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물도 없는 박물관에 1600억 책정

노기섭 기자 입력 2017. 1. 16. 14:30 수정 2017. 1. 17. 09: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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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가 1600억 원의 예산을 들여 건립 중인 서울공예박물관이 전시할 유물도 준비되지 않은 ‘유령 박물관’ 논란에 휩싸였다.

자체 유물이 없어 주무부처인 문화체육관광부로부터 부적정 통보를 받은데다, 박물관 예정 건물들이 지진에도 취약한 것으로 드러났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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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市長 공약사업 ‘서울공예박물관’ 강행

자체 전시물 없어 대여 계획

문체부 “부적정” 최종 통보

풍문여고 부지값이 70%차지

지진 무방비 리모델링 한계

市 “적법절차 거쳐 문제없다”

서울시가 1600억 원의 예산을 들여 건립 중인 서울공예박물관이 전시할 유물도 준비되지 않은 ‘유령 박물관’ 논란에 휩싸였다. 자체 유물이 없어 주무부처인 문화체육관광부로부터 부적정 통보를 받은데다, 박물관 예정 건물들이 지진에도 취약한 것으로 드러났기 때문이다. 일각에선 시가 문제점을 다수 발견하고도 시장의 공약이란 이유로 박물관 건립을 강행한다는 비판이 일고 있다.

16일 서울시의회 등에 따르면 종로구 안국동 풍문여자고등학교 부지에 건립될 서울공예박물관은 오는 2018년 9월 개관을 앞두고 현재 건축 설계에 들어갔다. 총 사업비는 1594억8500만 원으로 이 중 부지 매입비가 전체의 70%를 차지한다. 나머지는 건물 리모델링과 공사 감리 및 유물 구입 등에 쓰일 예정이다. 박원순 서울시장은 지난 2014년 지방선거에서 공예박물관 건립을 공약으로 내걸었다.

하지만 추진 과정에서 문제점이 속속 드러났다. 먼저 자체 전시할 유물이 없다는 이유로 문체부로부터 2차례 제지를 당했다. 문체부는 지난해 5월 공립박물관 1차 사전 평가에서 “유물 수집 및 전시 운영방안의 구체성이 부족하다”는 이유로 조건부 추진 판정을 내렸고, 지난해 11월 2차 사전평가에선 “자체 유물이 없고 대여만으로는 유물 확보로 볼 수 없다”며 시에 ‘사업 추진 부적정’을 최종 통보했다. 이혜경 서울시의원은 “유물 부족 비판이 일자 시가 지난해 5월 한국자수박물관과 유물 기증 협약을 체결하고, 앞으로 서울역사박물관에서 3만여 점의 유물을 대여하겠다는 계획도 세웠지만 유물 없는 ‘유령 박물관’을 짓는다는 비판에서 자유롭지 못할 것”이라고 밝혔다.

박물관으로 활용할 풍문여고의 6개 건물이 지진에 사실상 무방비 상태인 것으로 드러난 것도 논란거리다. 시는 6개 건물 중 과학관과 동관, 북관을 리모델링해 각각 기증공예관과 현대공예관, 지역공예관으로 활용할 계획인데 지난해 9월 건물 정밀 안전진단 결과 “내진 설계가 안 돼 지진에 취약하다”는 결론이 나와 시의회가 최근 “리모델링보다 신축을 해야 한다”고 권고한 상태다.

이에 대해 서울시 관계자는 “투자심사와 시의회 심의 등을 거치는 등 적법절차를 거쳐 추진 중인 사업”이라며 “풍문여고 부지가 1882년 조선 순종 황제가 가례를 올린 안동별궁이 있던 곳이라 유물이 추가 발굴될 가능성이 있어 부지 훼손을 최대한 막기 위해 리모델링하려 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노기섭 기자 mac4g@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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