더 늦춰질 수 있다

차현아 기자 입력 2017. 1. 16. 18: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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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체 기름제거·해저 지층 상황 영향으로 당초 지난해 인양에서 오는 4월로 연기…기상 등 변수도 여전히 상존, “인양 연기 이해할 수 없다” 세월호 유가족 반발

[미디어오늘차현아 기자]

세월호 인양업체가 제시한 기한인 오는 4월까지도 해류 등을 이유로 인양 완료가 불투명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해양수산부로부터 인양업체가 정확한 사전 정보를 받지 못해 인양이 늦춰지는 게 아니냐는 의문도 제기됐다.

더불어민주당 세월호 특별위원회가 16일 오전 주최한 ‘세월호 인양 대국민설명회’에서 김현태 해양수산부 세월호인양추진단 부단장은 “4월 인양을 목표로 설계를 진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세월호 4.16 가족협의회와 민주당 세월호 특별위원회 소속 의원 등은 인양 지연 책임을 강하게 질타했다.

이날 세월호 인양 작업을 맡은 중국 인양업체 상하이 샐비지의 지앙 옌 부사장은 그 동안의 세월호 인양 작업이 어떻게 진행됐는지를 설명했다.

지앙 부사장의 말에 따르면 세월호 인양이 당초 지난해 7월에서 올해 4월까지 미뤄지게 된 이유는 크게 두 가지다. 하나는 세월호 내 잔존물 제거 작업, 또 다른 하나는 세월호가 가라앉아있는 주변 지형이 단단하고 해류의 영향이 거세 리프팅 빔을 설치하는 것이 쉽지 않았다는 점이다. 리프팅 빔은 세월호 선체에 와이어를 연결할 받침대를 말한다.

세월호 인양을 위해 상하이 샐비지가 진행했던 작업으로는 세월호 내 잔존물 제거가 먼저 진행됐다. 세월호 내 기름탱크에 남은 기름들이 화물칸 쪽으로 많이 유출돼 일일이 수작업을 통해 이를 제거하느라 일정이 지연됐다고 지앙 부사장은 설명했다.

또한 세월호 선체를 띄울 때 선체 중량을 감소시키기 위해 공기를 주입할 에어펌프 폰툰(pontoon)을 설치하는데도 시간이 33일이 소요됐다고 상하이 샐비지 측은 설명했다. 단단한 해저면 때문에 리프팅 빔을 설치하는 데 걸린 시간도 당초 한달에서 5개월로 늦춰졌다. 현재 세월호는 선미(배꼬리) 부분까지 리프팅빔을 설치하는 작업이 마무리된 상태다.

▲ 16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세월호 인양 대국민 설명회'에 참석한 세월호 유가족들이 해양수산부 관계자의 세월호 인양 관련 보고를 듣고 있다. 사진=포커스뉴스
향후에는 선체에 설치된 리프팅 빔에 와이어를 연결하고 끌어올리는 방식으로 인양하게 된다. 양쪽에서 두 척의 잭킹바지선에 와이어를 연결해 인양한 뒤 대기하고 있는 반잠수식 선박에 얹으면, 부두까지 이 반잠수식 선박이 이동해 부두에서 세월호 인양 작업을 마무리하는 순서다. 당초 플로팅 도크에 세월호를 탑재한다는 계획에서 변경된 것이다. 상하이 샐비지는 자신들이 적용할 공법을 ‘텐덤 리프팅(tandem lifting)’이라고 설명했다.
해양수산부는 2015년 8월 중국 인양업체인 상하이샐비지와 계약을 맺고 세월호 인양작업을 진행해왔다. 상하이 샐비지는 국내업체인 오션C&I와 7:3으로 컨소시엄을 구성했다. 이와 함께 TMC라는 영국의 인양 컨설팅 업체는 기술 자문 및 컨설팅을 받았다. 계약 기간은 지난해 12월까지였으나 예상보다 일정이 지연되면서 오는 6월까지 계약이 연장됐다.

이러한 설명에 세월호 유가족들과 더불어민주당 세월호 특별위원회 소속 의원들은 납득하기 어렵다는 반응을 보였다. 불가역적 자연 요소인 바람과 해류, 지반의 영향 때문에 지난해 인양계획이 미뤄졌다면 향후 4월 중 인양하겠다는 계획 역시 불투명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었다. 또한 상하이 샐비지가 인양작업을 시작할 때부터 알 수 있는 상황들이었음에도 지금 와서 이를 핑계로 미뤄진다고 답하는 것이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이었다.

실제로 이날 설명회에서 상하이 샐비지의 지앙 옌 부사장은 “오는 3월 말까지는 모든 인양 준비를 완료해 현장에서 최종 인양 준비를 하겠다”면서도 “여러 기상요건의 문제가 있어 소조기(조소 간만의 차가 작은 시기)때 인양을 시도하게 될 것이며, 조건이 맞지 않으면 15일 후 다음 소조기 때 다시 시도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조류 변화만 놓고 봐도 향후 작업 일정이 미뤄질 가능성은 충분한 셈이다. 

▲ 16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세월호 인양 대국민 설명회'에 참석한 장옌 상하이 셀비지 부사장이 세월호 인양에 관련한 사항을 브리핑하고 있다. 사진=포커스뉴스
민주당 세월호 특별위원회 소속 박주민 의원은 “(상하이 샐비지가 작업에 시간이 걸린 이유를 설명한 것에 따르면) 해수부가 전달한 자료가 부실했다는 것을 의미하며 2014년 4월16일부터 많은 조사를 했을 것으로 보이는 해수부가 부실한 자료를 준 것이 문제아니냐”고 지적했다.

세월호 유가족 측도 “2014년 4월16일부터 해저 조사부터 선체 조사까지 (이미 사전조사가) 다 됐다. 이제와서 암반과 토질을 핑계대는 것은 말이 안된다”며 “지금까지 조사한 것은 하나도 안 써먹고 뭐한 것이냐. 사전 조사를 할 필요가 없었던 것 아니냐”고 비판했다.

이에 지앙 부사장은 “해수부가 제공한 정보는 대부분 정확했고 다만 선체 바로 밑 해저 상황은 장비로 들어올리고 다이버를 투입해 확인하면서 실질적으로 상황을 알게 된 것”이라고 답했다.

오는 4월 인양을 목표로 하고 있으면서도 현재로서는 4월 인양 작업을 위한 확정된 공정표가 있지 않다는 답변도 있었다. 김현태 해수부 세월호선체인양추진단 부단장은 “상하이 샐비지가 도면과 구조해석 등 자료를 제출했고 국책연구기관에 시뮬레이션이 타당한지 검증하는 작업을 진행 중”이라고 답했다.

상하이 샐비지와 컨소시엄을 구성한 업체인 오션C&I라는 회사에 대한 질문도 이어졌다. SBS ‘그것이알고싶다’를 통해 오션C&I라는 업체에 대해 구난 작업을 해보지 않은, 공사전문 업체로서 컨소시엄에 참여하게 된 계기가 의심스럽다는 보도가 나온 바 있다.

해수부 측은 오션C&I가 인양 과정에서 맡은 역할에 대해 “국내 장비를 동원하고 각종 행정업무 등을 담당하는 것이 주 업무”라며 인양 현장 인력 300여명을 위해 산소와 아세틸렌, 부식 등을 공급하고 비자 처리 문제를 담당한다는 답변을 내놓았다.

세월호 가족 측은 이에 대해 “국내 업체가 들어가서 하는 게 뭐냐. 부식 전달해주고 비자 업무 해주는 것 밖에 없지 않다면 (처음부터 업체가 가진) 기술이 전혀 필요 없는 것 아니냐”고 비판했다. 이에 해수부 측은 “(두 업체의 컨소시엄 구조가) 이상적인 구조는 아닐 수 있지만 인양 작업하는 데에서는 큰 어려움이 없다”고 말했다.

김현태 부단장은 세월호 인양 작업 중 만들어진 120개가 넘는 천공을 뚫은 이유에 대해서도 “해수부도 제안했으며, 상하이 샐비지도 (천공에 대해) 제안했다. 천공은 배를 꺼낼 때 부력을 확보하고 공기를 넣어서 가볍게 하기 위해서 한다”면서 “대부분 폰툰을 단다든지 하기 위해 손바닥 정도 크기로 뚫은 것이며 최근에는 거의 다 막았다”고 해명했다.

김현태 부단장은 공정표와 세월호 내 천공 위치와 크기 등에 대한 자료, 화물칸 스캔 자료 제공 등도 추가로 약속했다. 김 부단장은 세월호 인양이 지난해부터 계속 미진한 것에 대해 “(세월호 유가족) 어머님과 아버님들께 죄송스럽게 생각한다. 본의는 아니지만 더 아프게 해드렸다. (지난해에는) 연내 인양 약속 못 지켰지만 여기서 말씀드렸던 시간 내에 인양될 수 있도록 더 긴장감을 가지고 임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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